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배운지 3년5개월 만에 전국 주니어골프 무대 왕중왕전을 포함해 한 시즌에 4승을 한 유망주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니어골프의 샛별로 떠오른 주인공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수동중학교 3학년인 김정훈(15)군이다. 키 172cm, 몸무게 68kg으로 다소 왜소한 체형이지만 드라이브 샷을 무려 300야드나 날리는 괴물이다.
김 군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여러 주니어골프 선수들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았다. 수차례 전국단위의 주니어 골프대회에 출전했지만 3위 이내 입상은 단 한 차례도 못했고 4위(세 차례)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다 골프채를 본격적으로 잡은 지 만 3년째가 되던 지난 5월 우승 물꼬가 터졌다. 같은 달 경기대총장배 전국주니어골프대회 남중부에서 난생 처음으로 우승한 데 이어 6월 한국중·고등학교연맹 주관인 그린배 전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10월 예스골프배 전국청소년골프대회까지 3승을 했다.
김 군의 우승행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3일 끝난 KPGA회장배 주니어골프대회에서 '왕중왕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시즌 4승째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골프 유망주를 발굴하기 위해 치르는 '왕중왕'전으로 중등부의 경우 랭킹 35위 이내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김 군은 주니어 랭킹 18위 자격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최강자들을 모두 꺾고 우승했다.
"골프체험 학습을 한 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에게 때를 써서 골프에 입문했다"는 김정훈은 "지난 1년 동안 하루에 10시간씩 훈련했다.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너무 기쁘다"고 했다. 김 군의 아버지 김종철(50)씨는 "정훈이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천마산을 오른다. 그리고 오전에 학교에서 수업을 한 뒤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채를 놓지 않는 '연습벌레'"라고 말했다.
185야드를 보낼 수 있는 6번 아이언이 자신의 '비밀병기'라는 김 군의 스윙 스피드(116~118마일)는 웬만한 투어프로를 능가할 정도로 빠르다. 김 군은 "유연한 허리와 빠른 스윙 스피드 때문에 같은 또래 친구들보다 드라이브 샷을 더 멀리 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더 멀리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이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