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홍대여신'이 탄생했다. 인디 뮤지션 루시아(26, 본명 심규선)가 미니앨범 '데칼코마니'(Decalcomanie)를 들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지난해 9월 1집앨범 '자기만의 방'으로 데뷔했지만, 같은 소속사의 유명 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의 그림자가 짙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데칼코마니'에서는 수록곡 10곡을 전부 작사·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 거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앨범 발매 후 배우 공유, 작가 김탁환 등의 자발적인 응원을 받고 있는 루시아를 만났다.
-언제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했나.
"고등학교 때 미술을 전공했는데, 미술 재료를 구입할 돈을 모으려고 시·구·전국 단위의 청소년 가요제 등에 참가해 상금을 타곤 했었다. 그러다 재미를 붙여 18살 때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후 고3 때는 여수 국제 락페스티벌 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20살 때는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곡에 피처링 참여했고, 지난해 드디어 정규 앨범으로 데뷔하게 됐다."
-앨범 제목인 '데칼코마니'는 어떤 뜻인가.
"도화지 한 쪽에 물감을 칠한 뒤 펼치면 반대쪽에도 똑같은 무늬가 생기지 않나. 이번 앨범에는 전곡을 작사·작곡할 만큼 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의욕이 컸다. 내 삶이 거울에 비춰지듯 음악에 투영돼 있다는 의미다."
-배우 공유의 사랑을 받는 가수라던데.
"음반 발매 2일 뒤에 공유씨가 직접 공식 카페에 글을 올려 주셨다. 음반에서 어떤 곡이 마음에 드는지까지 자세히 언급하면서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고 싶다고 하시더라. 덕분에 홍보가 많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 사실 원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한 번 뵌 적도 없다. 트위터 팔로우라도 해서 인삿말을 남길까 하다가 그냥 CD에 감사 인사만 적어서 보냈다. 언제 기회가 되면 밥 한 번 사드리고 싶다."
-활동 계획은.
"2013년 1월 중순께 단독 공연을 준비중이다. 그동안 공연을 너무 안해서 더 많은 분들께 다가가지 못한 것 같다. 다른 뮤지션들과의 콜라보 무대도 계획중이다."
-앞으로도 발라드 장르를 고집할 생각인가.
"사실 발라드는 데뷔하면서 처음 해 봤다. 그 전에는 재즈싱어로도 활동했었고, 다른 장르에도 욕심이 많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내 노래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의 기대 때문에라도 발라드를 보여드렸다. 다음에 발매될 정규 2집 앨범에는 스윙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롤모델 뮤지션이 있나.
"너무나도 많다. 일단 가까이서 너무 많은 조언을 해 주시는 김건모 선배님은 너무 소중한 멘토다. 여성뮤지션 중에서는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원조 홍대여신'이라 불리는 같은 회사의 한희정 언니도 빼놓을 수 없다."
-인디 출신답지 않게 미모가 출중하다.
"몰라서 그렇지, 인디 뮤지션들이 실제로는 다들 미모가 뛰어나다. 그런데 사실 내 팬들도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른다. 음악만 듣고는 어깨가 넓고 기골이 장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아담한 스타일이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대기업의 힘을 빌리지 않는 뮤지션에게는 음반 시장이 워낙 가혹하다. 이번에 열 곡짜리 앨범을 내면서도 '어떻게 이게 가능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더라도 음반다운 음반을 내려고 하는 뮤지션들이 많다. 앞으로도 물 밑에서 쉼없이 헤엄치는 백조처럼 나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