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김재승이 싱글을 발표하고 노래실력을 뽐냈다.
김재승의 디지털 싱글 '나만 바보죠'는 사랑하는 여자를 보내야만하는 절절함을 표현한 발라드. 공개적으로 노래를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가창력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매력적인 미성과 노래의 맛을 잘 살려내는 기교 등 만만치않은 실력을 발휘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재승도 이젠 데뷔 7년차. '논스톱4'의 시크한 '매점남'으로 얼굴을 알린후 '찬란한 유산' '맨 땅에 헤딩' '떼루아' 등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으며 최근에는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신 한류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이다. 185cm의 훤칠한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천상 연예인' 김재승을 만났다.
-첫 싱글을 발표했다."노래부르는 걸 워낙 좋아해 낮에 친구랑 노래방 가서 몇 시간씩 부르다 나오기도 했다. 1년여 전부터는 하모니카를 따로 배워 연습을 계속 하고 있기도 하다. 굳이 앨범을 내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고 연기에 도움을 받고자 트레이닝을 따로 해왔는데 이렇게 곡을 발표하게 될지는 몰랐다."
-연기보다 더 어려웠나."당연하다. 가수라는 타이틀은 쉽게 얻는 게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내 경우에는 전문적인 음반 작업이라기보다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접근했다. 노래가사 역시 대사처럼 감정을 실어야 하니 카메라 또는 관객 앞에서 연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솔직히 아직 한류스타라는 말을 듣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그런데도 그 쪽에서 내 가능성을 봐주고 있어 기분이 좋다. 두차례 팬 미팅을 가졌는데 너무 많은 팬들이 몰려 나도 놀랐다. 처음 일본에 갈 때 공항에 수백여명이 몰려있길래 매니저와 함께 '누가 왔나'라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플랭카드에 '재승'이라고 써있어 꿈인가 싶었다. 다시 일본을 방문했는데 그 때는 더 많은 팬들이 몰렸다. 3월에도 한 방송국에서 방송중인 토크쇼의 '김재승 특집'편 출연이 예정돼있다."
-일본에서의 인기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내 출연작에는 항상 톱스타들이 나왔다. '맨 땅에 헤딩'에는 유노윤호, '찬란한 유산'에도 이승기가 있었다. 이분들의 팬이 일본에 워낙 많고 드라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마침 그들이 나오는 작품에 매번 내가 나오니 일본팬들이 친숙감을 느낀 것 같다. 동반상승효과를 제대로 누린 셈이다."
-전작 '맨 땅에 헤딩'이 흥행에 실패해 아쉬웠다."그동안 맡았던 작품들보다 비중이 컸고 캐릭터도 좋았다. 제작진과 출연진도 워낙 든든해 잘 될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성적이 나와 아쉬웠다."
-이후 활동이 너무 뜸했다."사실은 '맨 땅에 헤딩'을 촬영하던 중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패닉상태가 됐다. 지병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몸이 좀 안 좋아지셔서 수술을 했고 성공적이라는 진단을 받아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퇴원을 사흘 앞두고 갑자기 돌발상황이 벌어져 돌아가셨다. 너무 황당했다. 임종하시는 날,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촬영장으로 와야만 했다. 당장 그만두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맨땅에 헤딩' 이후 1년여간 활동도 안 하고 어떻게 지냈나."정말로 내가 뭘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아무 기억이 안 난다. 신기할 정도다. 안 좋은 일은 겹쳐서 온다는 걸 알았다. 연세가 88세가 되셨던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너무 정정하게 지내시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11개월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여러모로 내겐 너무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 죽은 것처럼 지내다가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1년이 넘게 지났더라.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까지 생겼을 무렵 지금의 소속사와 매니저를 만나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연기활동도 재개해야 할텐데."물론이다. 국내에서도 일본에서처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는 그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 열심히 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jaeseungee)를 통한 소통도 시작했다. 많이들 오셔서 좋은 대화 나눴으면 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