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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식품 언제까지 먹어도 되나?
주부 A씨는 마트에서 우유를 살 때 가장 먼저 유통기한을 확인한 후, 기한이 가장 많이 남은 제품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는다. 집에서도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가차 없이 버린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상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주부 A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소비자 중 84%가 '같은 제품이라도 유통기한이 길게 남은 것'을 산다고 답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정말 다 상한 것일까.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달라
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유통시킬 수 있는 기한으로, 유통업체가 식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종 시한을 의미한다. 이는 제조업체와 정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제조업체가 내부 실험을 거쳐 어떤 제품의 유통기한으로 100일을 제시하면 정부가 70~80일 정도로 권고하고 제조업체는 이를 제품에 표기한다. 유통기한은 제품을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개봉해서 바로 먹지 않고 놔두는 시간, 냉장 등 적절한 방식으로 보관되지 않는 경우까지 감안해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음식을 섭취하기 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소비기한'이다. '소비기한'은 식품을 섭취해도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소비 최종 시한으로, 유통기한보다 최소 5일에서 최대 3개월 정도 더 길다.
우유, 소비기한은 최장 50일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실험 결과에 따르면, 냉장상태(섭씨 0~10도)에서 우유(이하 미개봉 기준)는 최장 50일, 유음료 및 액상커피는 30일, 치즈는 70일, 냉동만두는 25일, 식빵은 20일, 생면은 9일까지 변질되지 않았다. 온도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이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해당 기간 동안 이 제품들에서는 일반 세균 및 대장균군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섭취시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측은 “유통기한 만료가 제품의 변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변질 여부 판단은 유통기한 만료일이 아니라 맛, 냄새, 색 등 제품의 이상 징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식품을 폐기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액은 연간 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때문에 소비기한을 한시라도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현행 유통 기한 체계가 식품 안전을 위한 최상의 방법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식품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소비 기한 표기를 단계적으로 늘려갈 필요는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 주요 식품의 소비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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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소비 기한(섭취 가능 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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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50일
유음료 및 액상커피 30일
치즈 70일
냉동만두 25일
식빵 20일
생면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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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개봉 상태 냉장 보관 기준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