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아중(31)이 영국 황실 다이아몬드부터 남자의 마음까지 닥치는 대로 훔치는 대도로 변신했다. 19일 개봉 예정인 영화 '캐치미'에서 프로파일러 주원(이호태)의 첫사랑이자 완전범죄로 정평난 전설적 대도 윤진숙 역을 맡았다. 극중 옛 연인인 주원과 10년만에 도둑과 경찰로 다시 만나 예상치 못한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김아중은 '미녀는 괴로워'(06) '나의 PS 파트너' (12) 등 전작들에서도 주진모와 지성 등 미남들의 마음을 훔쳤던 명실상부한 '로코의 여왕'. '요즘 대세' 주원과 보여줄 커플 연기에 기대가 크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캐치미'는 로코물이라기보다는 코믹물에 가깝다. 주원이 '굿닥터'로 인기가 폭등하는 바람에 '캐치미'도 덕을 좀 보게 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나의 PS 파트너' 이후 1년만의 복귀작으로 이 영화를 택한 이유는.
"오히려 'PS파트너'보다 먼저 제의가 들어왔다. 시나리오를 만난 건 3년 전이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 침대에서 읽다가 굴러 떨어졌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럼에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바로 작품과 만나지는 못했다. 결국 시나리오가 2년동안 헤매다 다시 제 품으로 돌아왔다. 다소 센 설정이지만, 캐릭터들이 워낙 사랑스러워서 모든 게 용서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면 나 스스로 신날 것 같았다."
-전작에 이어 다시 로코물(로맨틱 코미디)을 선택했다.
"'PS파트너'가 멜로같은 로코물이라면, '캐치미'는 로코보다는 코믹물에 가깝다. 12세 관람가에 어린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코드가 많다.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쓰시더라. 수위가 센 욕설이나 담배피는 장면 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보였다."
-'대세' 주원과의 호흡은 어땠나.
"주원과는 '굿닥터' 시작하기 전에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기간 중에 갑자기 인기가 폭등해서 놀랐다. 주원이 '굿닥터' 촬영을 병행하느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피곤한 기색도 잘 안보이며 배려하는 모습이 고마웠다. 어쩔 때는 카메라 앞에 서 있어주는것만도 고마울 정도였다."
-키스신 촬영 때 주원에 비해 훨씬 노련한 면모를 보여줬다던데.
"사실이다. 이제 키스신을 찍으면서 얼굴 빨개지고 쑥스러워하는 나이는 지난 것 아닌가. 여배우가 쑥쓰러워하면 스태프와 상대 배우까지 어색해진다. 주원이도 그간 뽀뽀 정도는 많이 해봤지만, 키스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감독님이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며 흑인 남녀가 키스하는 해외 영상을 보여줬다. 남녀가 마치 익숙한 사람처럼 키스를 나누더니 입술을 떼고는 서로의 이름을 물어보더라. 그리고 카메라가 트랙 아웃이 되는데 베드신이 나오더라. 나는 컷구성에 감탄하고 있는데, 주원이는 '저렇게 서양 식으로 키스해야 하는 건가'라며 고민하더라."
-도둑 연기는 처음이다. 연기에 도움이 될만한 경험이 있었나.
"어린 시절 부모님 지갑에서 동전 정도 훔쳐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제 돈을 엄마가 훔쳐가기도 한다(웃음). 왜 집에 갑자기 현금 필요할 때 있지 않나. 아주 어릴적에는 노점상에서 쫄쫄이를 먹으면서 200원을 내고는 300원어치 달라고 한 적도 있다. 실제 행동은 '화이트 칼라'라는 미드 속 범인의 금고를 따는 손놀림과 복장 등을 많이 참고했다."
-극중 진숙처럼 첫사랑을 다시 만나본 적이 있나.
"아직 예전에 교제했던 사람과 우연히 재회한 적은 없고, '우리 한 번 보자' 식으로 만난 적은 있다. 어차피 굳이 만나지 않아도 비슷한 업계에 종사해서 마주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들 내가 없다고 특별히 변하거나 하진 않더라(웃음)."
-주원같은 사람과 사겨본 적은 없었나.
"연하남과 교제해 본 적이 없다. 주원처럼 애교있는 스타일보다는 남자다운 성격을 지닌 사람과 잘 맞는 것 같다."
-'마녀사냥' 출연이 인상깊었다.
"평소에 재미있게 보던 프로그램이라 편한 마음으로 출연했는데, 막상 스튜디오에 앉아 있으니까 묘하게 긴장되더라. 지금도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웃고 떠들다 왔다. 주원이가 뱃살이 접히는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하더라 .'나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웃음). 내 이상형은 어깨가 넓고 목소리가 좋은, 여유있는 느낌의 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