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절대 1강'으로 손꼽히는 전북 현대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전북은 12일 호주 멜버른 도크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간판 공격수 이동국(34)이 후반 31분과 34분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수비진이 2실점을 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초반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슬로건이 대변하는 공격력은 나무랄 데 없다. 앞서 두 경기에서 침묵했던 이동국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득점포 대열에 합류했다. 전북은 최근 3경기에서 이동국을 비롯해 이승기(2골 1도움)·레오나르도(2골) 등이 릴레이포를 가동하며 총 8골을 쏟아냈다. 경기 당 2.67골이다. 세 사람이 침묵해도 한교원·마르코스·카이오·이재성 등 수준급 대역이 즐비해 걱정이 없다.
'K리그 거인'의 약점은 수비다. 디펜스라인 또한 한 포지션 당 복수의 선수가 경쟁하는 구조다. 하지만 수비는 공격과 달리 개개인의 경기력 이상으로 팀워크가 중요하다. 1+1은 때로 3이나 4가 되기도 하지만 -1이 될 수도 있다.
멜버른전에 나타난 전북의 첫 번째 아킬레스건은 압박의 약화다. 올 시즌 들어 매 경기 서로 다른 수비 조합을 쓰고 있는 전북은 멜버른전에서 유독 압박이 느슨했다. 조직적인 프레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상대 공격수들에게 쉽게 공간을 내줬다. 후반 36분 코스타 바바로시스에게 허용한 두 번째 실점이 그랬다. 어설픈 오프사이드 트랩이 롱패스 한 방에 무너졌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압박이 잘 안 되어 전체적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체력 못지 않게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호흡 불일치가 도드라졌다.
또 다른 약점은 세트피스 수비 조직력이다. 멜버른전에서 전북은 포백라인을 박원재·윌킨슨·이강진·이규로 등으로 구성했다. 연습경기를 포함해 처음 호흡을 맞춘 조합이다보니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 전반 3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니콜라스 안셀에게 허용한 첫 실점이 좋은 예다. 수비수들이 문전에 서 있는 상대 선수들 방어에 전념하다 후방에서 돌아 들어오는 안셀을 놓쳤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더블 스쿼드는 양날의 검이다. 장기레이스에서 전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지만, 한편으로는 일정한 조합이 없어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힘든 단점도 있다"면서 "각 포지션별로 내부 경쟁이 심해질 경우 오히려 조직력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감독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