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증권시장 아이러니 3제’ 기관 팔면 외국인 사고 왜 그럴까?
‘주식거래에 농특세가 왜 붙어 있을까?’
주식을 하다 보면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구의 10%가 주식을 하는 시대에 이러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곳이 없다.
증권전문 방송 이토마토(tv.etomato.com)에서 ‘야전사령관’이라는 필명으로 시황 설명을 하고 있는 허성욱씨를 통해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주식거래의 문제 제기를 해본다. 최근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0.015%)경쟁에 대해 “매도 금액의 0.3%인 세금에 비하면 큰 의미가 없다”며 관점을 달리한다.
▲주가지수‘조절’ 가능성
증권거래소는 오후 2시 50분이면 주식거래가 끝나고 3시에 동시호가를 한다. 이 10분이 마의 시간이다. 허씨는 “이 10분은 수작업으로 거래를 하던 1970년대나 있을 법한 시간인데 첨단 시스템으로 운용되는 요즈음 왜 10분이나 필요한지 모르겠다. 59분까지 거래하고 3시에 동시호가를 하면 되는데 기관이나 큰 손에게 장난칠 시간을 준다”며 의심하고 있다.
이 때 POSCO나 삼성전자가 상한가나 하한가를 갈 수도 있다. 물론 실 거래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지수를 ‘조절’할 여지가 있다. 주가지수선물·주가지수옵션·개별주식옵션 3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날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결제일에 휴지와 대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선물·옵션 등이 주가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만든 상품이지만 개인들은 주로 파생투자만 하는 상황에서 주가지수 옵션 하루 거래금액이 7000억 원이 넘는다. 그는“우리나라 개인 투자가들은 정말 돈이 많다. 거의 매달 깨지는데도 파생상품의 거래 규모는 점점 커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5월부터 개별 주식선물이 생긴다. 개인에게는 또 하나의 사탕을 던져주는 셈이다.
▲짜고 치는‘매매’
SK에너지 3월달 한달간 거래를 보면 3월말 기관이 4일 연속 100만 주 이상을 팔면서 9만 5000원대 바닥을 만든다. 1000억 원 규모인데 외국인들이 약속을 한 듯이 사들인다. 그는 “어떻게 그 많은 물량이 나올 줄 알고 외국인이 돈을 준비하고 있었을까 의문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보름 후 이번에는 외국인이 팔고 그것을 판 기관들이 미친 듯이 사면서 주가를 11만 원대로 끌어 올린다. 그는“이 대목에서 통정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골병이 드는 것은 개인투자자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선물·옵션까지 얽히고설키면 과히 노름판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개인은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통정매매는 신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사자간의 담합에 의해 주식시세를 조작하여 시장을 혼란시키고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점에서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콜·풋 한쪽만 있는 ELW
증권사 파생상품 중에 도박성이 강한 것이 ELW(Equity Linked Warrants)이다. 주어진 날에 행사가격보다 높거나 낮으면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콜은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야 하고 풋은 낮아야 한다.
그는 “당연히 콜이 있으면 풋도 있어야 하는데 풋만 있는 종목만 있거나 콜만 있는 종목만 있다. 이것도 명백한 불공정 게임이다. 이렇게 일방 통행으로 발행하는 것은 ‘귀신도 모른다고 하는’ 주가의 행방을 기관들은 안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주가가 상승하는데 콜을 발행할 기관은 없다.
주가상승에 따라 700원짜리가 7000원이 될 수 있다. 연일 상승세로 맹위를 떨치고, LG전자 발행가 1000원인 ELW는 1만 4000원 넘은 적도 있다. 발행한 증권사가 사야 하는 가격이다. 대림산업은 콜이 5종, GS건설은 콜이 8종, 현대건설은 콜이 27종이다. 세 종목 모두 풋은 없다. 건설업종은 이번 상승장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약자가 이기는 법
개인은 시간과 돈에서 태생적 약자라는 점을 명심한다. 낮은 가격에 사서 2~5년씩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지금 시세를 분출한 종목들을 보면 거의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상승·폭락·매집의 과정을 거친 우량주들이다. 세력이 매집 기간에는 거래량과 주가의 등락이 거의 없이 장기간 횡보한다.
돈의 20%는 단기, 20~30%는 중기에 투자하고, 50% 현금보유를 원칙으로 한다. 바닥권에서 양봉(종가가 시가보다 높을 때)과 음봉(낮을 때)이 교차한 뒤 월봉(월단위 그래프)이 5일선을 뚫고 나올 때 조금씩 산다. 그리고는 원하는 금액만큼의 수익이 날 때까지 보유한다.
김천구 [azur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