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투수 구로다 히로키(41)가 4일 일본 히로시마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은퇴 소감과 함께 구단의 영구결번 지정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로다는 일본시리즈를 불과 나흘 앞둔 지난달 18일 올 시즌을 끝으로 깜짝 은퇴 발표를 했다. 구로다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남겼다. 2008~2014년 8시즌을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79승 79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제안을 거부하고 히로시마로 돌아와 26경기에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2.55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도 10승 8패 평균자책점 3.09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일본리그 총 11시즌 동안 103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이제 선발 등판해 9이닝을 던질 수 없는 몸 상태가 됐다. 다른 선수에게 모범이 될 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다.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그는 10월 25일 니혼햄과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의 마지막 등판이었다.
구로다는 "시즌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내 은퇴가 실감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 부상없이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히로시마에 입단할 때 내가 선수 생활을 20년이나 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했고, 또 그만큼 고생했기에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구로다는 소속팀 히로시마가 니혼햄에 2승4패로 져 우승에 실패했다. 그는 "팀이 다시 한 번 리그를 제패했으면 좋겠다. 이번에 아쉽게 놓친 일본 시리즈에도 다시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히로시마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제안을 뿌리치고 친정팀에서 유종의 미를 올린 구로다에게 영구 결번 지정을 선물했다. 구로다는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우리 팀에는 대단히 훌륭한 선배들이 많았다. 그래서 큰 영광이다"며 "이제 이 번호는 팬 여러분의 것이다. 15번 유니폼을 봤을 때 올해 우리 팀의 리그 우승을 기억해 달라. 나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