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내수 경기를 살리고자 유통업계가 두팔을 걷었다.
27일부터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가는 롯데백화점은 최대 10억원의 경품을 내걸었다.
여성 패션 브랜드 50여개가 참여하는 '스테디셀러 여름 상품전' 구매 고객 중 1명을 추첨해 구매 금액의 1천 배를 백화점 상품권으로 돌려주기로 한 것. 반환한도가 10억원에 달한다. 만약 100만원 어치를 쇼핑했는데 당첨이 되면 10억원을 받을 수 있고 10만원 어치만 사도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2등 2명에게는 최대 1억원, 3등 3명에게는 1천만원의 경품을 증정하고 4등 100명에게는 100만원 한도에서 쇼핑금액 전
액을 돌려주기로 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이 수억원대의 고가 경품을 내건 것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내수침체가 극에 달했던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분양가 약 5억8천만원의 아파트와 3억5천만원 상당의 우주여행 상품을 경품으로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도 한 달간 여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백화점이 여름 세일 기간을 한 달로 늘린 것은 2012년 이후 3년째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봄·여름 상품의 재고 처리기간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
대형마트와 온라인 업계도 대규모 세일 행렬에 동참한다. 롯데마트는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생활필수품 1천여개 품목을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매하는 '땡스 위크' 행사를 연다.
또 지난해에는 7월 말부터 야간할인에 들어갔으나 올해는 26일부터 8월 말까지 야간할인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은 휴가철을 앞두고 최대 69%까지 물놀이용품 할인행사에 들어간다. 아동 수영복과 비치웨어, 여름 신발, 튜브 등을 특가 판매하며 해외여행 상품과 워터파크 입장권도 할인가에 판매하기로 했다.
하이마트는 하이마트 쇼핑몰이나 모바일 하이마트 쇼핑몰에서 LED TV와 태블릿 PC, 생활·주방가전 등 100여 종을 선착순 할인판매하는 '대박딜' 행사를 연다. 32인치 LED TV(잘만테크)는 26만9천원에, 40인치 TV는 41만9천원에 판매하며 14인치 노트북(에이서)과 16기가 태블릿 PC(성우모바일)는 각각 39만9천원과 19만9천원에 판매한다.
또 20만원짜리 제품을 9천900원에 판매하는 등 행사 기간 매일 하나의 제품을 선정해 특가로 판매하는 '하이마트 대박박스'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5년여만에 수억원대 고가 경품이 다시 등장한 것은 불황의 여파로 추락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한 안간힘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