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팀은 다르지만 한일전산여고 선·후배에다 수년간 국가대표에서 같이 뛰었다. 사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사이이다. 그런 한송이가 김연경을 볼때마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이유는 득정왕 타이틀 때문이었다. 시즌 종반까지 두 선수는 경기를 할 때마다 맨 앞자리 위치가 뒤바뀌곤 했다.
하지만 엎치락 뒤치락하던 타이틀 싸움은 서서히 한송이 쪽으로 기울고 있는 양상이다. 한송이는 4일 현대건설전에서 24점을 올리며 득점(총674점) 부문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2위 김연경(628점)과는 46점차. 비록 김연경 보다 한경기를 더 한 상황이지만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여유가 있다.
앞으로 한송이는 한 경기, 김연경이 2경기가 남아 있지만 46점차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통산 한경기 최다 득점은 김연경이 올린 44점이다. 특히 40점대를 올리기 위해서는 풀세트 접번을 펼쳐야하기에 이미 챔피언 직행 티켓을 딴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위해 일부러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일 이유는 없다.
게다가 두 팀은 맞대결을 한번 남았다. 오는 9일 천안에서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데 김연경이 한송이보다 10여점 더 올리고 시즌 최종전인 12일 GS칼텍스전에서 30점대를 올려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어디까지 시나리오상 이야기다. 한송이는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아직까지 단 한차례도 타이틀을 갖지 못했다.
한송이는 "경기에 영향을 줄수 있기에 코트에서는 득점왕 경쟁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는 몇점을 올린 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혀 득점왕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