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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스프링캠프 신인 참가, 약일까 독일까

최근 뚝 떨어진 기온과 달리 프로야구계에는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시즌 팀 전력을 확인하고 기량 향상을 도모하는 스프링캠프가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호주, 일본, 대만 등에 1군 캠프가 꾸려졌는데 선수단 규모는 제각각. 올해 눈에 띄는 건 신인 선수의 참가(총 26명)였다.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는 신인 선수를 한 명도 1군 캠프에 포함하지 않았으나, 한화 이글스는 6명으로 '최다'였다.한화가 신인 선수를 대거 1군 캠프에 데려간 건 김경문 감독의 뜻이다. 새 얼굴을 곁에서 살펴보며 평가를 내리려는 의도가 있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NC 사령탑 시절 젊은 선수를 과감하게 활용, 팀 체질 개선과 활력을 불어넣은 경험이 있다. 왼손 투수 황준서가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 참여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황준서는 지난 시즌 이미 1군에서 기량을 확인한 상황. 선발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 구성(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엄상백)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굳이 황준서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신인 선수의 1군 캠프 합류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팀이 필요로 한 선수라는 일종의 '인증'이어서 동기부여로 연결된다. TV로만 보던 1군 선배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건 그 자체로 보고 배울 게 많다. 다만 단점도 있다. 여러 조언을 받다가 확립되지 않은 자신의 야구를 잃어버릴 수 있다. 기량이 월등한 선수와 경쟁하면 의욕을 잃을 때도 잦다. A 선수는 고교 시절 뛰어난 임팩트에도 불구하고 프로에서 활약은 미미하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신인 때 캠프에서 정말 좋았는데 여러 지도자가 이런저런 조언을 하며 타격폼 등을 미세하게 수정하면서 감각을 잃어버렸다"라고 말했다.선수를 육성하는 방법은 장점을 살리는 것과 단점을 보완하는 것, 크게 두 가지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장단점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게 아니라 연동된다는 점이다. 단점을 보완하다가 장점을 잃어버린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이런 이유로 타격폼을 수정하는 데 적어도 3~6개월 정도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여유가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치들에게 가만히 지켜보라고 해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비쳐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방향성이 없다면 때론 '성실함'이 혼란을 가중할 뿐이다. 신인이 1군 캠프에 합류하는 건 훈장이지만 그 의미를 퇴색하지 않으려면 구단의 명확한 방침이 필요하다. 소수의 지도자에게 선수를 맡기고 다른 지도자는 관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설령 감독이라도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도 참을 필요가 있다. 충분히 지켜보고 방향성을 정한 뒤 이후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른 캠프 합류가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키움과 NC는 신인 선수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캠프 명단을 보면 각 팀의 육성 기조를 느낄 수 있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5.02.11 05:30
프로야구

김민석 "지난해 숫자에 연연…9회 김원중 선배님과 붙어보고 파" [IS 잠실]

"지난해 숫자에 연연하다 조급해졌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내 할 것만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김민석(21·두산 베어스)은 2023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신성' 중 1명이었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그는 그해 타자 최대어로 꼽혔다. '제2의 이정후'라는 수식어까지 따랐다. 이정후만큼은 아니어도 이름값을 했다. 프로 첫 해 타율 0.255 102안타를 기록하며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졸 신인으로 역대 8번째 100안타를 기록했고 올스타전에도 나갔다.김민석은 지난해 2년 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타율 0.211 16안타에 그쳤다. 주전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줄 알았으나 경쟁에서도 밀렸다. 나승엽, 황성빈, 고승민, 윤동희 등 20대 야수들이 동시에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가운데 자리가 빠르게 좁아졌다. 어린 만큼 시간은 많았지만, 롯데는 과감히 미래 자원인 그를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했고 2025년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게 됐다.지난해 곰들의 모임(팬 페스티벌)에서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인 김민석은 비시즌 동안 착실히 개인 운동에 전념했다. 15일 창단 기념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민석은 "곰들의 모임 때는 아직 어색하기도 했고, 적응도 잘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비시즌 동안 잠실에 나와 운동도 하고 나니 지금은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2년 차 부진을 씻기 위해 충실히 겨울을 보냈다. 김민석은 "체력적인 부분,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단에 많이 신경 썼다. 1월부터는 기술 훈련 등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번갈아 가면서 했다"고 했다.수비도, 타격도 숙제가 많다. '롤 모델'로 밝힌 정수빈에 대해 묻자 그는 "개인 운동할 때 만나진 못했다. 라커에서 인사하고 짧게 대화만 나눴다"며 "선배님께 외야 수비할 때 스타트하는 법, 강한 송구를 할 때는 어떤 스텝에서 잡아야 편하게 던질 수 있는지 등을 묻고 싶다"고 했다. 리그 최고 중견수인 정수빈에게 배워 외야 수비를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다. 타격에 대해서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민석은 "지난해 숫자에 연연하다 보니 조급해진 부분도 있다. 안타 개수 등을 목표로 정했다. 그러니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문제가 생길 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 더 조급해졌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내가 할 것만 한다면 지난해보다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김민석은 "부진한 시기가 어린 나이에 온 게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 사실 창피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 번 겪었으니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열심히 훈련 중"이라고 다짐했다.휘문고를 나온 김민석의 본가는 부천이다. 롯데에 지명되면서 자취를 했지만, 이젠 다시 집밥을 먹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김민석은 "본가에 돌아오니 배달 음식은 안 먹게 돼 더 편한 것 같다. 키우던 강아지랑도 다시 같이 살게 됐고, 내 컴퓨터도 있으니 (좋다). 부산에 살 때는 (퇴근하면) 어수선한 분위기도 있었고, 배고플 때는 배달 음식을 먹어야 했다. 생활 패턴이 일정하지 않았는데, 부모님께서 챙겨주시는 게 달라졌다"고 했다. 김민석은 "트레이드됐다고 연락 드렸을 때 부모님께서는 절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좋아해주셔서 나도 힘들다고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친정팀 롯데와 맞대결도 피할 수 없다. 두산은 4월 4일부터 롯데와 사직 3연전을 펼친다. 김민석은 "타석에 들어서도 낯설지 않을 것 같다. 가슴은 뭉클할 것 같다. (구장이 어디든) 투수와 싸워야 하니 잘하고 싶다"고 전했다. 맞붙고 싶은 투수를 묻자 고민한 그는 "김원중 선배님과 9회 때 한 번 붙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민석은 "선배님께서 올라오셨다는 것 자체가 경기가 타이트한 상황일 것이라는 뜻이다. 그 상황에서 쳐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15 15:07
프로야구

'억 소리'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 캠프 비상 걸린 KBO리그 구단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해외 스프링캠프를 앞둔 KBO리그 구단에 초비상이 걸렸다.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8원 오른 143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최고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원화 약세, 달러화 강세'가 지속하고 있다. 비상계엄은 곧바로 해제됐으나,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하락하고 원화 가치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될 분위기가 아니어서 금융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다.미국 모넥스 USA 트레이딩 디렉터 후안 페레스는 비상계엄 직후 "비상사태를 파악하는 동안 한국 원화가 급락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일반적으로 국가의 안정성에 대한 공포나 우려가 없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무산된 뒤 원화 가치 급락을 경고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구단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특히 다음 달 미국으로 1차 캠프를 떠나야 하는 5개 구단(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SSG 랜더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캠프 비용은 대부분 달러로 쓰기 때문에 예산을 크게 초과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A 구단 관계자는 "처음 미국 스프링캠프 계획을 세울 때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안팎이었던 거 같다. (현재 환율과 비교하면) 너무 많이 올랐다"라고 우려했다. B 구단 관계자는 "당연히 부담스럽다, 훈련에 참여하는 인원이나 기간을 조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고 모든 구단이 (어떻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골머리를 앓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야구단이 스프링캠프에 사용하는 비용은 10억~15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원·달러 환율이 조금만 오르더라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선수단 몸집을 줄이면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이외 지역(호주·대만·일본)으로 향하는 구단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2차 캠프를 차릴 예정인 일본(오키나와·미야자키)의 엔화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중순 한때 900원대 이하였던 원·엔 재정환율은 950원을 넘나들고 있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계획된 지출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로화, 파운드화, 대만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 해외로 훈련을 떠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C 구단 단장은 "스프링캠프 비행기 표를 (비상계엄 이전) 이미 구매했기 때문에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건 쉽지 않다. 다만 다른 부분에서 줄일 게 있는지 해봐야 할 거 같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한다면 앞으로 캠프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거로 생각한다. 엄청난 부담이다. 많이 고민된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11 05:30
뮤직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올림픽홀 3일 단콘 올 매진 성료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무대 역량을 집대성한 단독 콘서트를 성료하고 2024년 진행한 콘서트 대장정의 방점을 찍었다.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 ‘리브 앤드 폴’을 개최하고 팬들을 만났다. 이전 공연장 대비 규모를 2배 확장한 올림픽홀까지 국내 공연 6연속 매진을 달성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2022년 12월 데뷔 첫 단독 콘서트 ‘스테이지 플랫 : 오버쳐’ 이후 약 2년 만에 만원 관객과 함께 다시 올림픽홀 무대에 섰다. 객석을 꽉 채운 무대 위에 선 여섯 멤버는 숱한 공연을 통해 차곡히 쌓아온 기량을 온전히 쏟아냈다. 더욱 커진 함성 속 장내 곳곳을 자유롭게 뛰놀며 현란한 밴드 퍼포먼스를 펼치고 록스타의 진가를 발휘했다. 건일의 드럼, 정수의 키보드, 가온과 준한의 기타, 오드의 신시사이저, 주연의 베이스 솔로 연주는 공연에 맛과 멋을 더하며 짜릿한 전율을 안겼다.이들은 잔잔한 발라드부터 격렬한 얼터너티브 메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디스코그래피를 생생한 풀 밴드 사운드로 들려줬다. 강렬한 하모니가 돋보이는 ‘심포니’를 시작으로 밴드만의 속도감이 느껴지는 ‘브레이크 더 브레이크’, ‘노 매터’, 록 스피릿이 물씬 풍기는 ‘머니 온 마이 마인드’, ‘스트로베리 케이크’ 등을 선보였다. 이어 그룹 고유의 폭발적인 개성을 담은 ‘서커 펀치!’, ‘프리킹 배드’ 무대는 장내를 뜨겁게 달궜고 청춘미가 가득한 ‘소년만화’, 시니컬한 매력의 ‘러브 앤드 피어’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마지막 날인 17일 공연에는 ‘한국 록 아이콘’ YB 윤도현이 현장을 방문해 ‘인스테드’를 함께 가창하고 열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이외에 서정성이 묻어나는 ‘워킹 투 더 문’, ‘플루토’,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 감수성을 자극하는 ‘언틸 디 엔드 오브 타임’, ‘나이트 비포 디 엔드’ 등에 이어 희망찬 멜로디의 ‘세이브 미’, ‘꿈을 꾸는 소녀’ 그리고 ‘불꽃놀이의 밤’으로 잊을 수 없는 음악적 낭만을 선사했다.여섯 멤버는 “수많은 공연을 거치고 다시 빌런즈에게 돌아와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 객석이 가득 찬 이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벅찬 감정을 표했다. 이들은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빌런즈의 모습을 보니 없던 힘도 생긴다. 우리를 일으키고 노래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건 여러분들이 주는 힘 덕분이다.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줘서 고맙다”고 진심을 전했다. 또 “우리의 꿈은 빌런즈가 함께이기에 이뤄갈 수 있었고 빌런즈가 있었기에 새로운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리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사랑해 주시고 보러 와주신 덕에 뜻깊고 잊지 못할 공연들을 하고 있다. 저희처럼 이 공연이 좋은 추억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좋은 공연과 모습 보여드릴 테니 자주 보고 웃으면서 오래 함께해보자. 많이 사랑한다”고 애정을 담아 이야기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18 14:51
프로야구

던지고 받아낸 공만 수만 개, "첫 태극마크, 우리도 자랑스러워요" [윤승재의 야:후일담]

"처음 달아보는 태극마크, 저희도 자랑스럽습니다."스프링캠프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이들에게 휴식은 없다. 가슴에 단 태극기의 자부심을 안고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에 나섰다.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의 훈련을 보조하고 수 천 개의 공을 받아내는 서준영(KT 위즈)과 채상준(삼성 라이온즈), 홍권민(키움 히어로즈) 김지석(롯데 자이언츠) 불펜포수들의 이야기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불펜포수'의 명칭이 더 익숙하지만, 사실 이들이 하는 역할은 더 많다. 훈련 전 누구보다 일찍 경기장에 출근해 훈련 장비들을 세팅하고, 배팅 볼 투수도 자처하며 수 백개의 공을 던진다. 불펜장에선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투수들의 공을 수 없이 받아내며 선수들의 기를 불어 넣는 역할도 한다. 훈련이 끝난 뒤 장비들을 정리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 하루가 굉장히 길다. 특히 서준영, 채상준 불펜포수는 누구보다도 더 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서준영 불펜포수는 소속팀 KT가 치른 가을야구 여정을 모두 함께 했다. KT는 올 시즌 5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사상 첫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경기,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모두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의 채상준 불펜포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한 시즌을 채웠다. 둘 모두 강행군의 여독이 있지만,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1년 동안 이들이 던지고 받은 공을 대충 합산한다면 수천, 수만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에서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 국가대표 훈련보조로 나서는 만큼 기대감과 자부심이 있다. 두 불펜포수는 "소속팀이 마무리캠프를 하고 있어 원래라면 거기에 합류할 예정이었다"라며 "이강철 KT 감독님과 삼성 구단의 추천으로 국가대표 불펜포수라는 좋은 기회를 받게 됐고, 좋은 경험을 쌓게 될 거라는 기대가 있어 피곤하다기 보단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선수 뿐 아니라 코치진, 스태프들까지 태극마크를 다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없다. 불펜포수들도 마찬가지다. 한때 선수의 꿈을 키웠던 재원들인 만큼 이번 태극마크가 소중하고 남다르다. 서준영 불펜포수는 고등학교에서 수술을 받고 선수의 꿈을 접은 바 있고, 채상준 불펜포수는 2018년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2020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가슴 속에 국가대표의 꿈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채상준 불펜포수는 "선수를 그만 둘 때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태극마크를 달고 보니 당시에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라도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준영 불펜포수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거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인데, 훈련 보조로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었다.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부심만큼 책임감도 크다. 서준영 불펜포수는 "한국을 대표해서 나간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막상 성적이 좋지 않으면 도움이 안됐다는 마음이 커서 엄청 미안할 것 같다"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화이팅을 외치고 힘이 닿을 때까지 선수들의 훈련을 도울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채상준 불펜포수 역시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에너지도 넘치고 분위기도 좋다. 같이 파이팅 외치면서 대만에 이어 일본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11.08 09:04
메이저리그

폴랑코 떠난 시애틀, 포스팅 앞둔 김혜성 행선지로 거론…MLB닷컴 '평가 구단 중 하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김혜성의 행선지로 시애틀 매리너스가 언급됐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스타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 중 하나가 시애틀'이라며 '이번 오프시즌에도 2루는 시애틀의 (포지션 보강)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라고 7일(한국시간) 전했다. 올 시즌 시애틀의 주전 2루수는 호르헤 폴랑코(31)였다. 시즌 타격 성적은 118경기 타율 0.213(417타수 89안타) 16홈런 45타점. 시즌 뒤 FA로 팀을 떠나면서 포지션 공백이 생겼고 이를 채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MLB닷컴은 'MLB 네트워크 전문가인 존 모로시에 따르면 시애틀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김혜성을 자세히 평가한 구단 중 하나'라며 '올해 25세인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통산 8시즌 타율이 0.304. 최근 두 시즌 동안 타율 0.331, 도루 55개를 기록했고 수비도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김혜성은 아직 포스팅 시스템 절차를 밟고 있지 않으나 지난달 31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는 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신분조회는 해당 선수를 영입하기 전 진행하는 사전 절차에 해당한다. MLB닷컴은 '아직 키움 구단이 그를 포스팅하지 않아 MLB 팀과 협상할 수 없지만, 이번 오프시즌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로시는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등 2루수가 필요한 팀들이 김혜성 영입 시장에 나설 수 있다고 썼다'라고 전했다. LA 다저스의 움직임도 흥미롭다. MLB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서울시리즈로 리그 개막을 알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 스카우트들이 김혜성을 좋아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한편 2017년 프로 데뷔한 김혜성은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자격을 갖췄다. 공·수·주를 겸비한 국가대표 내야수. 20대 중반으로 비교적 나이가 적은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1월 구단의 해외 진출 동의를 구한 김혜성은 당시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 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늘 하던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7 09:08
프로야구

류중일 감독 "자욱이도 없고 시환이도 없고...김도영 중심 되길"

"지금 구자욱(삼성 라이온즈)도 없고, 노시환(한화 이글스)도 없고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없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대표팀의 중심이 돼야 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잘 해주기 바란다."올 시즌 KBO리그를 뒤흔든 김도영이 이번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로 나선다. 지난해 대표팀 중심 타자들의 빈자리를 200% 채울 수 있는 그에게 류중일 감독도 기대를 드러냈다.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날은 한국시리즈(KS)가 끝난 바로 다음날. KS를 치르느라 훈련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단을 기다리면서 자연히 그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투수진에선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원태인이 중심이었다. 타자들 중엔 역시 부상으로 빠지는 구자욱, 그리고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도영이 화제에 올랐다.김도영은 올 시즌 유력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141경기 출전해 타율 0.347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역대 1위 ,타율 3위, 홈런 2위, 안타 3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위 등 각종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실력 그자체만으로도 대표팀 으뜸이지만, 대표팀으로서도 김도영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김도영과 함께 올 시즌 정상급 타격 성적을 기록하던 구자욱은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무릎 부상을 입어 대표팀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APBC 대표팀 4번 타자를 맡았던 노시환은 부상과 부진으로 이번 대표팀에 출전하지 못한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앞둔 김혜성 역시 대표팀 명단에 없다. 지난해 승선하지 못했던 김도영이 이번엔 국제 무대를 흔들어줘야 대표팀 역시 선전을 기대할 수있다. 류중일 감독은 "아무래도 김도영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했다. 취재진에게 수비 불안 요소는 없냐는 질문이 나오자 류 감독은 "KS를 보니 실책도 안하는 것 같더라. 올해 홈런도 많이 쳤고 도루도 많이 했다. 김도영이 중심이 돼 해야 한다. 구자욱도 없고 시환이도 없고 혜성이도 없다. 나이는 어리지만, 김도영이 잘 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물론 김도영 외에도 벌써 류중일 감독 눈에 든 기대주들이 있다. 김도영과 동갑내기 3루수인 김영웅(삼성)도 그중 하나다. 올해 타율 0.252 28홈런 79타점을 친 김영웅은 삼성이 KS에 오를 수 있게 힘을 보탰다.류중일 감독은 "영웅이도 치는 것을 보니 좋았다. 나승엽(롯데 자이언츠)도 치는 걸 보니 좋더라. 문보경(LG 트윈스)도 있고 이주형(키움)도 좋더라. 연습 경기지만, 치는 걸 보니 왜 잘 치는지 알겠더라"고 칭찬했다. 타선 전반의 걱정보단 타순 배치가 고민이다. 류중일 감독은 "몇 번에 둘지, 4번을 누가 둘지가 고민"이라고 전했다.한편 국제대회에서도 김도영은 3루로 나설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 3루수로 써야 한다"며 "내야 운영이 고민이다. 송성문(키움)은 1루와 2루가 되고, 문보경도 3루와 1루가 된다. 짜보니 구성이 잘 나온다. 대타 1번은 누가 나오고, 오른손 투수일 때 왼손 투수일 때, 대주자일 때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0 09:12
프로야구

"스피드 자체가 안 나오는 거 같다" KS 1차전 '영웅'이 공 2개로 피홈런 2개라니 [KS3 냉탕]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의 '영웅'이 3차전에선 고개 숙였다.KIA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3차전을 2-4로 패했다. 홈(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승리, 높은 우승 확률(90%)을 선점했으나 3차전 패배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삼성 4차전 선발이 토종 에이스 원태인(KIA 선발 제임스 네일)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이 감돈다.이날 6회까지는 팽팽했다. 삼성이 3회 이성규, 5회 김영웅의 솔로 홈런 두 방으로 앞서 나갔지만, KIA는 0-2로 뒤진 6회 초 2사 2루에서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로 추격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경기장 특성상 어느 팀도 안심할 수 없는 점수 차였다. 그런데 7회 말 승부가 삼성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우려했던 홈런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선발 에릭 라우어와 장현식에 이어 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전상현이 통한의 솔로 홈런 2개를 연거푸 맞은 게 화근. 7회 첫 타자 김헌곤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비거리 115m 좌월 홈런, 후속 박병호에겐 초구 슬라이더가 우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범호 감독은 연타석 피홈런 직구 이준영을 마운드에 세웠다.리그 역대 포스트시즌(PS)에서 등판 후 1구, 2구째 피홈런 2개를 내준 건 2022년 10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정용(LG 트윈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KS 사상 첫 불명예 기록. 1-4로 뒤진 KIA는 8회 초 김도영의 적시타로 한점 따라붙었으나 '연타석 피홈런'으로 벌어진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전상현은 KS 1차전의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였다. 당시 서스펜디드 경기로 속개된 6회 초 무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1과 3분의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마무리 투수 정해영과 함께 이범호 감독이 믿고 내는 필승조 중 하나였는데 예상하지 못한 '일격'에 쓰러졌다. 그만큼 KIA의 타격이 작지 않았다.이범호 감독은 경기 뒤 "첫 번째 경기는 상현이가 워낙 잘 던져줬다. 투구 수를 30개 가까이 던졌는데 (오늘 경기에선) 스피드(구속·최고 143㎞/h) 자체가 안 나오는 거 같아 체크를 해봐야 할 거 같다"며 "마무리(정해영) 전에 던지는 투수 중에선 전상현이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다. 체크해보고 어떤 타이밍에 쓸지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대구=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5 22:14
뮤직

[IS포커스]故 신해철, 10주기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마왕’

2014년 10월 27일. 위 수술 후 쓰러져 사경을 헤매던 고(故) 신해철의 시간이 멈췄다. 천재 뮤지션이자 철학가,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행동가였던 신해철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인해 허무하고도 야속하게 하늘로 돌아갔다. 신해철이 떠난 지 10년. K팝으로 명명되는 한국 대중음악계는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30여년 전 발표된 그의 음악은 2024년 현재도 여전히 뜨겁게 숨쉬고 있다. 신해철이라는 이 대체불가한 뮤지션의 탄생을 알린 곡 ‘그대에게’는 지금도 대학가에서 젠지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고, 생전 그가 자신이 죽은 뒤 묘비가 생기면 새겨지길 원한다고 밝혔던 가사의 ‘민물장어의 꿈’(1999)도 그의 사후 재조명되며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 ◇ “이전 세대의 문 닫고 새로운 세대 나오게 한 아티스트”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로 대상을 수상한 밴드 무한궤도의 보컬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솔로 아티스트이자 밴드 넥스트로 활동하면서는 기성 70~80년대 밴드 음악과 차별화된 진보적 사운드와 실험적인 시도가 가득한 음악들로 90년대 대중음악신 황금기의 한 축이 됐다.신해철은 당대 밴드신을 넘어 음악시장을 이끈 선구자였고, 그의 음악은 무수한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에게 영감이 됐다. 음악신의 풍토는 바뀌었지만 그가 선보여 온 실험적이고 완성도 높은 음악 세계는 누구나 경의를 표하는 대목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신해철의 음악에는 크게 두 개의 젖줄이 있다. 하나는 70~80년대를 고민하며 의지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했던 소위 포크적 성향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열정을 연주 형태로 표현하는 록적인 부분”이라며 “많은 고민을 새롭고 신선한 스타일로 선보였는데 대표적인 곡이 ‘그대에게’였다고 본다. 이전 세대의 문을 닫고 새로운 세대가 나올 수 있게 해준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이어 “90년대를 대중음악 르네상스 시대라고 하지 않나. 당시엔 변화의 거대한 에너지가 응축돼 있었는데 그 에너지를 더 북돋아줬던 장본인이 신해철이었다. 90년대 음악 쪽에서 다양한 시도가 나올 수 있는 물꼬를 터줬고, 스스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고 평했다. 짧고 강렬했던 넥스트 활동을 뒤로 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귀국한 그는 이후 활동 반경을 넓혀 정치적 발언을 주저하지 않고 사회 비판에도 앞장서는 독설 논객으로도 활약했다. 2001년부터는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 DJ로 활약하며 ‘마왕’ 호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냉철한 분석과 인류애적 신념을 담은 진보적인 철학을 거침없이 표현해 온 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이었다. MBC ‘100분 토론’에 여러 차례 출연해 간통죄 반대, 대마초 합법화, 체벌 금지 등을 주장했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추모 앨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히얼 아이 스탠드 포 유 2014년 6월, 신해철은 6년 만에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와 뮤지션으로서 계속될 여정을 팬들 앞에 약속했지만 불과 4개월 뒤 쓰러졌다. 그는 복통을 일으켜 병원에 방문했다가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 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술을 받고 고열과 통증 등 복막염 증세를 보인 끝에 같은 달 27일 운명을 달리했다. 신해철 유족은 “병원장 강모씨가 환자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영리적인 목적으로 위 축소술을 강행했고, 이후 신해철이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검사·치료를 소홀히 해 숨지게 했다”며 의료 과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 긴 법정다툼 끝에 최종 승소했다. 또 집도의 강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의료사고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을 받는 일이 흔하지 않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해당 사건을 계기로 의료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유족 등의 노력 끝에 2016년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일명 ‘신해철법’이라 명명됐다. 그렇게 신해철은 (의도치 않게) 사후에도 불합리한 세상을 바꿔 나가는 데 앞장섰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신해철의 음악은 장르적 변주나 테크닉, 결코 머무르는 법 없는 다양한 시도, 멜로디의 미학적 아름다움 등 음악 자체로도 위대하지만 사회적 메시지성을 띤 가사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나·사회·삶에 대한 관조와 철학의 깊이가 남다른데 신해철 이후 사실 그런 음악인이 별로 없어서 그의 부재가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어느새 마주하게 된 신해철의 1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동료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 뭉친다. 오는 26일과 27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를 통해서다. 신해철과 함께 활동했던 N.EX.T(김영석·김세황·이수용)와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을 비롯해 26일 싸이, 김범수, 예성(슈퍼주니어), 솔라(마마무), 밴드 넬, 해리빅버튼이, 27일 전인권밴드, 이승환, 국카스텐, 에피톤 프로젝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신해철의 명곡을 새롭게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25 05:45
프로야구

MLB 도전 나서는 김혜성 "꿈꾸던 내 모습, 아직 50% 수준" [IS 인터뷰]

김혜성(26·키움 히어로즈)은 정규시즌 막판, 마치 루틴처럼 사인 요청에 임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그에게 미리 사인공·사인배트를 받으려는 이들이 많았던 것. 팬, 구단 관계자, 선·후배 동료를 가리지 않았다. 김혜성은 최근 3년(2021~2023)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BO리그 대표 내야수다. 지난해 12월 빅리그 도전 의지를 드러낸 그는 올해 6월 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에이전시(CAA스포츠)와 계약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섰다. 김혜성은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혜성은 MLB 도전에 대해 "특별히 이전과 다른 각오로 이번 겨울을 맞이하는 건 아니다. 그동안 열심히 했고, 도전할 기회가 생긴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넓은 무대에서 뛰면 정말 좋겠고, (MLB 진출이) 안 되더라도 KBO리그에서 한 단계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혜성은 몇 차례 터닝포인트를 거쳐 빅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올라섰다. 그때마다 큰 힘을 준 지도자·선배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다리 수술을 받은 김혜성은 그전까지 주 포지션이었던 포수를 더 소화할 수 없게 됐고, 이후 투수와 외야수를 차례로 맡았다.내야수로 자리잡은 건 동산고 진학 뒤였다. 김혜성은 "1학년 때부터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서 주전이 없었던 2루수를 맡게 됐다. 그전까지 내야 수비 경험이 없어서 너무 못했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는데 당시 정재준 수비 코치님이 나를 잡고 끌어주셨다.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내 야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만남이었다"라고 돌아봤다.김혜성은 프로 입단 첫해(2017년)는 내내 2군을 지켰고, 2018년부터 1군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해 키움에는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치고 복귀한 박병호(현 삼성 라이온즈),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던 서건창(현 KIA 타이거즈), '공격형 유격수'로 주가를 높였던 김하성(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있었다.김혜성은 "(박)병호 선배님, (서)건창 선배님 그리고 (김)하성이 형을 보면서 '어떻게 실력도 좋은 선수들이 저렇게 자기 관리에 철저할 수 있나' 싶었다. 그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독하게 나를 다그치면서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지난 7년 꾸준히 성장한 김혜성의 시선은 MLB로 향해 있다. 목표는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김혜성은 "목표로 삼았던 기록을 해내기도 했고, 아마추어 시절보다 더 나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 시절부터 내가 그렸던 모습에 다가서려면 멀었다. 아직 50% 수준"이라고 했다.이어 김혜성은 "MLB 진출에 도전하는 이유도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다. 모든 일에 한계를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어리고,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많은 선수다.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혜성은 지난 8년 동안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신과 키움을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서도 "항성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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