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는 1일 오후 방송된 '히든싱어'에서 5명의 모창능력자들과 치열한 대결을 벌인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원조 가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녹화에서 김건모는 약 4시간에 걸쳐 자신의 숨소리부터 창법까지 똑같이 흉내내는 5명의 모창 능력자들과 자신의 히트곡들로 노래 대결을 펼치고 내려와 "나 조차 보관하지 않았던 내 음반들을 모아둔 팬들이 있단 걸 새삼 깨달았다.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팬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앨범을 내놓고 싶다"며 의욕적인 눈빛을 보였다.
-'히든싱어'를 해보니 어떤가.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스펙터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뿐만 아니라 음악인생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한동안 모든 것들이 막연하고 희미했었다. 오늘 녹화 덕분에 지난 내 노래를 20년이 넘게 계속 들어주고, 또 앨범을 간직해온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한 무대에서 노래를 하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앞으로 나올 앨범을 더 좋게 만들어야지. 그래서 이들이 자랑할 수 있게 해줘야지'라는 다짐했다. '히든싱어'는 다시 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해 줬다. "
-녹화 전 준비를 엄청나게 했다고.
"오랜만의 방송출연이라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어서 작업실까지 새로 만들고 연습했다. 작업실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녹화를 일주일 미뤘다. 연습은 충분히 해야하지 않나. 그 바람에 프로그램이 1회 연장됐다. 나 때문에 조승욱 PD가 고생을 많이 했다."
-연출자 조승욱 PD의 제안은 왜 몇 번씩 거절했나.
"마지막이니까 한 거다.(웃음) 내가 출연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시청률·반응이 좋아서 나간 게 아니냐'고 묻더라. 나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히든싱어'는 종종 봤나.
"즐겨봤다. 특히 김경호·장윤정 편을 재밌게 봤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장윤정의 모창으로 준결승까지 올라간 사람이 '히든싱어' 김선명 작가라는 거다. 정말 대단했다. 요즘 내 나이대 가수들이 설 무대가 줄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기회삼아 다시 '으샤으샤'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
"새 앨범을 준비 중인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여유를 갖고 퀄리티 높은 앨범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