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동물을 이용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치료법은 있지만 동물에 직접 올라타서 치료하는 것은 재활승마가 유일하다.
재활승마는 BC 400년 “부상당한 병사를 말에 태웠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그리스 문헌에서 시작됐다. 영국의 헌트(D.A.Hunt)와 썬즈(O.Sunz)는 ‘장애인을 위한 승마(Riding for the Disabled)'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현대의 재활승마가 생겨나게 됐다. 이처럼 영국에서 시작된 재활승마는 유럽과 미국을 거쳐 아시아까지 전파 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재활승마가 많은 관심 속에 뿌리 내리고 있다.
국내에 재활승마가 들어온 것은 2001년으로 11년 정도 됐다. 국내 재활승마의 역사와 비교하면 현재의 관심은 무척 크다. 여러 언론 매체 및 방송에서 재활승마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11년 '말산업 육성법'의 시행에 따른 간접효과도 한 몫 하고 있다. 이제는 여러 말 관련 프로그램이나 워크숍에서도 재활승마가 당당하게 한 파트를 장식하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박금란(41) 서라벌대학교 마사과 학과장의 도움으로 ‘재활승마 짚어보기’를 8회에 걸쳐 다룬다.
박금란 교수는 "재활승마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소양이 갖춰져 있어야 재활승마인으로 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소양이 없으면 재활승마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들을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박 교수는 재활승마 교육을 하고 있는 강사들에게 기본기 5가지를 주문했다.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
재활승마 봉사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 그들과의 대화·표정에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즐거워하는지·슬퍼하는지 그들의 기분까지도 알아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말로 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장애인들과 소통을 해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봉사자와 교육에 참가한 장애인들과의 소통이 재활승마의 시작이다.
▲교육생에 대한 깊은 관심
재활승마 교육에 참가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봉사에 대한 마음이 열려 있다고 해도 교육에 참가한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면 그들의 생각과 마음·행동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도 장애인들이 말을 타면서 어떻게 느끼고 어려움은 없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는다면 재활승마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없다. 나아가 그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섬기려는 자세
재활승마지도사를 단지 직업의 수단으로만 생각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 낮은 자세로 그들을 섬기려는 노력과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기본적으로 재활승마지도사는 장애인들이 있기에 존재한다. 그래서 교육에 참가한 장애인들의 인생에 함께 동참해서 가족 같은 연대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특별한 사명감이 필요하다. 박금란 교수는 "만약 사명감이 없다면 재활승마가 잘 이뤄질 수 도 없을 뿐 아니라 직업으로 계속 유지하기도 힘들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재활승마지도사는 장애인들과 함께 하며 보람을 찾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안에서 성취를 찾아내야하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기본 지식
기본적으로 말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재활승마의 가장 큰 축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의 행동과 습관·악벽·심리 등 기본적인 것들은 알고 있어야 원활한 재활승마를 진행 할 수 있다. 재활승마용 말은 강습 이외의 별도의 훈련과 체계적인 필요하다. 이는 말의 체력(컨디션)을 유지하고 낮은 강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인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서다.
체계적인 말 관리도 중요한데 말들이 너무 오랜 시간 혹사하는 것을 방지하고 건강한 상태로 재활승마를 수행시키기 위해서다. 말 관리를 위해서 적극 추천하는 것은 각 말들에 대한 일지다. 일지에는 말들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활승마 교육 뿐 아니라 훈련·접종·구충·장제 기록은 필수다. 또 각 말들에 별도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속적인 교육과 정신적인 자극·체력유지를 해야 한다. 재활승마용 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는 결국 강습시 말로 인한 안전 문제를 방지할 수 있고 재활승마 교육이 잘 이뤄질 수 있는 바탕이다.
▲재활승마관련 테크닉
재활승마에 대한 이론 및 실기로 재활승마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마학·마술학·승마·재활승마이론·재활승마실기·장애에 대한 이해·안전에 대한 이해·관련 상식 및 법규 등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박금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향 후 시행할 재활승마지도사 시험에 승마 실기시험이 포함되는 이유를 묻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말을 타지도 못하는 사람은 재활승마지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 밝혔다.
※TIP 재활승마의 범위
전쟁에서 패망한 독일이 부상당한 병사들의 재활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인 근대 재활승마의 시작이다. 현재 재활승마의 범위는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 외에도 사회부적응 장애(학습장애,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ADHD), 등교거부, 아동비만)를 포함한 현대병인 자폐증과 우울증, 그리고 인터넷 중독까지 넓어졌다. 말을 통한 치료효과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향후 재활승마의 범위는 더욱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금란 교수는
계명대 석사(2001년), 대구카톨릭대에서 발육발달 전공으로 이학박사(2007년)를 받았다. 2008년 한국발육발달학회에 참여했고 2010년부터는 경북대학교 말산업 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2011년 서라벌대학교 마사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서라벌대 마사과 학과장이다. 연구 논문은 '재활승마가 뇌성마비아동의 대동작 기능향상에 미치는 효과(한국체육과학회)'와 ‘승마가 지적장애아의 대근육 운동 능력에 미치는 영향(한국체육과학회)’이 있다. 올해 들어서는 말관련 국가공인 자격증 '재활승마지도사'교재를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