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29일과 30일 잇따라 MBC와 SBS 연예대상이 진행됐다. 가장 이목이 집중된 건 단연 대상. 그 중에서도 '국민 MC' 유재석이 과연 지상파 3사 대상을 모두 석권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재석이 KBS와 MBC에서 연속으로 대상을 받으면서 3관왕의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예능 대부' 이경규가 SBS 대상을 받으면서 '대상 그랜드 슬램' 달성엔 실패했다. 대상 '올 킬'의 기회는 놓쳤지만 유재석이 강호동과 함께 선배 이경규가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는 순간 만세를 외치며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대상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선 지난해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보지 못 한 '뉴 페이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KBS의 경우 '슈퍼맨이 돌아왔다'팀이 강세였다. 송일국의 아들 대한·민국·만세 삼둥이와 추성훈의 딸 추사랑,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이서언·이서준이 인기상을 수상했다. 송일국은 이휘재와 함께 PD특별상을 받았다. MBC에선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팀이 신인상(혜리)와 우수상(라미란)을 싹쓸이했다. 데뷔 이후 처음 시상식에 참석한 강남은 '나 혼자 산다'로 '올해의 뉴스타'상을 수상했다. MBC 공채 코미디언 출신 이국주는 MBC가 아닌 SBS에서 '예능 뉴스타상'을 받으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감동과 울림도 있었다. 최근 공황장애와 건강 이상으로 약 2주 간 방송활동을 쉬었던 김구라가 MBC 방송연예대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부 오프닝에서 등장한 김구라는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이날 뮤직·토크쇼 부문 특별상을 받은 김구라는 "방송 녹화를 하면 모든 고민을 잊을 수 있다. 항상 너무 재밌게 녹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며 "어머니는 종교도 없는 분이 뒤늦게 종교를 가져서 기도를 한다. 제 아버지도 하늘에서 편히 쉬지 못 할 것 같다. 죄송하다. 우여곡절 속에 작은 깨달음이 있다. 항상 겸손하되, 방송은 제 효용가치에 맞게 제 식대로 하겠다"고 진심을 담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후배들이 수상 소감에서 김준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김준호가 이끌던 코코엔터테인먼트는 CEO 김 모씨의 횡령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 이에 따라 소속 코미디언들이 3개월치 급여를 정산받지 못 했지만 후배 코미디언들은 입을 모아 김준호를 격려했다. KBS 연예대상에서 김준현은 "대상을 못받더라도 형님(김준호)은 우리들에게 항상 대상이다. 형님은 영원한 내 인생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이날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지민도 "준호 선배님께서 항상 돈을 남기는 것보다 사람을 남기라고 하셨다. 사람을 많이 남기셨다. 이 상의 영광을 선배님께 돌린다"고 말했다. 이국주는 SBS 연예대상에서 "지금 가장 힘드신 분은 김준호 선배다. (저도) 그 소속사(코코엔터테인먼트) 다. 배신하지 않고 같이 똘똘 뭉쳐 잘 이겨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