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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모두가 놓친 디테일, "피치클록 '위치'를 바꿔주세요" [IS 포커스]

시간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위치가 아쉽다. KT 위즈 투수 고영표(34)가 올해 정식 도입되는 피치클록(Pitch Clock)의 새로운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고영표는 지난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소화했다. 이날 관건은 피치클록과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었다. KBO는 올 시즌부터 투구 간 시간제한을 두는 피치클록을 정식 도입했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때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하고, 규정된 시간 안에 공을 던지지 못하면 볼이 하나 카운트된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데 급해지기 때문에 부상 우려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선수들은 지난해 시범 운영과 비시즌 준비를 통해 변화에 잘 대처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어제(8일) 위반 사례가 한 번밖에 없을 정도로 다들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피치클록에) 매우 긍정적이다. 다들 5초를 남긴 시점에서 투구를 다 완료하더라. 시간 여유도 있고, 경기도 빨라진 느낌"라고 전했다. KT의 베테랑 투수 고영표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8일 4이닝을 소화한 고영표는 17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안타 4개를 내줬지만 볼넷 없이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이튿날(9일) 만난 그는 "투구 동작에 피치클록이 끼치는 영향은 없었다. 20초면 충분한 시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피치클록 전광판의 위치다. 전광판 위치는 구장 별로 다르다. 고영표가 홈 구장으로 쓰는 수원 KT위즈파크엔 외야 메인 전광판 밑과 양쪽 더그아웃 사이드 등 총 3개의 전광판이 있다. 투수들은 더그아웃 쪽에 있는 전광판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다만 투수가 포수를 정면으로 봤을 때 해당 전광판이 한 시야에 들어오진 않는다. 고영표는 "지금의 피치클록 전광판은 고개와 시선을 꽤 돌려야 볼 수 있다. 그러면 시선과 집중력이 분산된다. 포수 및 타자와 집중하다가도 시간을 확인하려면 투구 자세가 미세하게 흐트러지고 조정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포수 뒷편에 전광판이 있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도 정식 도입을 한다고 했으니 위치를 조정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현재 구장별 ABS 위치는 구단이 아닌, KBO에서 지정 및 관리하고 있다. KT는 이미 리그에서 가장 빠른 투구 템포를 자랑하는 팀이다. 지난해 10개 구단 중 위반 사례가 가장 적었다(경기 당 4.62회). 고영표도 투구 템포가 빠른 편에 속한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위반 한 번에 불리한 볼 카운트가 걸린 만큼 더 신중하다. 고영표는 "피치클록 위치는 지난해에도 얘기한 적이 있다. 지난해에는 (페널티가 없어) 신경을 크게 안 썼는데, 올해부터는 페널티를 받는다고 하니 신경이 쓰인다. 사소한 집중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구장에도 시야에 한 번에 들어오는 전광판은 없었던 것 같다. 조금 더 명확한 위치에 설치됐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3.10 07:04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가 16년 몸담았던 친정팀 떠난 전 동료에게 헬멧 벗어 인사하다니...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2)이 전 동료와의 투타 맞대결을 앞두고 헬멧을 벗어 인사했다. 자신보다 네 살 많은 형을 향해 허리까지 숙였다. 오스틴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4-0으로 앞선 4회 초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갑자기 헬멧을 벗더니 마운드에 서 있던 최동환(36)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최동환도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화답했다. 오스틴이 헬멧을 벗어 인사한 건 앞선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최동환을 예우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동환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에 방출을 요청, 16년간 몸담은 LG를 떠났다. LG에서 더 이상 기회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후 KT에 새 둥지를 틀고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3년 LG 유니폼을 입은 오스틴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한국 무대에 녹아들고 있다. 이날 최동환과 승부에 앞서 헬멧을 벗어 인사한 것도 마찬가지다. 오스틴은 이날 최동환과 승부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낯선 땅에서 전 동료를 대하는 모습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12월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2024년 골든글러브 후보로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시상식에 꼭 참석하겠다"라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오스틴은 지난해 140경기에서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을 기록, LG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타점왕에 올랐다.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것도 LG 선수로는 최초였다. 오스틴은 LG와 총액 170만 달러(24억6000만원)에 계약, 한국 무대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이형석 기자 2025.03.09 20:06
메이저리그

'일 났다' 3억 달러 듀오 나란히 빠지나←양키스 비상...콜도 스탠튼도 '팔꿈치' 아프다

뉴욕 양키스 15년 만의 월드시리즈(WS) 진출을 이끌었던 게릿 콜(35)과 지안카를로 스탠튼(36)이 모두 개막전 합류에 적신호가 켜졌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8일(한국시간) "콜이 7일 시범경기 선발 등판에서 오른쪽 팔꿈치 불편함을 겪은 후 수술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말하면서 진단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첫 진단은 받았지만, 확실하게 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콜은 지난 7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등판했으나 2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시범경기 부진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등판 중 느낀 팔꿈치 이상이 문제였다. 콜은 "집에 돌아온 뒤 통증이 점점 더 심해졌다. 뭔가 잘못됐다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콜은 현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마쳤다. 결과는 확인했지만, 다른 의사들에게도 2차 소견을 기다리고 있다. 콜은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의 판단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검진 결과가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MLB닷컴은 "콜은 지난해 3월 오른쪽 팔꿈치 염증과 부종으로 정규시즌 출발이 6월까지 미뤄졌다. 2년 연속 부상 문제가 생겼다"며 "콜은 팔꿈치 부상 문제 의견을 듣기 위해 당시 LA로 떠났다. 닐 엘리트라체 박사가 수술 없이도 회복할 수 있다고 해 안도했는데, 아직 (다시 LA로 떠나는) 일정은 없다고 했다"고 했다.만약 콜이 수술대에 오른다면 양키스는 시즌 구상에 큰 변수가 생긴다. 콜은 2020년 양키스와 당시 투수 역대 최고액인 9년 3억 2400만 달러(4697억원)에 계약한 에이스다. 2023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타는 등 지난 5년 동안 양키스 마운드를 지켰다. 부상을 입었던 지난해조차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양키스를 2009년 이후 첫 WS에 올렸다. 콜만 빠지는 게 아니다. 역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타는 등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WS 진출을 이끈 스탠튼도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마이애미 말린스와 2014년 13년 3억 2500만 달러에 계약, 2018년 양키스로 트레이드돼 뛰고 있는 그도 몸값이 만만치 않다.MLB닷컴은 "스탠튼은 혈장 주사 3차 접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부상에 대해 '양쪽 팔꿈치가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스탠튼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팔꿈치 문제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혈장 주사가 통하지 않을 경우 공백이 훨씬 커진다. MLB닷컴은 "그는 만약 수술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면 시즌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양키스는 두 사람 외에도 부상자가 더 많다. 베테랑 내야수로 3루수를 책임져야 했던 DJ 르메이휴도 종아리 근육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인 선발 투수 루이스 힐도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3개월 이상 결장한다. 콜과 힐이 빠진 선발진은 구성 자체가 난항에 빠졌다. 왼손 투수 역대 최고액(8년 2억 18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한 맥스 프리드가 개막전 선발이 유력해졌고 커리어 기복이 큰 카를로스 로돈이 2선발을 맡을 거로 보인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어려울 거로 보였던 마커스 스트로먼도 당연히 선발 기회가 생긴다. MLB닷컴은 "콜의 부상이 심각하다면 신인 투수 윌 워렌이 유력 선발 후보다. 마이너리그 계약자인 카를로스 카라스코, 앨런 위넌스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워렌은 지난 시즌 빅리그 6경기 3패 평균자책점 10.32에 그쳤지만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13으로 활약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9 08:29
프로야구

큰 물에서 노는 '코이 잉어 '가 된 임찬규 "LG는 내 운명"

LG 트윈스 투수 조장 임찬규(33)는 스스로 '성공한 덕후(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한다)'라고 말한다.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내가 조금 못하더라도 팀만 우승하면 된다"고 강조했다.임찬규는 어릴 적부터 '트윈스 팬'이었다. 그는 "아버지는 해태(현 KIA) 타이거즈 팬이었다. 내게는 LG 유니폼이 세련되고 멋있어 보였다. LG에 스타 선수도 많았다. 특히 이병규 선배(현 2군 감독)를 좋아했다"고 회상했다.LG가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맞붙은 2002년, '꼬마 임찬규'는 TV 중계를 보려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며 울고 떼를 썼다. 그는 "LG가 팀명을 '트윈스'로 정한 배경부터 LG 야구의 역사까지 찾아봤다. 서울팀, 트윈스라는 자부심이 내겐 있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LG 입단도 운명적이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가동초-청원중-휘문고 출신의 그는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입단 첫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46을 올렸다. '중고 신인' 배영섭(당시 삼성)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지만, 프로 선수로서 출발은 산뜻했다. 이후 몇 년 동안 야구 인생의 암흑기를 보낸 임찬규는 2022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그해 성적(6승 11패 ERA 5.04)이 좋지 않아 'FA 재수'를 선택했다. 2023년 14승 3패 ERA 3.42를 기록하며 통합 우승에 기여한 그는 LG와 4년 총액 50억원에 사인했다. 당시 계약의 보장 금액(26억원)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24억원)와 거의 같았다. 선수에게 불리한 조건이었는데도, 임찬규는 사실상 LG와의 계약을 기정사실화하고 협상했다. 계약 실무를 맡은 임찬규의 에이전트가 어려움을 토로했을 정도였다. 임찬규는 "LG에 남는 게 최선이었다. LG를 떠나기 싫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잠실구장에서 야구를 보던 아이가 LG에 입단하고, FA 계약까지 했다. 단지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은퇴 후에도 LG와 인연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바랐다. 지난해 10승 6패 ERA 3.83을 기록한 임찬규는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 '퐁당퐁당 투구'를 했다. 기복이 심했다. 공이 빠르지 않은 데다, 변화구도 별로였다"며 "염경엽 감독님 부임 후 나의 성적이 좋아졌다. 'FA 재수'를 선택한 것도 감독님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코이 잉어'로 자신의 상황을 빗대 설명했다. 일본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 '코이 잉어'를 작은 어항에서 키우면 5~8㎝ 정도에서 성장을 멈춘다. 그러나 강에서는 90~120㎝까지 자란다. 임찬규는 "감독님 덕분에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네 색깔을 다시 만들어 보자'라며 용기를 주셨다. 나에 대해서 의심보다 확신을 가졌다"라고 고마워했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구속이 떨어지는 투수에게 "임찬규를 본받아라"고 강조한다. 스피드가 모자라도 제구력과 영리한 운영으로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임찬규는 어느덧 LG 구단 역대 최다승 투수 4위(75승, 1위 김용수 126승)까지 올라왔다. 특히 지난해 가을 야구에서 3승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빅게임 피처' 이미지까지 심어줬다. 그는 "다시 생각해 봐도 내가 그런 모습을 보였나 싶을 정도로 강했다.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겠다"며 "내가 흔들릴 때 지난해 가을 야구 투구를 복기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웃었다.이형석 기자 2025.03.07 20:28
프로야구

"아싸, 김광현 글러브 생겼다" LG 29번, SSG 29번에 받은 깜짝 선물에 신났다

"아싸, (김)광현이 형 글러브 생겼다."LG 트윈스 투수 손주영(27)이 글러브를 끼고선 싱글벙글 웃었다. 어린아이처럼 신나고 들뜬 모습으로 팀 선배들에게 글러브를 자랑했다. 손주영에게 글러브를 선물한 주인공은 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37)이다. 손주영은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의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훈련 중이던 김광현을 만났다. 이날 LG와 SSG는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취소됐다. 손주영은 용기를 내어 김광현에게 다가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선배님을 만난 적이 있지만 대화를 나눈 건 처음이었다. 내가 무명 선수여서 다가가지 못했다"며 "이번에 김광현 선배님을 보자마자 미소 짓게 되더라"며 부끄러워했다. 손주영은 '선배님, 사진 촬영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고 요청했다. 그렇게 둘은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뒤 헤어졌다. 촬영 30분쯤 지나 김광현이 손주영을 찾아와 글러브를 건넸다. 김광현의 배번 29가 새겨진 글러브였다. 김광현이 '깜짝선물'을 한 건 손주영을 기특하게 여겨서다. 손주영은 "2008년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했다. 그의 롤모델은 '국가대표 좌완' 김광현이다. 어릴 적부터 김광현의 투구폼을 모방했다. 휴대폰 배경 화면에 김광현 투구 사진을 저장했을 정도였다. 손주영이 등번호 '29'를 단 것도 김광현을 따라 한 것이다. 손주영은 김광현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했던 2020~2021년에도 선배의 등판 경기를 빼놓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서라도 중계 방송을 챙겨봤다. 손주영은 "이미 많은 인터뷰를 통해 선배님이 우상이고 언급했다. (김광현 선배가) 이를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손주영은 "내 몸이 유연하지 못해 김광현 선배님의 투구폼을 따라 할 수 없었다"라며 웃었다. 그래도 짧은 만남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광현에게 몸 관리법 등을 물었다. 까마득한 선배의 길을 손주영은 조금씩 따라 걷고 있다. 그는 2024년 총 28경기에 등판,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에선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6)에 이어 평균자책점이 두 번째로 낮았다. 2017년 입단(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후 2023년까지 통산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에 그쳤던 그는 지난해 '유망주 꼬리표'를 확실하게 뗐다.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에 대해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왼손 투수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손주영의 포심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RPM)은 2600 이상으로 측정됐다. 구위는 이미 KBO리그 최고 수준이다. "김광현이 선물한 글러브를 당장 사용할 건가"라고 묻자 손주영은 "아니요. 이건 보관함에 넣어둬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김광현 선배님의 유니폼과 기념구도 갖고 있다. 이제 글러브도 함께 보관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김광현은 "내가 (손주영에게)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후배가 자신을 뛰어넘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응원이었다.이형석 기자 2025.03.07 06:40
프로야구

뜨거운 감자된 '불펜' 문동주...한화 "당연히 선발, 복귀 시나리오 모든 가능성 검토" [IS 이슈]

문동주(22·한화 이글스)의 2025시즌 일정에 변수가 발생했다.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생겼다.지난 3일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한화는 오는 8일 청주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한화는 올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변수가 있다. 한화는 캠프 전 류현진-라이언 와이스-코디 폰세-엄상백-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구상했는데, 문동주의 개막 합류 가능성이 낮아졌다.문동주는 지난해 9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이후 겨울 내내 재활에 전념했지만 몸을 만드는 게 늦어졌다. 호주와 일본 캠프 통틀어 단 한 번도 실전 등판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시즌 초 우완 이상규를 대신 선발로 쓴다고 예고했다. 선발 탈락이 아닌 복귀 연기 차원의 결정이다. 문제는 복귀 일정과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시즌 중 복귀하는 선발 투수는 빌드업(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게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을 부담이 적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로 소화한다.다만 한화는 이를 1군 불펜 투수로 쓰면서 진행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이다. 전례가 없던 건 아니다. 문동주는 1년 차인 2022년 부상을 회복한 뒤 5월 10일 1군에 콜업돼 데뷔했다. 이후 9경기를 불펜으로 뛰었고, 마지막 4경기는 선발로 뛰다 시즌을 마쳤다. 이 기간 연투는 단 1경기도 없었다. 최원호 당시 퓨처스팀 감독(2023년 1군 감독 부임)도 "구단은 문동주에 대해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다뤘다. 동주 같은 선수는 현장에서 임의로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불펜은 '1안'이 아닌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한화 관계자는 "문동주의 보직은 당연히 선발이고,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한다. 선발은 기본 투구 수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준비 과정이 늦어지다 보니, 어느 정도 공 개수를 소화할 수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복귀 시나리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려 중이다. 최선은 시범경기 내에 투구 수 준비를 끝내는 것이다. 안된다면 불펜에서 소화할 수 있고, 2군에서 만들고 올라올 수 있다. 건강하게 준비해 돌아오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팀 상황이 3년 전과 다른 건 변수다. 2022년 한화는 최하위를 감수하는 리빌딩 과정에 있었다. 한화는 이후 3년 연속 대형 외부 영입을 단행했다. 가을야구 진출이 간절하다. 시즌 초 문동주를 필승조로 쓰고 싶은 '유혹'이 따를 수도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4 13:20
프로야구

"어떤 역할도 최선" KIA 5선발 탄탄…NPB 상대 2이닝 '순삭', 이번엔 LG전 3이닝 '쾌투'

오른손 투수 김도현(25·KIA 타이거즈)이 5선발 경쟁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김도현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 쾌투했다. 투구 수는 39개.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테스트했는데 가장 빠른 공 구속은 146㎞/h였다.군더더기가 없었다. 1회 초 홍창기, 박해민, 오스틴 딘을 세 타자 연속 2루 땅볼로 유도, 손쉽게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투구 수는 9개. 2회 초 1사 후 김현수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지만, 상대 도루 실패에 이어 오지환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 초에도 마운드를 밟은 김도현은 박동원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후속 문정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영빈과 홍창기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워 임무를 완수했다.이범호 KIA 감독은 4회부터 불펜을 가동, 황동하를 투입했다. 김도현은 아웃카운트 9개 중 5개를 땅볼로 채웠다. 그만큼 LG 타자들이 공략에 진땀 뺐다. 김도현은 지난 22일 일본 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연습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1탈삼진 무실점했다. 투구 수는 21개. 최고 148㎞/h까지 찍힌 직구를 앞세워 힘으로 타자를 압도했다. 이어 LG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5선발 경쟁을 이어갔다. KIA는 올 시즌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양현종-윤영철로 이어지는 4선발은 확정적이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김도현, 황동하 등이 경합 중이다.신일고를 졸업한 김도현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44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당시 이름은 김이환. '미완의 대기'로 머문 김이환은 개명 후 2022년 4월 단행된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에도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병역을 해결하고 지난해 2월 복귀, 조금씩 1군에서 입지를 넓혔다. 지난 시즌 성적은 35경기(선발 10경기) 4승 6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2이다. 김도현은 LG전을 마친 뒤 "동기부여도 되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이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거 같다"며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의리 선수가 복귀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내 것만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2.28 00:02
프로야구

'아' 김무신 이어 레예스·김영웅도 부상 낙마, 삼성에 찾아온 부상 악몽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와 주전 3루수 김영웅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삼성 구단은 27일 "레예스가 오른쪽 발등 미세 피로 골절, 김영웅이 오른쪽 늑골 타박상으로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했다"고 전했다.레예스는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을 마치고 오른쪽 발등 통증을 호소했다. 일본 병원에서 중족골 미세 피로 골절 진단을 받은 레예스는 27일 귀국해 국내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레예스는 지난 시즌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로 삼성 마운드를 이끈 외국인 에이스다. 특히 가을야구에선 3경기 3승 무패 20과 3분의 2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하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기대가 높았으나, 정규시즌 초반 정상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28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핵심 3루수가 된 김영웅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구단은 "김영웅이 훈련 중 통증을 호소해 지난 22일 귀국,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늑골 타박상 진단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김영웅은 현재 경산 볼파크에서 재활 훈련 중이다. 구단에 따르면, 일상생활을 하는데는 통증이 없다. 하지만 재발 우려가 있기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영웅도 다음 달 초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재활 일정을 짤 예정이다.삼성은 캠프 시작부터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150km대 중반의 공을 던지며 맹활약한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 중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귀국해 수술대에 올랐다. 내야수 양도근도 훈련 중 타구에 맞아 코뼈 연골을 다쳐 조기 귀국했다. 윤승재 기자 2025.02.27 15:01
메이저리그

'탈구 재활 끝' 오타니 3월 1일 '친정팀' 상대로 타자 복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우선 타자로 시범경기에 복귀한다. 첫 상대는 친정팀 LA 에인절스다.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프링캠프 현장 인터뷰 때 오타니가 오는 3월 1일 에인절스를 상대로 올해 첫 시범경기에 출전할 거라고 예고했다.투타겸업은 아니다. 오타니는 지난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투구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는 지명타자로만 뛰면서 50홈런 50도루, 홈런·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 등 1위를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재활이 마무리 단계인 올해는 투타겸업 복귀를 예정했지만,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고려해 5월 복귀시키겠다고 예고했다. 타석 복귀도 다른 동료들에 비해 다소 늦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부상 때문이다. 월드시리즈 전 경기에 출전해 개인 첫 우승을 경험한 그는 2차전 당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 부분 탈구를 당했다. 우승까지 타석은 지켰지만, 시리즈가 끝난 뒤 서둘러 수술을 받았다. 어깨 회복 상태를 신중히 체크한 끝에 최근 타격 훈련을 재개했고, 드디어 구체적인 시범경기 복귀 날짜까지 잡았다.다만 투구 복귀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오타니는 다른 재활 투수들과 달라 타자로도 출전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 재활경기 등판이 쉽지 않다. AP 통신은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언제쯤 실전 경기 마운드에 설 수 있나'라는 질문에 '조만간'이라는 말 외엔 하지 않았다"고 했다.오는 3월 18일과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 시리즈에서도 투수 오타니는 볼 수 없다. 다저스는 이미 주요 2경기 선발 투수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를 예고했다.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 연습 경기에도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가 출전할 예정이다.타격감도 나쁘지 않다. 지난 24일 투수조 라이브 피칭에 맞춰 타석에 처음 선 오타니는 27일 라이브 배팅 훈련을 진행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오타니는 추정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 타구를 날리는 등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27 09:33
프로야구

170IP 이상·3점 대 ERA...'에이스 귀환' 노리는 박세웅 [IS 피플]

롯데 자이언츠 '국내 에이스' 박세웅(30)은 지난 시즌(2024)이 기복이 있었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너무 신중한 투구를 하다가 위기를 자초하는 승부가 많았다. 2024시즌 박세웅이 남긴 가장 큰 수확은 이닝이다. 총 17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커리어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17시즌 이후 7시즌 만에 170이닝을 넘겼다. 리그 전체 투수 중 공동 3위였고, 국내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1위였다. 박세웅은 지난해 말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24시즌 부족했던 성적과 팀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책했다. 박세웅은 비활동기간 가동성을 확장하는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이수, 재도약을 노렸다. 현재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박세웅은 이미 두 차례 실전 투구를 했다. 12일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1차 연습경기에선 선발 투수로 나서 2이닝을 소화하며 1점을 내줬고, 18일 대만 프로야구(CPBL) 중심 브라더스전에는 1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웅은 두 경기 모두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 147㎞/h를 찍었다.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구속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이미 140㎞/h 대 후반까지 찍어 기대감을 높였다. 박세웅은 26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미야자키 구춘 리그 중 한 경기에 등판, 본격적으로 시즌 대비에 들어간다. 박세웅이 2025시즌을 앞두고 내세운 목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다시 한번 170이닝을 넘어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24시즌 4.78이었던 평균자책점을 3점 대로 낮추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투구를 선보여,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에 빠져 있는 롯데를 재건에 기여하는 게 목표다. 어느덧 30대가 된 박세웅은 투수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설 적기로 2025시즌을 꼽기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박세웅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직 4·5선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롯데의 외국인 투수 2명(찰리 반스·터커 데이비스)는 10승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박세웅이 롯데가 리그 상위권 1~3선발 구축에 기여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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