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해외파' 박주호(29·보루시아 도르트문트)-윤석영(26·브뢴뷔)이 슈틸리케팀 측면 수비 단속에 나선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5차전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초점을 맞춘 부분은 측면 수비다. 그중에서도 왼쪽은 고민이 가장 많은 포지션이다. 대표팀의 왼쪽 수비는 한때 주전 경쟁의 최대 격전지로 불렸던 곳이다.
이 자리를 두고 다투던 박주호와 윤석영·김진수(24·호펜하임) 등 해외파 3~4명이 나란히 부진에 빠지면서 '풀백 풍년'은 옛말이 됐다. 왼쪽이 느슨해진 한국은 경기마다 꾸준히 골을 내주고 있다. 최종예선 4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가장 많은 6골을 터뜨렸지만 실점 또한 5골로 조 6위(최하위)인 중국(6실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다 못한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을 앞두고 박주호-윤석영을 다시 대표팀에 발탁하는 강수를 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캐나다(2-0 승)와 평가전에서 이들을 차례로 투입하며 실력을 점검했다. 박주호와 윤석영은 이날 각각 전반 45분과 후반 45분을 소화했다. 박주호는 올 시즌 2경기, 윤석영은 1경기 출전에 그치는 등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져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모처럼 A매치에 출전한 박주호는 펄펄 날았다. 올 3월 태국과 평가전을 끝으로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던 박주호는 오히려 수비에 무게를 둔 안정적인 경기 운용을 선보였다. 평소 공격 가담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그는 전매특허인 과감한 오버래핑을 자제하는 대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스페인과 친선경기 이후 다시 슈틸리케팀에 뽑힌 윤석영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 역시 평소와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탄탄한 수비 실력 외에도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윤석영은 빠른 드리블로 캐나다의 측면을 허문 뒤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에게 공격 찬스를 내주는 데 주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돌아온 두 왼쪽 수비수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캐나다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측면 활용을 준비하고 강조했는데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며 "(공격을 시도할 때) 넓게 서서 공간을 벌리고 수비에선 가급적 라인을 올려서 압박하라고 지시한 것도 잘 이뤄졌다"고 밝혔다.
배수의 진을 친 슈틸리케팀이 승리하기 위해선 우즈벡의 '차기 에이스'이자 측면 공격수 사르도르 라시도프(25·엘 자이시)를 막는 것이 관건이다. 박주호-윤석영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최종예선 4경기(총 10경기)를 치른 가운데 슈틸리케팀은 A조 3위(승점7·2승1무1패)에 처져 있다. 만약 우즈벡전에서 비기거나 패하면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은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는 내년 10월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승리팀은 같은 해 11월 북중미 4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벌여 본선행을 결정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