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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투자약속은 거짓말?...유보율 사상 최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현금 쌓아두기에 치중하면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유보율이 150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초 박근혜 정부가 취임하면서 재벌 회장들이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유보율은 기업들이 그동안 벌어들인 총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벌어들인 돈을 얼마나 사내에 쌓아놓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0대 그룹 소속 상장 기업 70개사의 2013년도 유보율은 1578.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1414.2%)보다 164.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10대그룹 계열사들의 2008년 유보율은 900%대 초반에 불과했다.
70개사의 잉여금 총액은 444조2000억원으로 전년의 399조2000억원보다 11.3% 늘었으나, 자본금은 28조1000억원으로 전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룹별로는 롯데의 유보율이 5767%로 가장 높았다. 롯데그룹 소속 6개 상장사의 잉여금 총액은 27조원으로 자본금(5000억원)의 58배에 육박했다.
이어 포스코(3937%), 삼성(3321%), 현대중공업(3092%), 현대차(1661%), SK(984%), GS(894%), LG(570%), 한화(479%), 한진(189%) 등의 순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잉여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삼성(17조원)과 현대차(15조원)였다.
반편 한진그룹(-1496억원)과 LG(-479억원)는 잉여금과 유보율이 모두 소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들이 세계 경기 회복 둔화와 신흥국 금융불안, 엔저 공세, 저성장 고착화 등으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유보율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표> 2013년 10대 그룹 유보율 현황
그룹 유보율(%) 잉여금(원)
롯데 5767 26조9682억
포스코 3937 43조8696억
삼성 3321 152조2617억
현대중공업 3092 18조2911억
현대차 1661 92조9608억
SK 984 52조8853억
GS 894 9조891억
LG 570 40조1859억
한화 479 5조3320억
한진 189 2조3185억
계 1,578 444조162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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