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여왕' 장미란(30)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장미란은 29일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공식 은퇴식을 갖고 15년 동안 정들었던 바벨을 내려놓았다. 은퇴식 현장을 찾은 500여 명의 관객들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장미란을 축하해줬다.
◇ 울다가 웃다가…
장미란은 마지막까지도 투혼을 불살랐다. 은퇴식 전날까지 강원도 철원에서 국토대장정에 참석했다. 장시간 걸어다닌 탓에 다리를 절뚝거렸다. 그래도 장미란은 은퇴식을 찾은 관객을 향해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은퇴식에서는 울지 않겠다"고 한 장미란은 지난 10일 은퇴 기자회견 때처럼 또 눈물을 보였다. 자신의 역도 인생을 정리한 동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던 장미란은 가장 좋아하는 'You raise me up'을 고양시립합창단이 합창할 때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웃음꽃도 피었다. 장미란의 정신적 지주인 김성근(71) 고양원더스 감독은 "인생에서 더 빛나고 멋있는 금메달을 목표로 가져라. 그동안 멋있었고, 아름답고, 큰 감동을 전한 너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덕담을 보냈다. 또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꼽은 가수 성시경이 영상 메시지에서 "다이어트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식사 한 번 하자"는 제안을 하자 장미란은 환하게 웃었다.
◇ 다이어트하고 결혼까지?
이날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장미란의 결혼이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참 많이 걱정해주는 부분이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때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뒤 장미란은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국토대장정을 하느라 살도 조금 빠져 있었다. 그는 "재단 활동을 위해 꾸준히 몸관리를 할 생각이다. 스트레칭과 러닝을 통해 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미란은 제2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은퇴를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시원섭섭했다"면서 "역도를 했던 것처럼 다른 일을 한다면 못할 게 없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겠다. 재단을 비롯한 사회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체육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최근까지 입었던 유니폼을 고양시장에게 반납했다. 마지막 소속팀이었던 고양시는 장미란에 공로패를 수여하고, 시 명예선수로 위촉했다.
장미란은 당분간 재단 업무와 학업에 전념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에 대해서는 "다음에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