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는 지난 4일 '새 야구장 건설 전담팀'을 구성하고 현판식을 했다. 이어 박완수 창원시장이 참석한 보고회 분위기는 자못 비장했다. 박 시장은 "천재지변이 없는 한 약속한 기간(2016년3월) 내 완공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2년 전에도 그랬다. 박 시장은 2010년 10월 유영구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KBO와 적극적으로 협조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 흑자 구단을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NC의 새 야구장 부지로 건설 공기를 맞추기 어렵고 접근성도 떨어지는 옛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결정했다.
결국 NC와 야구계만 피해를 입었다. 류대환 KBO 홍보지원부장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수 차례 공문을 보내 항의도 하고, 연고지 이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입맛을 다셨다. 억울하지만 또 한 번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신뢰는 무너진 지 오래다. 오히려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야구계는 눈요기 식 행정을 원하지 않는다. NC의 한 관계자는 "현판식같은 전시행정은 중요하지 않다.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및 야구장 완공 날짜를 지키겠다는 확실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창원시가 먼저 신의를 깼으니, 이번에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법적인 공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당연히 위반했을 경우에는 적절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창원시는 진해에 야구장 입지를 결정하면서 2016년까지 제2봉암교(가칭)와 제2안민터널을 개설하고, 마산-진해 간 국도 2-25호선을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창원 중앙역과 진해선을 잇는 '셔틀 열차'와 부산-진해를 잇는 보배터널로 접근성을 개선한다고 공언했다. 교통 인프라는 프로야구의 흥행이 달린 중요한 사안이다. 전담팀 관계자가 "(진해로 결정한 것에 대해) 우리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법적인 공증을 거는 것 또한 그리 어렵지 않다.
야구계는 창원시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창원시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제 10구단, 제 11구단도 영향을 받는다. 창원시는 또 다른 주체인 KBO 및 NC에 최소한의 배려를 해야 한다. 시장만 참석한 자리에서 보고회를 열 것이 아니라, KBO관계자나 김택진 구단주가 참석한 비공식 브리핑 자리라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