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들의 열애설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에만 카라 구하라·티아라 소연·f(x) 설리·인피니트 엘·걸스데이 혜리 등이 열애설의 주인공이 됐다. 과거 아이돌의 연애는 '금기'에 가까웠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팬덤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소속사의 강압적인 금지가 있었다. 소속사의 예민한 관리 속에 열애설 보도 역시, 가뭄에 콩 나듯 있었다.
최근에는 상황이 변했다. 아이돌의 열애설이 급격히 늘어났다. 아이돌 연애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 바뀐 걸까. 그 것 보다는 소속사의 연애 단속이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아이돌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많게는 한 해 100억대 돈을 벌어올 만큼 파워가 생겼다. 소속사의 입김이 먹히지 않는 균열이 점점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 아이돌이 스스로 '권리찾기'에 나선 격이다. 또 한 가지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 등의 일반화로 인한 정보 공유다. 과거엔 스타들이 데이트를 즐겨도 일부 관계자만 알고 비밀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대중들이 먼저 확인해,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고 SNS 등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f(x) 설리와 인피니트 엘도 이러한 방식으로 열애설이 먼저 알려졌다. 최근 1~2년 사이에, 확 달라진 아이돌 연애. 그 궁금증을 살펴봤다.
▶소속사 단속이 약해졌다?
소속사의 연애 단속이 약해졌다는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신인급 아이돌의 경우, 여전히 연애 금지 기간이 존재한다. 휴대폰을 회사에 압수당해, 연애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춤·노래 연습으로 보내, 햇빛을 보기도 힘든 지경. 1~2년차 아이돌에게 연애는 사치인 동시에 언젠간 누리고 싶은 꿈이다.
하지만 중견급 아이돌에게 연애는 더 이상 넘기 힘든 산은 아니다. 회사에서 눈치를 주고 견제를 해도 본인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만큼 스타들의 입김이 세졌다. 최근 열애설의 주인공이 된 카라 구하라·티아라 소연·f(x) 설리·인피니트 엘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데뷔 4년차 이상의 중고참급 아이돌이라는 점이다. 또한 최근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돈을 벌어오는 한류 아이돌이란 점도 그렇다. 소속사에서 무턱대고, 연애를 금지시킨다고 규칙을 따를 아이돌이 아니다. 카라 구하라가 대표적. 비스트 용준형과의 연애와 결별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최근에도 모델 이수혁과 일본과 한국에서 어울린 모습들이 포착돼 또 다시 열애설을 몰고 왔다. 회사 입장에서는 컴백을 앞둔 시점의 열애설이 달갑지 않지만 만남을 막을 길이 없다.
최근 열애설의 주인공이 된 아이돌의 소속사 관계자는 "가수들이 일정한 인기를 얻고 나면, 취미도 갖고 싶어하고 연애도 하고 싶어한다. 당연한 일이고, 그럴수 있지만 과거엔 강압적으로 말렸다. 인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요즘엔 그럴 도리가 없다. 아이돌이 갑인 시대다. 본인이 자유롭게 시간을 쓰고 싶다면, 풀어줄 수밖에 없다. 사실상 100% 관리란건 없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LTE 시대'의 보편화도 아이돌 열애설을 부채질했다. 과거 열애설을 포착해도, 소속사에서는 부인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사실상 연애 현장을 포착한 ‘결정적 사진 한 장’이 없다면 아이돌 스타들의 열애 보도는 알고도 못 썼던 것이 사실. 하지만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스타들의 데이트 현장은 대중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f(x) 설리는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 맥주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을 시민에게 들켰고, 인피니트 엘은 열애설 상대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장면을 역시 시민에게 들켰다. 도무지 피해갈 구석이 없어진 셈이다.
▶아이돌 연애, 아직까지는 득보다 실
시대가 변했으니, 아이돌 연애를 바라보는 팬들의 반응도 달라졌을까. 대답은 'NO'다. 아이돌의 팬심은 전혀 연애에 대해 관대해지지 않았다. 열애설이 보도되면, 일단 스타를 보호하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로 확인되거나, 가능성이 높을 경우에는 배신감을 느끼고 변심한다. 스타를 향한 마음을 언제그랬냐는 듯 거둔다. 아이돌 스타의 연애에 득보다 실이 큰 이유다.
인피니트의 '꽃미남' 엘의 열애설 사건이 대표적이다. 열애설이 보도된 후, 팬페이지는 임시 폐쇄를 선언했다. 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고 싶다던 명수(엘의 본명)야. 그런 너를 빛나게 하기 위해 너의 팬들은 더 깊은 어둠이 되려하지 않았니. 그러면 너는 너를 더욱 소중하게 지켰어야지'라는 글이 적혀 있다. 팬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대변하는 글. 아이돌 스타는 아니지만 아이유 또한 열애설의 피해를 많이 봤다. 톱스타 A군과 찍은 셀카가 유출돼 팬들 역시 급속도로 유출됐다. 광고 계약 등 금전적인 피해도 크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배우 이현우와의 영화관 데이트까지 보도돼, 팬들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다.
샤이니 종현은 배우 신세경과 과거 연애중임을 알리면서, 곤혹을 치렀다. 팬들이 커플의 사랑을 결사반대하고 나선 것. 샤이니 일부 팬들이 신세경의 미니홈피에 '악플'을 달았고, 신세경 소속사 홈페이지는 샤이니 일부 팬들의 공격에 의해 서버가 다운됐다. 둘의 사랑은 결국 오래가지는 못했다.
한 아이돌 기획사 대표는 "아이돌도 연애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걸리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아티스트 본인과 회사, 팬을 위해 옳은 처세라고 본다. 아이돌 그룹의 인기라는 것이, 영원할 것 같아도 10년을 끌기 힘들다. 연애는 그 이후에 해도 충분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정말 똑똑한 아티스트라면 자기 검열에 더욱 혹독하다. 가끔 팬들과 연애 중이란 아이돌이 있는데, 다 거짓말은 아니다. 정말 그런 마인드로 일하는 친구들이 오래 사랑을 받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