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 보고 있는 앞에서도 날조하고, 어제의 사실인데도 부정하고, 어느 백성도 모르게 잘난 지들끼리 한문 텍스트로 기록한, 그것이 역사가 아닌가. 필터링이 아니라 사극으로 세뇌되고 학습된 그것들. 코에 걸어 코걸이. 다른 생각 한번쯤 품어본, 그것의 가치. 우리가 왜곡한 것이 진실인지. 그저 고정관념인지 누가 장담 할 수 있을까요. 치밀하지 못했으나 버겁게도 조금 달랐던 시선. 그 가치 안에서 완전히 새로웠던 숙종을 연기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또 만나요'라는 글을 남겼다. 유아인의 글은 자신이 출연한 '장옥정'을 두고 일부에서 '역사를 왜곡했다'며 비난한데 대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인물 ‘장희빈’과 관련하여 방영된 드라마와 영화는 '장옥정'을 포함해 총 9편이다. 기존의 장희빈은 조선 시대의 궁중 수필 '인현왕후전'을 중심으로 현명하고 지고지순한 조강지처의 표본인 인현왕후와 야욕으로 가득 찬 천하의 요부 장희빈을 명백한 선과 악의 대립으로 그려냈다. 이러한 장희빈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떨치고 '장옥정' 제작진은 '착한 옥정이' 그리기에 나선 것이다. 기존의 장희빈에 대한 선과 악의 틀짓기가 다소 편파적인 해석이라고 본다면, 장옥정 제작진이 시도한 기존의 장희빈과는 다른 장희빈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종영을 거둔 지금, '장옥정'이 시청자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기존의 인현왕후전을 바탕으로 제작된 장희빈의 표독하고 악독한 악녀 이미지가 역사적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는 점. 정사가 아닌 야사에 묘사된 장면을 사실처럼 받아들여 왔던 것은 그 기록의 사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의 작품의 대중적 성공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 이 두가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 사극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장옥정' 역시 역사적 인물들의 구조적 틀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신선한 해석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