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하 'GMF')이 최고의 가을 음악축제란 명성에 걸맞게 4만5000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막을 내렸다. 지난 주말 19~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GMF'가 펼쳐졌다. 올해로 7회째인 이번 페스티벌은 도시적인 세련됨과 가을의 정취가 음악과 만나는 피크닉이란 고유한 색깔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였다.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 88잔디마당·수변무대 등 총 5개의 스테이지를 운영했다. 그 중 잔잔한 가을밤 올림픽공원 호수를 낀 수변 무대는 규모는 작아도 많은 사람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가장 큰 규모인 체조경기장에서는 '클럽 미드나이트 선셋' 컨셉트 아래 화려한 음악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은 화려하고 때론 감동적이었다. 그동안 선배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치던 잔디마당 무대엔 넬과 십센치 등이 올랐다. 체조경기장의 헤드라이너는 세계적인 밴드 플레이밍 립스 차지였다. 여기에 국내 밴드 데이브레이크가 이름을 올렸다. 헌정의 의미를 담은 핸드볼경기장에는 'GMF' 정신적 지주인 이승환과 정규 9집으로 컴백한 자우림이 관객을 열광시켰다. 수변 무대에는 푸디토리움과 짙은이 올랐다. 총 59팀이 크고 작은 무대에 섰다. 그 어떤 페스티벌보다 긴 러닝타임 제공과 돌출무대, 전담 VJ 등 파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썼다. 십센치와 데이브레이크는 단독 콘서트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승환과 플레이밍 립스는 페스티벌에서 보기 드문 화려한 특수효과로 현장을 찾은 팬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마이 앤트 메리는 180도 바뀐 편곡의 브라스 편곡으로 팬들과 만났다. 20대 여성의 워너비 남자친구로 꼽히는 윤한도 수변무대에서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을 들려줬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무한도전' 효과를 톡톡히 봐 엄청난 팬을 체조경기장으로 끌어모았다.
아쉬움도 있었다. 헤드라이너급인 이승환과 십센치의 공연이 겹치는 등 세트리스트 순서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첫날 7시가 넘어선 시각 88잔디마당에서는 공연할 때 장내 전기가 끊겨 팝업스토어 등이 모두 정전됐다. 아티스트의 무대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휴식을 취하던 관객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7년째 이어진 페스티벌답게 행사는 전반적으로 순조로웠다는 평가다. 음식물 등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주는 민트플레이어(자원봉사자)를 두는 등 환경을 생각했다. 주차부터 경호, 자원봉사자까지 많은 인력으로 페스티벌을 찾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로 도왔다. 티켓은 진작에 토요일 1일권 매진으로 인해 2일권 수량을 줄여 1일권 마지막 추가 티켓을 오픈하는 등 '인기 폭발'이었다. 록이나 힙합과 달리 달콤한 음악이 주를 잇는 'GMF 2013'답게 손을 꼭잡은 커플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난해 체조경기장 공사로 인해 핸드볼경기장과 올림픽홀 두 곳으로 실내 공연장을 운용, 만만치 않은 동선과 적은 수용인원에 힘겨웠던 점을 말끔히 보완한 점도 칭찬받을 만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돈이 아깝지 않은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벌써 3년째 'GMF'에 왔는데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며 '올해는 작은 동선하나까지 체크하고 더 많아진 관리 요원들 덕분에 길 찾기도 수월했다'고 적었다.
'GMF 2013' 관계자는 "행운의 일곱 번째 시즌을 보낸 이번 축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이고 즐거웠다"며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요소요소의 판타지를 잃지 않은 음악 낙원으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