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귀를 닫고 사는 사람이다. 결혼하기 전 남편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그이는 다른 사람의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엉뚱한 말을 하곤 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냥 이 사람의 대화 스타일이 독특하거나 일부러 웃기려고 그러는 줄로만 생각했지 문제라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편이 갖고 있던 '사오정', '4차원'이라는 별명이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던 것.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 보니, 남편의 이러한 행동으로 많이 다투게 되었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인데, 내가 늦게 귀가하는 바람에 뭘 부탁할 때면 그 때도 제대로 해놓는 법이 없고, 일부러 약을 올리는 것처럼 이상한 일을 벌여놓고 당당하게 쳐다보고 있는 남편의 꼴이라니…. 그 때문에 속이 터질 뻔한 날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처음에는 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하루빨리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남편의 이런 문제는 모두 주의력 부족 때문. 자신이 관심을 두는 사안이 아니면 전혀 들으려 하지도 않고 건성으로 대답하기에 발생하는 문제였다.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남편의 이러한 모습은 아이를 여러 번 위험에 빠뜨리기도 했다. 남편이 전혀 소통도 안 되는 벽창호라는 사실이 나는 더 이상 함께 살 의미를 갖지 못할 정도로 답답하다. 외도를 했다거나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는 중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못 살겠다는 얘기를 하는 건 너무 성급한 게 아닌가 하고 친구들이나 친정 식구들은 말한다. 그러나 나는 광고대행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특히나 결혼하고 나서도 남편과 일이든 삶이든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서로 멘토가 되어주는 일상을 꿈꾸어 왔기 때문에 이 문제는 내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제 갓 아이가 문장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혹여 아이가 아빠와는 뭔가 소통이 안 된다는 걸 느끼지는 않을지 또는 아이가 아빠를 닮도록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고민이 된다. 특히 애가 아빠에게는 말을 걸거나 궁금한 걸 묻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그와 함께하는 가족의 의미를 찾지도 못하겠다. 남편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정말 해결책은 있는 건지 궁금하다.
▲ 듀오라이프컨설팅의 상담
전화 대신 SMS 등 남편에 맞는 소통 필요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부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 관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그만큼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마다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부터 필요하다. 사람이 오감을 통하여 받아들인 외부의 정보를 내부의 정보로 처리하는 방식은 크게 시각·청각·신체감각 3가지가 있다. 즉, 사람의 소통방식은 눈으로 보는 시각이 익숙한 사람, 귀로 듣는 청각이 익숙한 사람, 직접 느끼고 체험해보는 것에 익숙한 유형으로 나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상대가 쓰는 의사소통의 감각을 파악해서 그 사람의 방식으로 표현해주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를 막는 방법이 된다.
정황상 상담을 신청한 의뢰인의 남편은 청각에 약한 사람이다. 그러나 아내는 청각에 의존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각에는 미숙하고 시각에는 익숙한 상대에게는 말로 얘기하기 보다는 보여지는 자료가 더 효과적이다. 퇴근길에 세탁소에 들러 세탁물을 찾아오라는 얘기를 하고 싶을 때, 아내는 자신이 선호하고 편한 의사소통 방식대로 전화를 사용한다. 그러나 남편에게는 전화로 요청하기 보다 SMS를 이용하여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이런 소통이 반복되면 남편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아내 때문에, 그리고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짜증으로 돌아오는 아내의 반응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회피하는 쪽으로 무의식적인 전략을 실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오정 아빠'의 설 자리를 없게 만든 책임은 아내에게도 있다.
사람마다 익숙한 의사소통의 채널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면 남편에게 맞는 의사소통 방식이 뭔지 파악하고 남편의 스타일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보길 권한다. 남편 역시 익숙한 채널만을 고집한 채 소통 시도 자체를 체념하기 보다는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상대가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부부간 소통 문제가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부부간에 이런 문제는 심각성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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