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어찌가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벌건 얼굴로 들어온다. 탤런트 정일우(24). SBS 수목극 '49일'에선 현대판 저승사자 스케줄러로, 평상시엔 한양대 연극학 3학년 생으로 바쁘게 살아간다. "그래도 날씨가 풀려서 백만번 다행이에요." 활짝 웃는 얼굴이 확연하게 푸근해진 봄날 마냥 싱그러웠다.
-많이 바쁜 모양이다."한양대 3학년이다. 더 이상 휴학할 수 없어 이번 학기는 열심히 다녀야 한다. 세번 이상 빠지면 F라서 초긴장 상태다. 같은 과에 박시후 형이 편입했다. 형 수업 시간표 짜드리고. 흠, 현실세계에서도 난 스케줄러다. 하하."
-드라마 '49일'에선 스타일 좋은 저승사자, 현대판 스케줄러로 나온다."스타일이 괜찮던가? 솔직히 난 이 헤어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게 파마로 나오는 머리가 아니라 일일이 미장원에서 매만져야하는 머리라 번거롭긴 한데, 고생한 만큼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저승 사자를 믿나."종교가 천주교다. 귀신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 본적은 없지만. 사실 사후 세계가 굉장히 궁금하다. 특히 이번 역할 맡으면서 그런 궁금증이 더 생긴 거 같다."
-아무리 현대판 저승사자라 해도 지붕 위를 내집 안방처럼 드나들던데 위험하지 않나."'돌아온 일지매' 때도 그랬고, 지붕 위가 편하다. 안전장치가 다 되어있어 위험하진 않다. 처음엔 좀 현기증이 나기도 했지만 워낙 자주 지붕 위에 있다보니, 뭐."
-촬영장 분위기는."정말 좋다. 감독님도 진짜 잘해주시고. (이)요원 누나나 (남)규리 누나나 모두 정말 잘해준다. 특히 요원 누나하고는 다음 작품에서 꼭 한번 같이 더 해보고 싶다. 내가 아직 서투른 점이 많은데 잘 리드해준다. 보기와 달리 아주 털털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초반에 정말 추웠다. 규리 누나도 얇은 옷 입고 고군분투 했지만 나도 스타일좀 내보려고 얇은 옷 입었다가 입이 얼어 붙는줄 알았다. 특히 1,2회 때 어찌나 대사가 많던지. 대사를 치는데 버벅 거렸다. 이제 날씨가 풀려서 훨씬 매끄러운 대사를 들을 수 있을 거다."
-드라마에서 노래도 부르더라."아쉬움이 남는다. 요즘 화제인 '나는 가수다'를 우연히 봤는데 정말 가수들 대단한 거 같다. 내가 OST 녹음을 해보니 더욱 절실히 느낀다. 가수나 연기자나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비슷한데 노래는 3분 안에 그 감동을 이뤄내지 않는가. 노래는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해보고 싶다. 기타는 직접 연주했다. 2개월 가량 연습했는데 재미있었다."
-살도 엄청 빠져 보인다."7kg정도 빠졌다. 특히 촬영 들어가기 전에 작심하고 2주만에 5kg을 뺐다. 현대판 저승사자이기 때문에 날렵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뺐나."우선 식단을 조절했다. 계란 흰자만 10개, 고구마 2개, 파프리카, 방울 토마토, 양배추를 하루에 나눠 먹는다. 이렇게 일주일 하면 2kg은 너끈히 빠진다. 여기다 잔근육도 만들어야하니깐 운동도 하고. 초반에는 좀 어지러웠지만 지금은 견딜만 하다."
-이번 작품 하기 전에 연극도 많이 했다."배우는 연극을 꼭 해봐야하는 거 같다. 꾸준히 하고 싶다. TV 드라마와는 달리 연극은 하면서 또 다른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표현력도 그렇고, 연기력 향상도 그렇고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드라마 속 남규리처럼 나를 위해 진정으로 울어줄 세명을 찾을 수 있겠는가."흠, 설마 세명이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 열명은 되는 거 같다. 사실 울어주는 거 보다 누가 내 장례식장에 올까가 더 궁금하다."
-앞으로의 계획은."이번 작품 잘 마무리 짓고 올해 안에 드라마 하나 더 하고 싶다. 작품을 자주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는 욕심이 난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