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은 21일 열린 인천 SK전에서 상대 주자들의 다리를 떨게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의 팀 도루성공률은 70%였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리그 1위. 리그 평균인 63.7%를 상회했다. 발 빠른 선수들이 많아 한때 '육상부'로 불렸던 두산의 도루성공률이 56.3%라는 걸 감안하면 SK 주자들은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21일은 달랐다. 4번의 도루 시도 중 3번이 잡혔다. 한 번(7회 김강민)은 포구된 게 뒤로 빠져 아웃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완벽에 가까웠다.
1회부터 선두타자로 나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조동화가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조동화의 경기 전 통산 도루성공률이 79.3%. 2014년에 3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박동원의 강력한 2루 송구 앞에 무릎을 꿇었다.
5회에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선두타자로 번트 안타를 성공시킨 최정민과 볼넷으로 출루한 김강민이 연이어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최정민의 도루 실패 후 김강민도 빈틈을 노렸지만 고개를 떨궜다. 두 선수 모두 자연태그에 가까울 정도로 박동원의 송구가 절묘했다. 넥센 선발 코엘로가 엄지를 치켜 들 정도였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박동원은 경기 전 도루저지율은 31.6%였다. 최소 5번 이상 도루저지를 하고, 저지율이 30%를 넘는 리그 4명의 포수 중 한 명이었다. 경기를 2-3으로 패했지만 박동원 어깨에 SK 주자들이 진땀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