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있는 뮤지컬의 고전 ‘킹 앤 아이’가 국립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율 브리너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과 ‘샐 위 댄스’의 경쾌한 리듬으로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줄거리쯤은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2003년에 라이센스 작품으로 무대에 올려졌지만 이번 킹 앤 아이는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의 첫번째 방한 공연이다. 뮤지컬 팬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무대다. 과연 무엇이 다를까?
첫째. 탄탄한 연출이다. 이번 내한 공연의 총지휘자 보비 가르시아는 영화·TV·무대·라이브 콘서트 등 전천후 연출가다. ‘미녀와 야수’·‘록키 호러쇼’·‘헤드윅’·‘미스 사이공’등에 참여했고 최근엔 홍콩 디즈니랜드의 첫 번째 쇼케이스 디렉터를 맡기도 했다. 치우침 없는 균형잡힌 연출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둘째. 최고의 배우다. 시암왕 역으로 출연하는 폴 나카우치는 런던 웨스트엔드·브로드웨이·US 내셔널 투어에서 계속 주연을 맡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파다. 겉으론 위엄을 내세우지만 속마음은 그지없이 따뜻한 왕 역을 율 브리너 못지않게 소화했다. 가정교사 애나 역의 브리애나 보로거도 ‘오페라의 유령’·‘사운드 오브 뮤직’등 화려한 관록에 걸맞은 춤·노래·연기를 보여 준다. 그녀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샐 위 댄스를 부를 땐 무대가 순간 환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셋째. 업그레이드된 의상과 무대다. 의상을 맡은 예술감독 팀 옙은 영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무대 디자이너 케네스 포이 역시 에미상 수상작 등 다양한 작품을 담당한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2막 ‘톰 아저씨의 오두막’장면에서 보여주는 동양적 정취와 색채가 물씬 풍기는 환상적 무대는 관객의 마음속에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달 2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6월 2~9일 고양 아람누리극장. 6월 15~2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2-541-2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