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7부 팬츠에 양 팔목에는 블링블링한 악세사리와 시계를 달고 머리는 빗지도 않은 것처럼 독특한 멋을 냈다. '패셔니스타'가 '배우'라는 호칭보다 익숙한 '간지남' 류승범(30). 이날 입은 모든 의상과 머리를 직접 스타일링했다는 그는 "일도 옷도 사랑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은 싫다"며 웃었다. 친형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신작 '부당거래'에서 사건을 조작하고 은혜하는 야비한 성격의 검사 주양 역을 맡았다. 28일 개봉된다.
▲친형의 작품 출연, 즐거워-전작 '사생결단'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다."'부당거래'는 '사생결단'에 비해 두뇌 게임의 느낌이 강하다. 인물들이 서로 마주치지 않고 치열한 두뇌 싸움을 한다. 심지어 유해진씨와는 영화 속에서 부딪히는 신이 한 장면도 없다."
-'짝패'를 제외하고는 형인 류승완 감독의 모든 작품에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는데."다시한번 말하지만 출연 섭외에 있어서 형과 부당거래는 전혀 없었다(웃음). 서로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 형이지만 현장에서 무조건 '감독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른다."
-8월 '부당거래' 크랭크업을 하자마자 황정민과 여행 다녀왔는데."나는 남자들과 다니는 여행을 좋아한다. 필리핀 해변에서 하루종일 누워서 수영과 낚시를 했다. (황)정민 형과는 모든 것을 공유하고 털어놓을 수 있다. 여자친구와의 여행보다 더 각별했다고 하면 과장일까."
▲재테크 부자? 속 모르고 하는 말 -8년 사귄 여자친구 공효진과는 잘 만나고 있나."툭 까놓고 결혼 계획을 묻고 싶은 것 아닌가. 자연의 순리대로 물 흐르듯 때가 됐을 때 결혼하고 싶다. 올 초 기자들 사이에 우리 결혼설 취재가 한창이었다고 들었다. 결혼 계획은 아직 없다. 양쪽 집에서도 우리 둘의 성격을 아니 아무도 압박하지 않는다."
-남자 류승범이 생각하는 공효진은 어떤 여잔가."'죽이는' 여자. 성격·인품·몸매까지 내 눈에는 최고인 여자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교양이 줄줄 흐르는 것을 느낀다. 나같은 남자를 8년째 만나고 있으니 그것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인지 알수 있다."
-재테크에도 뛰어나다고 들었다."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건물을 몇년 전 매입했다. 시세는 꽤 올랐지만, 투자비용 중 절반 이상이 빚이다. 층별로 세를 줬다."
▲8년 전 돌아가도 내 선택은 공효진-어딜가더라도 류승범씨를 '패셔니스타'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패셔니스타'라는 별명? 부담 안 된다. 즐겁고 좋다. 내 패션 철학은 재밌게 입자는 것이다. 내가 식스팩에 조각 얼굴을 가진 것도 아니고, 패션을 통해 위트와 유쾌함을 전할 수 있다면 성공이다. 워스트·베스트로 내 패션을 재단하는 시선에도 신경쓰지 않는다."
-다시 8년전으로 돌아가더라도 공개 연애를 할 건가."성격적으로 거짓말 못한다. 아무 때나 들이미는 카메라가 싫을 때도 있지만, 공개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연애하고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으로 사는 삶은 솔직히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연예인들, 대중에게 감사해야 한다."
-배우가 안됐다면 뭐가 됐을까."글세, 음악 프로듀서나 DJ, 옷장사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무조건 지루하고 따분한 직업은 안했을 것 같다. 성격이 얼마나 별났으면 고등학교 1학년 중퇴를 했겠나."
김성의 기자 zzam@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