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CK포'가 드디어 선을 보였다. 최희섭(33)과 김상현(32)이 전반기 마감 직전에야 비로소 한 경기에 동시에 선발 출장해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탠다.
둘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전부터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둘의 동시 출격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김상현과 최희섭은 짝을 이뤄 캐치볼을 했다. "어깨 좋네"라는 최희섭의 말에 김상현은 "힘은 넘치죠"라며 웃었다. "우리는 언제쯤 '베스트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르나"라고 푸념하던 선동열(49) KIA 감독이 기다려온 장면이었다.
선 감독은 이날 경기에 김상현을 7번·우익수, 최희섭을 4번·지명타자로 선발 기용했다. 2009년 69홈런·227타점을 합작하며 KIA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CK포'의 재장전. 예전처럼 앞뒤 타순에 나란히 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팀 홈런 최하위 KIA는 두 명의 좌우거포를 배치하며 타선에 무게감을 실었다.
김상현과 최희섭이 동시에 출전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6일 광주 SK전에서 최희섭이 4번·1루수로, 김상현이 5번 좌익수로 나섰고 2011년 10월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광주 SK전)에서도 같은 타순·수비 위치에서 경기를 치렀다.
올해에는 함께 설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김상현은 2012년 프로야구 개막전(4월7일 문학 SK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왼 손바닥 골절상을 입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수술과 재활을 거쳐 12일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15일 99일만에 1군 경기에 나섰다. 최희섭은 4월11일 1군에 등록됐다. 이후 꾸준히 경기에 나서다 11일 치질수술을 받았다. 8일 목동 넥센전 이후 일주일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CK포의 2012년 첫 장전.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대포는 나오지 않았다. 최희섭은 1회초에 볼넷으로 출루했을 뿐, 다음 4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에 그쳤다. 3회 1사 2·3루 득점 기회에서 2루수 플라이에 그친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김상현은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2회 무사 1루에서 3루수 앞 병살타를 쳤지만 3회와 6회에는 볼넷을 얻었고, 8회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9회에는 삼진. 김상현은 1군 복귀전서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선동열 감독은 "김상현이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최희섭과 김상현에게 기대하는 것은 상대를 압박할만한 큰 타구다. 둘의 복귀로 KIA 타선이 한결 위압감을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