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이 돌아왔다. 롯데 조성환(36)이 세 시즌 만에 주장 완장을 다시 차고 팀을 이끌게 됐다.
조성환은 지난달 29일 경남 통영 마리나리조트에서 열린 구단 납회식에서 내년 시즌 팀의 새 주장으로 선출됐다. 박종윤(30) 박준서(31) 등이 새 주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고참 선수들의 회의 끝에 조성환이 올해 김사율의 뒤를 이어 주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김시진(54) 신임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주장 경험이 있고, 선수단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조성환의 주장 선출을 반겼다.
조성환은 "내가 주장을 맡더라도 젊은 중간 선수들이 리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나는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궂은 일을 하겠다. 새로 오신 감독님, 코치님들과 선수단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롯데 유니폼을 입을 날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선수들이 힘을 실어줘 주장직을 다시 수락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승낙했다"고 밝혔다.
조성환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 구단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주장을 역임했다. 2008년 8월 주장이던 정수근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팀에서 나가게 되자 임무를 이어 받았고, 이후 두 시즌 동안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조성환은 2010년 홍성흔에게, 2011년부터는 김사율에게 완장을 넘겼다. 그러나 그에게는 여전히 '조 캡틴'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고, 팀 내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내년 시즌 조성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그의 동갑내기 친구이자 '분위기 메이커' 홍성흔(두산)이 FA(프리 에이전트)를 선언하고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조성환은 "이제는 젊은 선수들이 나서야 한다. 최고참은 주장보다는 뒤에서 조력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주장직을 다시 맡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후배들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고, 결국 주장 완장을 다시 차게 됐다.
조성환은 "작년에는 이대호와 장원준이 빠졌고, 이제는 홍성흔과 김주찬도 떠났다. 그러나 그들이 없다고 엉망으로 할 수는 없다"며 "장성호의 합류로 팀 전력도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본다. 이제는 남은 선수들이 더 뛰어야 한다. 후배들이 더 뛸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