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사춘기는 27일 '우주를 줄게'로 음원 사이트 멜론, 지니 등에서 실시간 차트 1위, 벅스에서는 5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음원차트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발표 후 무섭게 차트를 역주행 한 셈이다. 발표 당시 '우주를 줄게'는 100위권 안에 겨우 안착했다. 이후 차트를 거슬러 올라오더니 약 한 달 만에 1위까지 치솟았다. '우주를 줄게'뿐만 아니라 앨범 수록곡인 '유'와 '사랑에 빠졌을 때' '심술' '나만 안되는 연애'까지 멜론 100위권 안에 줄세웠다.
이들의 상승세는 여러모로 놀랍다. 아이돌도, 요즘 제일 핫하다는 힙합음악도 아니다. 유명 기획사의 힘을 등에 업지도 않은, 신예 어쿠스틱 여성 듀오다. 인피니트, 에이핑크 등 막강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줄줄이 컴백하는 가운데 이룬 성과라 더 눈에 띈다. 철옹성 처럼 보이던 임창정의 20일여 차트 장기집권을 막았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볼빨간사춘기에겐 '여자 십센치'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볼빨간사춘기의 선전은 지난 여름부터 이어진 인디밴드들의 활약과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달 스탠딩에그의 '여름밤에 우린'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스탠딩에그는 인디팬들에게 음악성으로 인정받았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약했다.
이처럼 인디밴드들의 음악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콘텐츠의 힘'에 있다. 이들은 대형 기획사에 소속돼 있지도 않고, 별다른 홍보도 없이 '노래'만으로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홍보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대중들은 아이돌 음악이 아닌 인디 음악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스탠딩에그와 볼빨간사춘기는 이 점을 100% 활용했다. 볼빨간사춘기는 SNS 페이스북에서 스타로 발돋움 했다. 대중들은 무심코 본 영상에 푹 빠지기 시작한 것. 특히 인디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중독적인 멜로디는 순신각에 입소문을 탔다.
볼빨간사춘기 관계자도 이에 동의 했다. 그는 "SNS 영상 바이럴 홍보가 통했다. 또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음원 차트 상위에 있는 임창정, 한동근과 함께 출연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기본적으로 노래가 좋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볼빨간사춘기는 소속사를 통해 27일 일간스포츠에 1위 소감을 전했다. 볼빨간사춘기는 "하루종일 꿈을 꾸는 기분"이라고 운을 뗐다. 자신들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상큼한 소녀 감성"을 꼽았다. 이들은 "솔직하고 순수한 감성을 노래 하고 싶은 마음에 '사춘기'라는 팀명을 지었다. 사람들에게 톡톡튀는 사춘기 소녀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매력을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는 가수로 남고 싶다. 사람들의 감성을 공유하는 친근한 밴드로 남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도 전했다.
강태규 대중 음악 평론가는 인디 밴드들이 활약은 대중성에 있다고 봤다. 그는 "성공한 인디 음악들은 대중성을 담보하고 있다. 인디 밴드라 하더라도 대중성을 모두 갖고 있지 않다"며 "볼빨간사춘기는 대중성 있는 멜로디를 바탕으로 팬덤이 생겼고, SNS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차트에 반영 됐다. 스탠딩에그의 성공도 같은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 한 작곡가가 만든 천편일률적인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중들은 식상한 가요에 지쳐있다. 이런 반감이 대중들을 인디 음악의 신선함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볼빨간사춘기는 독특한 음색이 인상적인 그룹이다. 볼빨간사춘기는 2014년 Mnet '슈퍼스타K6'에서 경북 영주 출신의 시골밴드로 등장해 첫 선을 보였다. 당시 톱 10에도 들지 못했지만, 꾸준히 음악을 이어왔다. 볼빨간사춘기는 '우주를 줄게'로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며, 11월 단독 공연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