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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육성 선수→2차 드래프트→대주자→MVP 7표' LG의 1m71㎝ 신데렐라

LG 트윈스의 '신데렐라' 신민재(28)가 가을 야구에서 신바람을 몰고 있다. 신민재는 2024 포스트시즌(PS)에서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까지 6경기 동안 타율 0.360(25타수 9안타)를 기록했다. 도루는 5개로 가장 많고, 타점과 득점은 4개씩이다. LG의 답답한 공격 흐름을 끊고, 가장 많은 찬스를 만든 이가 바로 신민재였다. 준PO에서 기록한 도루 5개는 LG로 분위기를 갖고 오는 귀중한 '스틸'이었다. 신민재는 준PO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총 7표(유효표 67표)를 얻어 야수로는 유일하게 득표했다. 임찬규(34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19표)에 이어 손주영과 함께 MVP 투표 공동 3위였다. 신민재는 인천고를 졸업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작은 체구(1m71㎝, 67㎏) 탓에 미지명됐다. 두산 베어스의 육성 선수로 프로행에 성공한 그는 이듬해 7월 현역으로 입대했다. 2017년 11월 열린 2차드래프트, LG는 군 복무 기간이 8개월 남은 신민재를 마지막 3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대주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19년 1군에 데뷔한 신민재는 LG에서 대주자 전문 요원으로 활약, 2022년까지 22도루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2루수로 출장 기회를 얻자 빠른 발에 가려진 센스 있는 타격 기술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신민재는 지난해 타율 0.277 28타점 47득점 37도루를 기록,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해 LG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 타석을 달성하며 타율 0.297 40타점 78득점 32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가을 야구에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의 부진도 완벽하게 털고 있다. 지난해 KS에서 9번이었던 타순은 2번까지 올라왔다. 빠른 발과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신민재가 2번 타자로서 펄펄 날자, 중심 타선의 타점 기회도 늘어난다. 덕분에 염경엽 감독이 원했던 출루율이 높은 '8(박해민)-9(문성주)-1(홍창기)-2(신민재)' 타선을 형성했다. 지난 5일 KT 위즈와의 준PO 1차전 0-2로 뒤진 4회 말 1사 후 안타를 뽑은 뒤 2루 도루에 성공,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 때 추격점을 올렸다. 볼넷으로 걸어 나간 6회에는 2루 도루 때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을 유도해, 3루 주자 홍창기의 득점을 견인했다. 다음날인 2차전에는 3회 말 동점 적시타를 쳤고, 4-2로 앞선 6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신민재의 활약 속에 LG는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8일 3차전에서는 2-3으로 뒤진 5회 초 1사 1루에서 안타로 출루, 후속 오스틴의 결승 3점 홈런의 발판을 만들었다. 11일 5차전에서는 0-0이던 1회 1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가 오스틴의 2루타 때 선제 득점을 기록했다. 3회 공격에선 2루 도루에 이은 KT 포수 장성우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 오스틴의 희생 플라이 때 추가 득점했다. LG가 4-10으로 패한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1차전에서는 팀 내 유일하게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쳐냈다. 준PO 4차전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내주는 순간 유격수 오지환과 충돌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호수비도 여러차례 선보였다. 또 준PO 5경기에서 올린 5도루는, 역대 준PO 개인 통산 최다 도루 신기록이다. 신민재는 "팀이 원하는 자리가 대주자라면, 그 자리에서 뛰는 것도 좋다"고 말하면서도 "언제 타석에 들어설지 모를 때와 첫 타석에서 못 쳐도 다음 기회가 있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대구=이형석 기자 2024.10.15 09:44
배구

읍소에도 취업률은 41%···2군은 먼 얘기, V리그 현실이다 [IS 시선]

"수련 선수 선발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구단마다 어려운 상황은 알고 있지만 마음의 문을 닫지 마시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심사숙고 해주시기 바랍니다."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사회자의 이런 간청에도, 추가 선수를 뽑은 구단은 없었다. 신인 드래프트는 취업률 41.3%로 막을 내렸다. 2005년 드래프트 도입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7개 구단은 1~2라운드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했다. 다만 3·4라운드 지명권을 사용한 구단은 각각 흥국생명과 현대건설뿐이었다. 나머지 5개 구단은 포기했다. 이후 3개 구단에서 추가로 수련 선수를 선발했다. 총 46명의 지원자 중 총 19명(수련 선수 3명 포함)이 프로행에 성공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 지명을 받지 못해 부모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는 학생도 있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올해 지원자의 기량이 뛰어나지 않아 16명 정도 선발을 예상했다. 그보다는 많이 뽑혔다"라고 했다. A 구단 관계자도 "즉시 전력감 선수가 거의 없다. 좋은 선수가 있다면 더 많이 뽑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각 구단이 지명권을 포기하는 사례는 비단 올해만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고 있다. 선수 기량의 문제만은 아닌 셈이다. V리그 구단의 구조적, 환경적 아쉬움도 있다. 구단별 국내 선수 등록 인원은 수련 선수를 제외하고 최대 19명(외국인 제외)까지 가능하다. A 구단 관계자는 "어차피 경기에 뛰는 선수는 10명 정도"라며 신인 선발에 미온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B 구단 관계자는 "선수 생활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베테랑이 많이 뛰고 있다. 신예 선수가 입단하자마자 이를 뛰어넘기 쉽지 않다"라며 "또한 경기에 뛰는 선수는 정해져 있고 경기 수는 너무 적다 보니 많은 선수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현실이 계속되면 한국 배구의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취업 문이 좁아지면 "배구를 하겠다"는 유망주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특히 V리그 여자부 흥행은 역대급으로 치솟는데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특정 선수에 기댄 인기가 언제 사그라질지 모른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6월 중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위기에 빠진 한국 배구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돌파구로 '프로배구 2군 리그 제도 도입'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구단들이 신인 선발에 미온적인 상황에서 이는 한낱 허상에 불과하다. B 구단 관계자는 "2군 제도를 운영하려면 19명의 선수만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더 많은 선수 필요하다"라며 "구단들은 2군 운영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7개 사령탑 중 최연장자인 김호철 IBK 기업은행 감독은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가 담긴 한마디를 했다. 그는 "많은 선수를 뽑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찮다.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초중고 배구단 창단을 늘리는 등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 우승팀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구인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선수가 프로에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4.09.05 06:03
배구

KOVO 여자 신인 선발 기계 결함으로 40분 중단···목표여상 김다은 1순위 도로공사행 [종합]

2024~25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가 기계상의 오류로 40여 분간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마쳤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신인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지난 시즌 최종 순위 역순을 기준으로 추첨이 진행됐다. 페퍼저축은행(35%)-한국도로공사(30%)-IBK기업은행(20%)-GS칼텍스(8%)-정관장(4%)-흥국생명(2%)-현대건설(1%) 순으로 공이 차등 분배됐다. 가장 처음에 도로공사의 '하늘생' 공이 나왔다. 이어 2순위 GS칼텍스, 3순위 페퍼저축은행이 뽑혔다. 그런데 이내 추첨이 중단됐다. 기계상의 오류라는 공식 발표가 이어졌다. 7개 구단 사무국장이 모여 예정보다 훨씬 오래도록 논의했다. 일부 관계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도 했다. KOVO 운영팀 관계자가 마이크를 들고 "기계상의 결함이 발생했다. 첫 번째 추첨은 확률상 문제가 없어 인정한다. 그러나 2~3순위 추첨은 (이전 순위에서 나온) 공이 1개 빠진 상태로 진행돼, 확률상의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재추첨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KOVO 관계자에 따르면 1순위 추첨 후 이 공을 다시 추첨기에 집어넣고 다음 순위 추첨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넣기 전에 2순위 공이 나왔다는 것이다. 3순위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일부 구단에서 반발했고, 결국 추첨 영상을 다시 확인했다. 일종의 VAR이 이뤄진 셈. KOVO 관계자는 "확률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음을 확인했다"라며 "1~3순위 추첨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신무철 사무총장은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 사죄드린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이후 4~7라운드는 현대건설-흥국생명-IBK기업은행-정관장 순으로 정해졌다. KOVO 관계자는 "리허설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1순위 지명권을 쥔 도로공사는 전체 1순위로 목표여상 세터 김다은(1m78㎝)을 지명했다.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U-20) 3위 성적을 이끌기도 했다. 이어 GS칼텍스가 미들블로커 최유림(근영여고),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목표여상)가 2~3순위로 프로행에 성공했다. GS칼텍스는 2022년 12월 리베로 오지영을 페퍼저축은행으로 보내면서 2024~25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4~7라운드는 현대건설 강서우(일신여상), 흥국생명 이채민(남성여고), IBK기업은행 최연진(선명여고), 정관장 전다빈(중앙여고)이 순서대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이형석 기자 2024.09.03 15:55
NBA

푸마는 놀라서 발 뺐다…'농구 여제' 클라크, 나이키와 384억원 '빅딜'

미국 대학농구 '슈퍼스타' 케이틀린 클라크(22)가 스포츠의류업체 나이키와 '빅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24일(한국시간) '클라크가 시그니처 신발을 포함한 8년, 총액 2800만 달러(384억원) 계약으로 나이키와의 인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클라크의 에이전트와 나이키 측 모두 관련 사안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계약이 성사된다면 여자 농구 사상 최고의 스폰서십 계약이 될 전망이다.클라크는 지난 16일 열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인디애나 피버에 지명됐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에서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그는 NCAA 통산 139경기에 출전, 평균 28.4점 8.2어시스트 7.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장거리 3점 슛에 패스 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캐릭터. 지난 8일 클라크의 소속팀이던 아이오와대와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NCAA 결승전 평균 시청자 수는 1870만명. 클라크의 프로행이 결정된 WNBA 드래프트 시청자 수는 사상 최고인 24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엄청난 인기만큼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언더아머와 아디다스도 클라크와의 계약에 관심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푸마도 계약에 뛰어들었는데 연간 300만 달러(41억원)에서 입찰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길 듣고 발을 뺐다고 한다. WSJ은 '클라크가 언더아머로부터 4년, 총액 1600만 달러(219억원), 아디다스는 4년, 600만 달러(82억원)의 제안을 받았고 둘 다 시그니처 신발이 포함됐다'고 밝혔다.ESPN은 '클라크는 WNBA에서 10년 이상 뛸 수 있으며 올해 파리, 2028년 LA,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 미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클라크의 WNBA 신인 연봉은 7만6000달러(1억400만원). 연봉 이외 수입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4 09:45
배구

우승 문턱서 번번이 외국인에 밀린 임동혁 "이번엔 내 손으로 통합 4연패를"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의 임동혁이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을 벼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통과한 OK금융그룹과 29일부터 챔프전 일정에 돌입한다.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OK금융그룹은 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임동혁은 이번 챔프전에서 '주연'을 꿈꾼다. 앞서 대한항공의 우승 영광 순간에는 웜업존에 머무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임동혁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행을 선택, 2017~18 대한항공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했다. 2020~21시즌에는 506득점, 이듬해에는 419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통합 3연속 우승의 출발점이었던 2020~21시즌 챔프전에선 30득점(5경기), 2021~22시즌에는 11득점(3경기)에 그쳤다. 정규시즌 1위에 크게 공헌했지만, 정작 중요한 챔프전에서는 외국인 선수에 밀린 탓이다. 임동혁은 개인 통산 정규시즌 1873득점을 올리고도, 포스트시즌에는 고작 61득점뿐이다. 포지션 특성상 외국인 선수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임동혁의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로, 리시브를 하지 않고 공격에만 집중한다. V리그에선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뛴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곽승석 등 아웃사이드 히터 기량이 뛰어나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 포지션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한정한다. 임동혁과 외국인 선수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사령탑은 단기전에서 외국인 선수의 기용을 늘렸다. 임동혁도 "정규시즌에 많이 기용돼 뛰었지만, 챔프전에선 외국인 선수가 많이 코트를 밟아 아쉬움이 있긴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올 시즌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임동혁은 총 559득점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에는 1위였다. 공격 종합 부문은 56.02%로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당당히 전체 1위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의 부상 공백을 메운 것도 임동혁이었다. 대한항공은 링컨-무라드 칸을 내보낸 뒤 챔프전을 앞두고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막심 지가로프을 데려왔다. 대한항공은 "무라드는 교체선수로 선발돼 팀의 정규리그 1위에 기여했으나, 기복 있는 경기력과 개인 기량이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해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막심은 직전 시즌 카타르 리그에서 득점 1위, 서브 2위를 차지했고 큰 경기 경험도 많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선호하는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 유형이다. 다만 단시간에 얼마나 팀에 녹아들고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임동혁은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정규시즌 박빙 상황에서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누가 해결하고 싶냐'고 묻자 임동혁이 손을 번쩍 들 정도였다. 임동혁은 이번 시즌 종료 후 입대 예정이다. 28일 발표된 국군체육부대(상무)가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챔프전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나선 이전과는 달리)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 손으로 (통합 4연패) 기록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챔프전 최우선수(MVP)도 그의 목표 중 하나다. 이형석 기자 2024.03.29 11:36
배구

"아직 더" 국가대표 세터의 냉철함과 "다음에 또" 토종 득점 1위의 자신감

"얘가 1등이에요?"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9)는 까마득한 후배 임동혁(25)이 국내 선수 최다 득점자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반문했다. 수많은 공격수와 호흡을 맞춰온 한선수는 V리그 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성장한 임동혁을 냉철하면서도 기대감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인천 홈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 이틀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4세트 24-20에서 24-22로 쫓기자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한선수는 "누가 자신 있냐?"고 물었다. 임동혁이 "저요"라고 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미들 블로커 김규민 역시 같은 답을 했다. 한선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빙긋이 웃었다. 한선수의 선택은 임동혁이었다. 하지만 임동혁의 백어택 공격은 24-20에 이어 다시 한번 상대 블로킹에 막혔다. 24-23 턱밑까지 쫓기자 한선수와 임동혁을 빠지고, 유광우와 무라드 칸이 투입됐다. 무라드는 24-23에서 이날 처음 시도한 공격을 상대 코트에 내리 꽃아 경기를 매조졌다.한선수는 "꼭 본인에게 공을 달라고 한 선수에게 토스하면 이렇게 실패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임동혁은 이날 양 팀 최다인 25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51.22%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범실이 14개로 많았고, 클러치 상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한선수는 옆에 있던 임동혁을 향해 "완전한 에이스가 되려면 더 성장해야 한다. (경기 상황이나 토스가) 안 좋을 때도 풀어나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V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는 외국인 선수가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가 주전으로 뛰는 팀은 대한항공밖에 없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행을 택한 임동혁은 2017~18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했다. 이번 시즌 공격 종합 1위(56.47%)에 올라 있다. 총 478득점으로 전체 7위, 국내 선수 중에는 가장 많다. 이런 모습이라면 2020~21시즌 기록한 한 시즌 최다 506득점 경신이 유력하다. 임동혁은 "높은 성공률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고 반겼다.임동혁의 성장은 자신감에서 드러난다. 그는 "예전에는 내게 공을 달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공격수가 자신감을 보여야 세터도 믿고 공을 배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4일 경기 4세트 상황을 돌아보며 "결과는 실패였지만 똑같은 상황이 와도 나한테 공을 달라고 표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선수도 임동혁의 성장을 기대한다. 그는 "동혁이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 앞으로 경기를 읽는 눈도 향상되고, 더 좋은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임동혁은 "예전에는 힘으로만 때렸다면 요즘은 블로킹을 이용하거나 연타 공격도 하고 있다"면서 "안 좋은 볼도 잘 때려야 한다. 아직 발전하게 많다. 이런 범실을 통해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형석 기자 2024.02.16 07:41
프로야구

[IS 피플] "맞는 거에 두려움 없다" 투사 서호철의 헤드샷 '2개'

두려움 없이 맞서던 NC 다이노스 서호철(27)이 또 한 번 '헤드샷'에 쓰러졌다.서호철은 24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 2-3으로 뒤진 8회 말 김강률이 던진 직구에 머리를 직격당했다. 머리 쪽으로 향한 시속 145㎞ 직구를 피해 보려고 했지만, 공보다 빠를 순 없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서호철은 검진 결과 코뼈 골절이 확인됐다. 구단 관계자는 "전문의 진료 결과 코뼈 골절 소견이 나왔는데 수술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내일(26일) 선수의 컨디션 확인 후 내부 회의를 거쳐 선수 등록 및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서호철은 지난 4월에도 헤드샷을 당했다.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던진 직구에 머리를 가격당했다. 평생 한 번도 어려운 헤드샷을 1년 동안 두 번 당했으니 '불운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서호철은 4월 첫 헤드샷 때는 11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돌아왔으나 한동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김강률의 헤드샷은 코뼈 골절까지 이어져 4월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주전 유격수 김주원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차출된 NC로선 주전 3루수 서호철의 부상이 뼈아프다. 도태훈을 비롯한 백업 자원이 한동안 공백을 채워야 한다. 동의대를 졸업한 서호철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NC에 입단했다. 효천고 졸업 후 미지명, 대학 졸업 후에는 하위 라운드에 뽑힐 정도로 프로행이 녹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고난 성실함으로 어렵게 기회를 잡았고 올 시즌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으로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서호철의 부상 전 성적은 타율 0.293(355타수 104안타) 3홈런 38타점. 화려하지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로 코칭 스태프의 신뢰를 쌓았다.서호철은 배터박스에 붙어서 타격하는 유형이다. SSG 랜더스 간판타자 최정과 비슷하다. 배터박스에 붙으면 몸에 맞는 공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4월 헤드샷 이후에는 더욱 민감할 수 있지만 변함이 없다. 그는 최근 "몸쪽을 과감하게 돌리면 바가지 안타도 나온다. 맞는 거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앞으로도 꾸준히 그렇게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 타석을 과감하고 간절하게 들어섰던 그였기에 구단도 더욱 안타깝게 서호철의 부상을 지켜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5 17:13
프로야구

'수성대의 기적' 성준 코치 "삼성 선택 받아서 더욱 의미"

오른손 투수 박준용(19·수성대)이 2년 전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아픔을 지워냈다. 성준 수성대 코치는 "우리로선 큰 기쁨이다. 준용이가 남다르게 준비했는데 계획대로 잘 움직여 줘서 좋은 선택을 받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박준용은 지난 14일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번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이번 드래프트에 도전한 대학교 졸업 예정자는 얼리 드래프트(조기 지명) 41명 포함 총 296명. 박준용의 이름은 대학교 졸업 예정자 중 정현수(송원대·2라운드 전체 13순위 롯데 자이언츠 지명)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불렸다. 현장에서 만난 A 구단 운영팀장은 "박준영은 대학리그 최고의 투수다. 예상대로 이른 순위에 뽑혔다"고 촌평했다.박준용은 올해 대학리그 10경기에 등판,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경성대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140㎞ 후반대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다양하게 섞는 선발 자원. 제구가 뛰어나고 체격 조건(키 1m85㎝·몸무게 92㎏)도 탄탄하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선 어느 팀의 구애도 받지 못했지만, 대학 진학 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성준 코치는 "준용이는 구미 출신에 경북고를 나왔다. 고향 팀 삼성의 선택을 받아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며 "(몸 관리 때문에) 탄산음료나 술도 안 마신다. 정진하는 마인드나 자세가 프로"라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성대에서 드래프트 지명자를 배출한 건 지난해 외야수 황의준(KT 위즈)에 이어 박준용이 역대 두 번째다.수성대 야구부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에 있다. 2019년 8월 창단해 야구단 역사가 길진 않지만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SK 와이번스 수석 코치,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 등을 두루 거친 성준 코치가 2019년 12월부터 힘을 보탠다. 경북고 선배 서석진 감독을 보좌하며 투수 조련에 집중한다. 박준용은 그 결과물 중 하나. 성 코치는 "스승과 제자라는 얘긴 별로 안 하고 싶다. 난 그저 인연이 닿은 선수들의 어드바이저(조언자)일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선수들을 챙기는 것도, 박준용의 대체 선발을 육성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성준 코치는 "선수 수급은 항상 난제다. 많이 어렵다"며 "현재는 야구가 전부처럼 보이지만 인생 전체로 보면 그렇지 않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았더라도) 여러 도전을 계속해 나가는 게 우리 선수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고 조언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8 07:01
프로야구

[드래프트] '1순위 황준서 포함' 1R 3명…총 7명 지명 '장충고 잔치'

2024 KBO 신인 드래프트는 '장충고 잔치'였다.장충고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7명의 지명자를 배출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통틀어 이날 최다. 이번 드래프트에 15명의 선수가 도전해 절반에 가까운 자원이 프로행을 확정한 셈이다. 서울 권역 라이벌 휘문고도 6명으로 적지 않은 프로 선수를 배출했지만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건 단연 장충고였다.장충고는 왼손 에이스 황준서가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황준서는 고교 랭킹 1·2위를 다툰 오른손 투수 장현석(마산용마고)이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구단과 계약한 뒤 일찌감치 '최대어'로 분류됐다. 이어 투수 육선엽이 1라운드 전체 4순위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윤하가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1라운드에 호명된 10명의 선수 중 3명이 장충고였던 셈. 장충고를 제외하면 인천고(김택연) 경북고(전미르) 강릉고(조대현) 부산고(원상현) 휘문고(김휘건) 세광고(박지환) 서울고(전준표)가 각각 1명씩 1라운드 지명 선수를 배출했다. '장충고 강세'는 계속 이어졌다. 2라운드 1순위이자 전체 11순위로 투수 조동욱이 한화, 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투수 원종해가 NC 다이노스에 지명됐다. 드래프트에 지원서를 낸 장충고 투수 6명 중 5명이 7라운드 이내 이름이 불렸다. 포수로 지원한 권현과 류현준도 모두 프로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권현은 10라운드 전체 91순위, 류현준은 92순위로 각각 한화와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드래프트 뒤 현장에서 만난 A 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장충고는 (독수리 5인방으로 불린) 투수 5명을 비롯해 전력이 좋았다. 드래프트 전 예상대로 많은 선수가 뽑혔다"고 전했다. 황준서는 "지명받은 후 다른 애들도 받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간절했다.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보다 다른 친구들이 불릴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4 19:01
스포츠일반

'슈퍼루키' 한지은 가파른 상승세…팀리그 우승 이어 개인투어 '쾌조 스타트'

최근 PBA팀리그 2라운드를 우승으로 이끈 ‘슈퍼 루키’ 한지은(에스와이)이 LPBA 1차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한지은은 지난 30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 개막 첫날 이은실과의 경기에서 하이런 6점을 앞세워 20이닝만에 25-10으로 승리, 가볍게 2차예선(PQ)라운드에 올랐다. 서한솔(블루원리조트) 최혜미(웰컴저축은행) 권발해 정보윤 올리비아 리 등도 PPQ라운드를 통과했다.최근 종료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4 2라운드에서 맹활약하며 팀 에스와이 바자르를 우승으로 이끈 한지은은 16이닝까지 11-8 근소하게 리드를 점하다 경기 종반 터진 막강한 공격력으로 승리했다. 17이닝째 4득점으로 15-9로 격차를 벌린 한지은은 다음 이닝에서도 하이런 6점으로 21-9 크게 앞섰다. 19이닝 3득점, 25이닝에 남은 1득점을 채워 25-10으로 승리했다.아마추어 랭킹 1위 출신의 한지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로행을 택하며 관심을 모았으나 데뷔전(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PPQ라운드서 첫 판 탈락하며 쓴 맛을 봤다. 그러나 이어진 2차투어(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 32강, 3차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 8강에 오르는 등 빠르게 프로무대에 적응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번 투어 역시 가볍게 첫 판을 통과한 한지은은 31일 오후 1시20분 김보민을 상대로 64강 진출에 도전한다. 64강에 진출할 경우, ‘일본 강호’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와 대결한다. 이밖에 서한솔은 김나연을 25-7(26이닝), 최혜미는 이경희를 25-7(18이닝)로 꺾고 PQ라운드에 올랐다. ‘괴물 신인’ 권발해는 박초원을, 정보윤은 최지선을 꺾고 나란히 상위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3쿠션 전설’ 이상천의 외동딸 올리비아 리(미국)도 황진선을 물리치고 무난하게 출발했다. 대회 이틀차인 31일에는 오전 11시부터 PQ라운드가 열리고, 오후 3시 50분부터는 64강전으로 이어진다. 64강전에는 최근 10개 투어 성적 상위 32명이 64강 시드를 얻어 대회 첫 경기에 나선다. 김가영(하나카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캄보디아) 임정숙(크라운해태) 김민아(NH농협카드) 백민주(크라운해태) 등이 출격한다. 한편 PBA투어 최초로 PBA-LPBA투어의 분산 개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30일 LPBA(여자) 예선(PPQ라운드)을 시작으로 5일 간(9월 1일 휴식일) LPBA 대회가 먼저 진행된다. 9월 2일과 3일 32강부터 8강전까지 열리고 4일 4강전에 이어 오후 9시에 결승전이 열린다. 여자부 우승상금은 3000만원.5일부터는 ‘우승상금 1억원’을 두고 128명이 각축하는 PBA투어가 이어진다. 5일부터 이틀간 128강전이 진행되고, 7일 오후 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결승전은 11일 오후 9시에 치러진다.김명석 기자 2023.08.3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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