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으로서는 지역 밀착을 위해 오랜 기간 동안 닦아온 터전을, 지자체는 지역민의 구심점을 한 방에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스포츠 팀들은 연고지 팬과의 유대를 가장 큰 목표로 한다. 그러나 야구를 제외한 다른 프로종목 구단의 연고지 이전은 종종 이뤄지고 있다.
프로축구에서 대표적인 케이스는 안양 LG다. 낙후된 구장 시설을 벗어나고 더 넓은 시장을 원했던 안양은 2004년 상암동으로 구장을 옮기면서 서울로 연고지를 바꿨다.
당시 반대 여론이 거셌다. 안양 팬들은 프로축구연맹 관련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많은 항의 글을 남기며 저항했다.
스포츠토토 여자축구단은 지자체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 끝에 연고지를 대전에서 경북 구미로 지난 1월 옮겼다. 벌써 두 번째 연고지 이전이다. 2011년 충북 제천을 발판으로 창단한 스포츠토토는 2014년 대전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받고 이미 한 차례 연고지를 이전한 바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훈련장 사용부터 어려움을 겪다가 2년여 만에 다시 짐을 쌌다. 여자프로배구는 연고지 이전이 더욱 빈번하다. 출범 당시 연고지를 계속 지키고 있는 팀은 대전 KT&G 정도다. 2009년에는 GS칼텍스가 인천에서 서울로 옮겼고, 빈자리는 천안에 있던 흥국생명이 채웠다.
프로야구는 연고지 이전에 무척 신중한 편이다. 34년 역사 동안 연고지 변경은 단 두 차례(1985년 OB베어스 충청 및 대전→서울·2000년 현대 유니콘스 인천→수원)에 그쳤다.
섣불리 홈을 바꿀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해서다.
제9구단 NC는 2013년 통합창원시와 구장 이전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마산종합운동장부지에 새 야구장을 지어달라는 구단과 진해로 옮기라는 시의 다툼이 계속되자 NC의 연고지 이전설이 고개를 들었다. 당시 부산과 울산, 수원 등지가 '러브콜'을 보낸다는 소문이 돌았다.
NC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팀이 창원시민들에게 각종 마케팅 등을 통해 쌓아놓은 것들을 한꺼번에 잃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결국 창원시는 진해 이전 방침을 철회했고, NC 역시 연고지 이전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