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울산 현대의 2013시즌 전망은 밝지 않다. 공격을 이끌었던 이근호 등이 군 입대를 했고, 외국인 선수들은 물갈이를 해야 한다. 여기에 주장 곽태휘(31)까지 해외 팀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에서 곽태휘의 알 사뱝 이적설이 보도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언론에서 슈퍼리그 4개팀이 곽태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태휘는 "이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 좋은 조건이 들어온다면 진지하게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말을 했다. 곽태휘는 울산과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곽태휘까지 빠질 경우 수비라인에 큰 공백을 절감하게 된다. 중앙수비수인 이재성이 군에 입대했다. 국가대표 중앙수비수인 곽태휘까지 빠진다면 발목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인 강민수, 김치곤 등을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재편해야 한다. 올 시즌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확 떨어진다.
김호곤 감독은 그렇다고 곽태휘를 향해 '무조건 팀에 남아야 한다'는 이적 불가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곽태휘를 그만큼 인정하고 선수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011년초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던 곽태휘를 직접 영입해 주장을 맡겼다. 곽태휘는 2년간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뭉치게 했고, 2011 K리그 준우승, 리그컵 우승, 2012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김 감독에게 보답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을 잘 이끌었고 팀에 필요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제대로 실력을 인정받아 충분한 대우를 받고 간다고 하면 잡을 수 있겠나. 떠난다면 아쉽겠지만 좋은 조건이라면 보내줘야지"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중동이나 중국 클럽들이 제시하는 연봉은 국내보다 큰 액수다. 곽태휘의 나이를 생각하면 해외 이적은 지금이 적기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선수가 너무 많이 빠진다. 베스트 11의 절반 이상이 구멍이 생겼다. 어떻게 메울지가 걱정이다"고 한숨쉬었다. 울산은 내년 1월 초에 괌으로 겨울훈련을 떠난다. 클럽월드컵에 참가하느라 다른 팀들보다 시즌을 한참 늦게 끝낸 터라 전력보강을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