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로마세계선수권 노메달 수모는 더이상 없다. 이제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 아래 호주에서 훈련하던 박태환은 지난 18일 저녁 상하이에 도착했다. 19일 하루 늦게 도착한 한국대표팀에 합류한 박태환은 19·20일 이틀간 하루 평균 3000m 가량 물살을 가르며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박태환은 보통 훈련을 할 때는 하루에 약 1만2000m 가량을 헤엄친다. 이틀 동안은 가볍게 몸을 푼 것에 지나지 않는다. 21일부터는 대회가 열리는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로 훈련장소를 옮겨 본격적인 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박태환의 전담팀 SK텔레콤스포츠단 관계자는 "박태환이 호주에서 한국을 경유해 중국으로 이동했다. 몸이 무거울 만도 하지만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며 "본인도 20일 훈련을 마친 뒤 '생각보다 몸도 덜 무겁고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충실한 훈련도 뒷받침됐다. 마이클 볼 코치는 박태환의 약점을 턴과 잠영거리로 결론짓고 턴을 할 때의 자세와 위치, 잠영거리 향상을 위한 돌핀킥을 중점적으로 훈련시켰다.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 아래 박태환은 최대 6번 정도의 돌핀킥이 가능해졌고 잠영거리는 12m 안팎까지 늘었다고 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의 잠영거리인 7.5m보다 늘어났고, 잠영 제한거리인 15m에 근접했다.
돌핀킥은 스타트 직후 또는 50m턴을 하고 난 뒤 수면 아래에서 돌고래처럼 양발을 모은 뒤 허리와 다리 힘만으로 추진력을 얻는 기술이다. 수면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속도가 1.4배 정도 빠르다.
지난 5월말부터 3주간 실시된 멕시코 고지대 훈련을 통해서는 산소 섭취 능력을 극대화하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국제그랑프리 대회에 나선 마이클 펠프스도 콜로라도 고지대 훈련으로 심신이 피곤한 상태였다. 그러나 박태환은 뛰어난 체력 회복 능력을 보이며 3관왕을 차지해 세계선수권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오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