굳이 '할리우드 진출'을 앞세우지 않고 '특별출연'을 강조한 이유가 있었다. 분량 만으로는 특별출연이 맞다. 하지만 특별출연이면 어떠랴. 짧지만 그래서 더 강렬한 존재감은 한국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전망이다.
19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레지던트 이블' 여섯 번째 시리즈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파멸의 근원지 라쿤 시티로 돌아 온 인류의 유일한 희망 앨리스가 엄브렐라 그룹과 벌이는 마지막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15년간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 온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둬 들이며 할리우드 대표 시리즈 영화로 자리매김 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폐허가 된 세상을 구할 인류의 유일한 희망이자 최후의 전사 앨리스로 지난 15년을 함께 했다. 그리고 한국 배우 이준기는 엄브렐라 기업의 사령관 리를 맡아 앨리스를 위기에 빠뜨리는 인물로 특별출연, 시리즈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준기가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이준기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은 상당했다. 하지만 이준기는 물론, 소속사, 영화 관계자들은 이준기가 '특별출연' 했음을 여러 번 강조, 영화 속 그의 캐릭터와 분량 또 존재감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공개된 영화에서 이준기의 분량만 따진다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초반과 중반, 그리고 후반부 총 세 번 등장하는 이준기는 짧게 짧게 얼굴을 비추는 수준으로 모습을 내비친다. 하지만 분량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존재감이다. 단 한 컷이라도 빛난다면 성공적.
결과적으로 이준기가 연기한 캐릭터 '리'는 이번 시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로 빛을 발한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에 녹아든 이준기를 기대한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이준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놀라운 액션 연기를 펼쳐 밀라 요보비치와 폴 앤더슨 감독이 왜 극찬했는지 확인케 한다. 가장 돋보인 순간은 단연 밀라 요보비치와 일대 일로 맞붙는 신이다. 예고편을 통해서도 살짝 공개된 해당 장면에서 이준기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면서 관객들에게 리 캐릭터를 각인 시킨다. 영화를 봐야만 알 수 있는 '장갑차'와의 케미 역시 남다르다. 또 나름의 큰 반전도 숨어있어 보는 이들의 재미를 높일 전망이다.
단순하게 얼굴만 비췄다면 출연을 한 것이 오히려 부끄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준기는 제 몫을 톡톡히 해냈고,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의 한 조각을 완벽하게 채워 넣었다.
앞서 밀라 요보비치와 폴 앤더슨 감독이 내한했을 당시 이준기는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놀랐다. 파이널 챕터인데 내가 도움이 될까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정중히 고사했다"며 "하지만 감독님이 또 한 번 러브콜을 보내 주셨다. 작은 역할이라도 내가 이 시리즈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결정했다. 좋은 경험을 쌓았고 욕심도 생겼다. 새로운 성취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준기에게 욕심과 새로운 성취감을 선사한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이 관객들에게는 어떠한 재미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국내 1월 25일, 북미 1월 27일 개봉하며 러닝타임은 106분이다. 조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