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트로이의 카산드라는 비극적 예언자의 대명사다. 아폴론 신으로부터 예언의 능력을 얻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저주의 운명도 함께 받았다. 결국 목마를 경계하라는 그녀의 예언을 믿지 않은 트로이는 잿더미로 변한다.
카산드라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을 통해 부활했다. 베르베르의 카산드라 역시 미래를 예언하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는 모르는 17세의 소녀다. 자폐증으로 주변과 소통이 쉽지 않은 카산드라는 고아 기숙사를 탈출하고 네 명의 괴짜 노숙자들과 조우한다. 이 노숙자 중에는 탈북자 출신의 컴퓨터 천재 김예빈이란 인물도 등장한다. 카산드라와 네 명의 노숙자는 자신들을 외면한 세상을 위해 테러를 막는 전사로 변신한다.
이 작품은 과거보다 더 긴박하고 강렬한 액션을 추구하는 베르베르의 변화를 보여준다.
열린책들 간. 각권(전 2권) 1만 1800원.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