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약 한달 간의 담금질을 마쳤다. 일본 고치에서 마무리 훈련을 끝내고 지난 29일 귀국했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일정을 마쳤다. 단체 훈련 외에도 개인별 맞춤형 훈련을 통해 기량이 성장한 선수가 많이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경남 진주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던 LG는 3년 만에 해외로 나갔다. 고치의 날씨와 환경, 그라운드 상태가 좋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LG 구단의 자체 평가다.
1군 선수 가운데 김용의와 이병규(등번호 7)는 타격 훈련에 집중했다. 문선재와 정의윤은 타격은 물론 수비 훈련도 많이 했다고 김 감독이 말했다. 정의윤은 몸무게가 6㎏ 넘게 빠졌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정의윤을 두고 "일주일 지나고 쓰러질 줄 알았는데 버티더라. 많이 성숙했다"고 칭찬했다. 배병옥과 장준원 등 2014시즌 새내기들도 선배들에 뒤처지지 않고 훈련을 소화했다.
김기태 감독의 기억에 남은 또 한 명의 선수는 왼손 투수 윤지웅(25)이다. 윤지웅은 지난 9월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하고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김기태 감독이 윤지웅을 지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 감독은 윤지웅의 투구는 물론 센스와 됨됨이, 성격에 놀랐다. 그는 "똑똑하고 성격이 좋다. 인사도 잘하더라"고 윤지웅에게 받은 인상을 전했다. 윤지웅은 한신과 평가전에서 5이닝 1실점 하며 단박에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마무리 훈련에서 공을 많이 던지면서 1군 무대 적응 준비를 꼼꼼하게 했다.
LG는 윤지웅의 합류를 기다려왔다. 윤지웅은 올 퓨처스리그에서 6승5패 1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83으로 장원준(롯데)과 함께 경찰야구단 마운드를 이끌었다. 평균자책점은 2.43의 장원준에 이어 북부리그 2위였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나와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값어치가 있다. 왼손 투수 최성훈이 군 복무로 빠진 LG가 KIA와 계약한 FA 이대형의 보상 선수로 사이드암 신승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윤지웅의 복귀였다.
윤지웅은 내년에 프로야구 4년 차가 된다. 새내기였던 2011년 1군 리그 53경기에 나와 2승 8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넥센이 2011시즌 뒤 FA 이택근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LG로 왔다.
LG는 당시 윤지웅이 경찰야구단에 입대한다는 걸 알고도 2년 정기예금을 붓는 심정으로 지명했다. 만기를 채운 윤지웅이 2014시즌 LG의 전력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될까. 섣불리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 김기태 감독은 윤지웅에 대해 "기대해도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