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잘못 썼다가 '벌금폭탄' 맞을 수도 있다. EPL 리버풀에서 활약하는 라이안 바벌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축구협회로부터 벌금 1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9일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하워드 웹 주심이 상대팀에 유리한 판정을 했다며, 트위터에 "웹이 최고라고? SMH(shaking my head·골 때린다) "고 썼기 때문. 잉글랜드축구협회는 "트위터도 공적영역이다. 선수들은 바른말만 하라"며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로 볼 일이 아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가장 빨리 대중화한 나라로 꼽힌다. 프로선수가 트위터처럼 뉴미디어에 올린 글이 징계로 연결되는 일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뉴미디어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문제 전 롯데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는 지난해 9월13일 트위터에 “어리석은(stupid) KBO가 나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징계를 내렸다. 끔찍(terrible worst)하다”고 썼다. 심판판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정규시즌 잔여경기(7경기) 출장 금지 및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은 후 올린 글이었다. KBO는 이날 오후 "심판 판정 공개 비난은 규정에 어긋난다"며 추가 징계 회의를 열었다. 가르시아의 사과로 사건은 '엄중 경고'로 일단락됐다.
구단을 겨냥한 글이 문제가 된 적도 있다. LG 봉중근의 아내와 이형종은 2009년 4월 2군으로 강등되자 개인 미니 홈페이지에 "남편이 막말을 듣고 2군에 갔다" "싸우고 싶다"고 써 화제를 모았다.
프로야구뿐만이 아니다. 2011 아시안컵 대표팀 유병수는 17일 미니홈페이지에 "진짜 할 맛 안 난다"고 남겼다가 감독의 교체 지시에 항명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지난해 6월 한 선수가 인종파별적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자, 월드컵 기간 동안 트위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선수가 개인의견을 뉴미디어에 올린 뒤, 사안이 확대·재생산 된 사례다.
뉴미디어에 대처하는 선수협·KBO의 자세?정금조 KBO운영부장은 "뉴미디어가 발전하면서 같은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KBO는 지금처럼 똑같이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선수는 준공인이기 때문에 일반인처럼 익명성 보호가 어렵다. SNS가 개인적 공간이라고 하지만, 그 의견이 공론화되고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고 했다. 개인이 의견을 말 할 자유는 있지만, 팬과 언론이 전달하는 과정에서 확대되면 '공개비판'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의미다.
심판 판정뿐만 아니라, 품위에 어긋나는 글도 제재 가능하다. 정 부장은 "트위터 등에 심판 판정 공개 비난을 하면 KBO 대회요강 벌칙내규에 따라 징계할 수 있다. 판정 외에 욕설·비방·비하 및 불손한 행위와 같은 내용도 처벌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지나친 규제가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