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 없이 반복되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선수에 대한 탬퍼링(사전접촉) 루머가 야구판에 돌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6일 올해 FA 자격을 취득한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FA 신청 선수들은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원소속구단과 먼저 계약 교섭 기간을 갖는다.
원칙적으로 26일까지는 원소속팀을 제외한 구단과 접촉하면 안된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이 열리기 전부터 FA 선수들의 행선지에 관한 루머가 돌고 있다. 'A선수는 수도권 구단행이 유력하다.' '지방 구단 B선수는 원소속구단이 아닌 C팀으로 마음을 굳혔다' 등 탬퍼링을 의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야구판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우리 팀 FA 자격 선수와 잠깐 대화를 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더라. 협상의 여지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탬퍼링 루머는 매년 FA 시장이 열릴 때마다 나왔다. 원소속구단은 내부 FA 선수가 자신들과 협상에서 미온적으로 나오면 탬퍼링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심증은 있지만, 확실한 물증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적발할 방법은 없다. 탬퍼링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외부 FA 영입이 필요한 구단은 시즌 때부터 해당 선수와 암암리에 사전 접촉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계약조건까지 주고 받을 수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원소속구단과 우선협상기간이 종료된 뒤 곧바로 타 구단과 계약소식이 들리면 탬퍼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KBO는 2012시즌 종료 후 FA 우선협상 제도 폐지를 추진했다. 구단들은 우선협상 제도가 실효성을 상실했다며 폐지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제도는 존속됐고, 탬퍼링이 적발될 경우 처벌 수위가 강화됐을 뿐이다. 구단들은 처음부터 무한경쟁이 펼쳐질 경우 선수들의 몸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해 입장을 바꿨다.
탬퍼링 금지는 모두의 약속이다. 정해진 룰을 지키지 않는다면 신뢰는 깨지기 마련이다. FA 시장에서 매년 반복되는 불신과 비난이 이제는 멈춰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정해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