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한국인, 아니 그에 못지 않은 '동료애'를 뽐내고 있다. 두산의 '한국형 용병' 다니엘 리오스(35)에 관한 얘기다.
두산 선수들은 경기가 없었던 지난 19일 잠실 홈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뜻밖의 '피자 파티'를 벌였다.
리오스가 피자 20판을 동료 선수들에게 나누어 준 것. 통상 전날 경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 투수가 한턱으로 쏘곤 하던 피자를 이미 19승이나 따낸 리오스가 왜 돌렸을까.
이유는 이날이 리오스의 딸 가브리엘의 네 번째 생일이었기 때문. 리오스는 가브리엘과 함께 이제 10개월 된 아들 매튜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자녀의 출산이나 돌이 아닌데도 피자나 떡을 돌리는 것은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드문 일이다.
리오스의 '동료 사랑'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저녁에는 팀내 포수 홍성흔(30)의 가족을 자신의 강남 집으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 했다.
요즘은 홍성흔이 포수로 나서지 않지만 지난 2005년 7월 두산 이적 후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며 돈독한 친분을 쌓은 홍성흔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이다. 또 홍성흔의 딸 화리(3)와 가브리엘이 나이도 비슷해 두 선수는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02년 KIA에서 국내 무대에 데뷔한 리오스는 올해로 6년째 한국 생활을 하고 있다. 단순히 오랜 기간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외국인 선수보다도 한국 생활과 문화에 깊은 애정을 드러내 '모범 용병'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간단한 우리 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웬만한 한글은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도 리오스는 올시즌 19승 5패, 평균자책점 1.94의 빼어난 성적으로 두산의 2위 돌풍을 이끌고 있다. 성적도 좋고, 성격도 좋고, 두산으로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복덩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