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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재계, 종무식 없이 2024년 차분한 마무리

탄핵 정국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재계는 별도의 종무식 없이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연말 휴가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 20일 계열사별로 올해 업무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권장 휴가 기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구성원은 최장 12일간의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됐다.LG그룹은 구성원이 한해를 차분히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매년 12월 마지막 주에 휴가를 쓰도록 권장하고, 통상 다른 기업이 연초에 내는 신년사도 연말에 발표해 왔다.이번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주요 기업 중 가장 이른 지난 19일 전세계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신년사 영상을 보내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당부했다.다른 주요 기업도 별도 종무식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에 이어 지난주에 내년 사업 전략을 짜는 글로벌 전략회의까지 마무리한 상태다.이에 따라 내년 초 열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준비를 맡은 직원 등을 제외한 상당수 직원은 자율적으로 남은 휴가를 사용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내년 시무식은 예년처럼 새해 첫 출근일인 1월 2일에 경기 수원 캠퍼스에서 경영진과 일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올해 초부터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운영 효율화를 강조해 온 SK그룹도 대체로 연말에 남은 휴가를 소진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작년 5월부터 연차 사용량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연차 소진 리워드'를 운영하는 등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역시 종무식을 따로 열지 않고, 내년 1월 3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임직원이 참여하는 신년회를 연다. 신년회에는 정의선 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점쳐진다.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광명 이보플랜트에서, 작년에는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개최했고, 모두 정 회장이 참석해 임직원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포스코그룹도 종무식을 하지 않지만 연말 휴가는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다. HD현대의 경우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건설기계 계열사들은 연차 촉진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LS는 오는 30일과 31일 이틀간 권장 휴가를 실시한다. 이어 내년 1월 2일에는 시무식을 하고 새해 다짐을 발표할 예정이다.대한항공은 그룹 차원의 별도 행사 없이 부서별로 자율적으로 종무식을 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은 전 사원이 필요시 남은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효성그룹은 매년 연말마다 '샌드위치 연휴' 등을 감안해 이듬해 회사 전체가 쉬는 날짜를 정하고 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23∼24일도 지정휴가일에 해당해 구성원 모두 연차를 사용했다.재계 관계자는 “CES 2025를 준비하는 일부 직원들을 제외하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연차 소진을 독려하는 분위기”라며 “제약 업계의 경우에는 25일부터 연말까지 공식 휴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24 11:30
산업

포스코 장인화, '깜짝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쇄신 의지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깜짝 인사’를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2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 의지를 담은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가 단행됐다. 우선 이번 인사로 전체 임원 규모를 15% 축소했다.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62명의 임원 승진 인사도 2024년과 비교해 30% 이상 축소된 규모다. 포스코그룹은 "2025년도 정기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 여건을 돌파하고 소재 분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주력 회사인 포스코 신임 대표는 의외의 인물이 선임됐다.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부사장)이 깜짝 발탁됐다. 이 대표는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안전환경본부장, 포스코엠텍 사장 등을 지낸 인물로 비수익사업 구조조정 단행 및 사업 경쟁력을 제고 역할을 맡게 됐다. 포스코이앤씨 대표로는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이 승진했고,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부사장)이, 포스코DX 대표에는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상무)이 각각 선임됐다.포스코휴먼스 박승대 대표, 포스코HY클린메탈 오개희 대표, 포스코IH 박부현 대표 등이 새로 임명되면서 기존 포스코실리콘솔루션 이재우 대표까지 1970년대생 사업회사 대표가 4명으로 늘어나는 등 세대교체가 눈길을 끌었다. 조직 개편 측면에서는 먼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해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했다.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간소화하고, 6본부(미래전략본부·사업시너지본부·재무IR본부·기업윤리본부·커뮤니케이션본부·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전환했다.분산돼 있던 미래 성장 투자 기능은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은 '사업시너지본부'로 각각 통합했다. 탄소중립 실행을 위해 원전 자가발전, 수소생산 관련 협력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을 신설하고, 인도 지역 투자 가속화를 위해 '인도PJT추진반'을 신설했다.호주 현지 핵심 광물 확보와 원료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호주핵심자원연구소'도 새로 설치했다.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은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은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이 맡는다.포스코는 철강 조업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발족한 '설비강건화TF팀'에 이어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하고,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해 안전 담당 조직을 강화한다.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분야를 3개 본부(철강·친환경·식량바이오)에서 2개 본부(철강·소재바이오)로 통합하고,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사업개발본부'와 '에너지인프라본부'를 '에너지사업개발본부'로 통폐합한다.포스코이앤씨는 발전 화공 분야 수주 및 사업 기능 통합을 위해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을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하고, '사업구조혁신TF'를 신설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해 사장 직속으로 이관하고, '경영기획본부'와 '경영지원본부'를 통합해 지원 조직을 슬림화했다.포스코DX는 사업 구조조정을 반영해 '물류자동화추진반'을 폐지하고, 디지털전환(DX) 혁신 기술 확보 및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집중한다.한편 5명의 여성 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사업회사 대표를 역임한 포스코홀딩스 이유경 경영지원팀장이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으로 이동한다.포스코 진영주 환경에너지기획실장, 포스코 이지은 강건재가전마케팅실장(상무보), 포스코이앤씨 안미선 구매계약실장, 포스코 박성은 인사문화실장, 포스코엠텍 방미정 상근감사 등 4명은 상무로 승진했다.한편 포스코 명장 출신 첫 임원인 손병락 기술위원은 이번에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승진했다.포스코그룹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 이은 직원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조직 안정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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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발·화재 사고 포스코, 팀장급도 '주 5일제' 전환

포스코그룹이 임원뿐만 아니라 팀장급까지 ‘주 5일제’ 근무로 전환했다.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주력 회사인 포스코는 11월 말부터 중간 관리자인 팀장급까지 '격주 주 4일제'에서 '주 5일제' 근무로 변동했다. 포스코는 올해 초 철강업계 최초로 격주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가 철강 업황 악화에 지난 6월부터 임원에 한해 주 5일제로 바꿨다. 임원에 이어 중간 관리자인 팀장급까지 주 5일제로 바꾸면서 포스코는 사내에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최근 불황이나 잦은 사고에 따른 조처여서 임원이나 팀장급은 근무제 전환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팀장급의 아래인 과장이나 평직원 등에 대해서는 현재처럼 격주 4일제 근무를 유지하기로 했다.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포항제철소에서 연달아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임직원 근무 기강을 강조하면서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임원의 격주 4일제 근무를 주 5일제로 전환했다.포스코는 설비 상태를 집중 점검하기 위해 그룹 내 '설비 강건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포항·광양을 비롯해 해외 제철소 현장을 집중 점검해 설비 상태를 파악하고 단기 대책뿐만 아니라 중장기 대책을 세워 안정화를 꾀한다.태스크포스가 집기와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포항제철소 현장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사고가 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는 해당 공장장이나 직원뿐만 아니라 포항제철소장이나 부소장 등도 상주하면서 사고 원인 규명과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선 지난달 10일과 24일에 연이어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사고에 따른 여파를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 채 19일부터 시험 가동하던 중 24일 2차 사고가 났다. 1차 사고로 이미 쇳물 생산이 중단됐고 설비가 파손된 데 이어 다시 설비가 파손됐다.지난 24일 3파이넥스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2시간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국과수, 소방은 3파이넥스공장의 용융로 외부 손상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며 감식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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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해'부터 시험대 오른 장인화 포스코 회장, 돌파구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첫 해가 험로를 걷고 있다. 잇따른 화재에 실적 부진, 노사 갈등까지 불거지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다음달 2일과 3일 각각 사업장이 있는 포항과 광양에서 파업출정식을 예고하는 등 쟁의행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포스코 노조의 파업은 지난 10일과 24일, 2주 간격으로 포스코 3파이넥스 공장 용융료 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본격화 됐다. 노조는 포스코가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설립 이후 철강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철강 산업 미래를 위한 투자나 인적자원 강화가 아닌 비철강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그 결과로 파이넥스 폭발과 화재 같은 안전 문제, 대규모 이직이라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장인화 회장은 즉시 수습에 나섰다. 그는 24일 화재 직후 현장을 찾아 원인과 안전상태를 점검했다. 또 사내외 안전·설비·정비 전문가로 구성된 ‘설비강건화 TF’ 발족을 지시했다. TF는 국내·외 제철소 사업장에 대한 현장 점검과 설비 강건화 플랜을 수립하고 실행하게 된다.장 회장은 임원과 직책자에 조업 현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활동에서 안전이 최우선으로 확보되도록 작업 환경 개선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메일도 보냈다. 또 포스코홀딩스 임원은 경영 환경이 안정화될 때까지 격주 4일제 근무를 주 5일제로 즉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메일에서 그는 "3파이넥스에서 화재가 재발했다.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단기적 성과에 연연한 것이 화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사업회사 조업 현장 임원은 3정5S(정위치·정량·정품, 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 활동을 강화해 설비와 안전 관리에 문제는 없는지 발로 뛰며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안전이 확보되고 작은 설비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솔선수범해 달라"고도 했다.장 회장이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노조와의 갈등 봉합에는 여전히 적극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 6일까지 11차에 걸쳐 교섭회의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창사 56년 만에 첫 ‘파업’이라는 기록을 장 회장의 임기 내에 남길 가능성이 크다.더군다나 최근 중국산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악화되고 있는 실적 위기를 타개할 근본적인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8조3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9.6% 감소한 4970억원으로 기록됐다.재계 관계자는 “화재 사고에 대한 수습과 대책 마련이 최우선일 것”이라며 “그 다음에 노조와의 협상이 이뤄지고 재발 방지 등 실행 가능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1.29 07:00
산업

포스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500만t 규모 합작사 설립

포스코그룹이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을 잡았다. 그러면서 인도에 연 생산능력 5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29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1일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등 양사 최고경영층이 참석했다.양사는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함께 발굴하고 그룹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일관제철소는 가마(고로)에서 철광석과 유연탄을 함께 녹여 쇳물을 만들고, 이 쇳물로 철광재를 생산하는 일련의 제선, 제강, 압연 과정을 모두 갖춘 종합제철소를 말한다.포스코는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 연 생산능력 5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을 우선 검토하고, 이후 추가 확장 방안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는 철강 수요 역시 연평균 7%씩 증가해 오는 2030년이면 1억90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JSW그룹은 인도 전역에서 철강,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인도 대표 기업으로 그룹 최대 사업회사인 JSW스틸은 4개의 일관제철소를 운영 중인 인도 제1의 철강사다.장 회장은 "JSW그룹과 함께 한·인도 양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을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경제 블록화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철강 상공정 중심의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협력은 장 회장 취임 이후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철강 경쟁력 재건'의 일환으로 꼽힌다.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중심의 고성장·고수익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발 빠르게 양사 간 협의에 착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양사는 이번 MOU 이후 최고경영층 수준의 정기 교류회를 신설해 사업 진행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또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JSW그룹과 함께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 공동투자, 기술개발 등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합작 일관제철소의 자가 공급용 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포스코 관계자는 "JSW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제1의 인구 대국이자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9 14:23
산업

회장님들 ‘동유럽 심장부’ 방문 앞두고 추석 연휴에도 분주

4대 그룹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 구상과 체코 방문 준비로 다소 분주한 추석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들은 ‘원전 수주’ 지원 사격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에너지 사업 등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공 들이는 반도체 산업 협력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이 추석 연휴 후 곧바로 이어지는 체코 방문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길에 동행한다. 4대 그룹 총수 모두 경제협력단으로 참여하는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6월 중앙아시아 3국 순방길에는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출격한 바 있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원전 수주에 있다.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를 경제인들이 지원 사격하는 격이다. 내년 3월 최종 수주가 결정된다. 총수들은 원전 수주를 위해 체코와 경제협력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우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논의를 펼칠 전망이다. 체코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반도체법을 제안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체코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온세미 유치도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체코 프라하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어 이를 토대로 반도체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는 ‘동유럽 심장부’로 전자업의 생산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체코 정부가 이재용 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설립과 관련해 매력적인 세제 혜택을 제안할 수도 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와 SK키파운드리의 생산법인을 체코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의 투자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체코 정부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조업이 발달한 체코를 유럽의 반도체 전략기지로 삼는 것도 향후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많은 기업의 관계자들이 체코로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순방 기간 사업 협력을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체코 순방길에 오르기 전 북유럽의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추석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은 바 있다. 자동차와 전장사업 확대 기회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사업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는 체코를 유럽의 전략 요충지로 삼고 있다. 자동차 생산공장은 물론이고 배터리 시스템 생산공장도 갖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체코 현지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총수들이 현지 사업장을 점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과 함께 생산 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총수가 된 뒤 처음으로 인수했던 전장 업체 ZKW가 체코 브라티모프에 위치하고 있다. 올로모우츠 지역에는 ZKW의 연구개발 법인이 가동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지난 1992년 판매법인을 설립한 후 30년 이상 가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로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들이 즐비한 체코에서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한 재계 전문가는 “4대 그룹 총수가 올해 처음으로 총출동하는 만큼 굵직한 이벤트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물밑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2 07:00
산업

포스코, '캐즘' 오자 광산 폐쇄 등 손실 불어난 해외법인 골머리

포스코그룹이 주력인 철강뿐 아니라 소재 부문에서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니켈 등 원료 확보를 위해 투자했던 해외법인들의 손실의 폭이 커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대규모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니켈 광산, 해외 철강 큰 손실 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 침체와 전기차 캐즘 이중고로 포스코그룹의 해외법인들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으로 포스코그룹이 출자한 비상장법인 93곳 중 46개 회사가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강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의 순손익보다 해외법인들의 손실이 커서 충격을 주고 있다. 비상장법인인 포스코는 순손익 1조179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중국의 철강 법인인 포스코 장가항 스테인리스는 1699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 법인은 중국 장가항시에 설립된 포스코 최초의 해외일관제철소로 포스코가 5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전년 774억원 손실에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철강 사업의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니켈 관련 해외법인들은 실적이 더욱 심각하다. FQM 호주 홀딩스는 무려 1조346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 법인은 호주에 레이븐소프 니켈 광산을 소유하고 있고, 포스코가 지분 24.3%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1년 레이븐소프 광산 지분 30%를 2700억원을 주고 사들인 바 있다.하지만 레이븐소프 광산은 올해 니켈 가격 하락으로 수지가 맞지 않자 무기한 조업중단을 선언한 뒤 현재는 폐쇄된 상황이다. 전기차 캐즘으로 니켈의 수요가 줄어들자 런던금속거래소의 니켈 가격은 3일 현재 t당 1만6380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3년 5월에만 해도 2만5000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전기차 캐즘과 함께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1만5000달러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이로 인해 니켈 수출 관련 회사인 SNNC도 168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니켈 광석 수출사와 손잡고 SNNC를 설립했고, 지분 49%를 소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니켈의 수요가 줄어들었고, 니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해외법인들의 실적이 좋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법인들의 수익이 좋지 않지만 포스코는 광물과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일 호주를 방문한 장 회장은 “한국과 호주는 광물, 에너지 등 전통적인 자원 협력을 넘어 친환경 소재 및 인프라 혁신을 아우르는 청정 미래 개척에 동참하고 있다. 경제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경쟁력과 기회를 함께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사업구조 개편 드라이브 '역풍'포스코그룹은 최근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포스코는 120개 사업 부문에 대한 개편 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인화 회장은 그룹 차원의 전략에 맞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불용 자산 등을 정리하는 대규모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구조 개편 대상의 97% 이상을 속도감 있게 완료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입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핵심사업 재투자 및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다.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사업 개편의 일환으로 OCI와 합작해 세운 피앤오케미칼 지분 51%를 매각했다. 피앤오케미칼은 지난해 671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다. 포스코는 강도 높은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원들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불안감을 드러내며 노사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노동조합 5곳으로 구성된 포스코그룹노조연대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가 발표한 120개 사업 부문 재편 계획은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만큼 경영진은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핵심사업 집중과 수익성 개선 목표는 이해되지만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노조연대는 “정례적 협의 기구와 투명한 정보 공유, 계열사 독립 경영 보장이 필요하다”며 “단기적 성과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전략을 수립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노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04 07:00
산업

활력 잃어가는 IT·이차전지, CEO도 임직원도 고령화 이유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기업들이 움츠리고 있다.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기업들이 무한 확장보다는 안전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면서 ‘젋은 피’ 수혈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의 평균 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경기 불확실성에 CEO 연령 높아져 20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안전 경영’에 방점을 두면서 CEO와 임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 상징적인 자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장도 ‘올드보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지했다.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전임 수장인 경계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보다 3살이 많다.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의 CEO 평균 연령이 2023년 57.9세에서 2024년 58.2세로 높아졌다. 또 기업들이 신사업 투자 등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세대교체가 줄어든 대신 재무 출신들의 CEO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신규 사장 승진자의 연령을 보더라도 임원의 고령화를 확인할 수 있다. 30대 그룹 사장직급 이상의 승진자 수는 올해 38명이었다. 승진자의 나이를 살펴보면 평균 56.3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55.3세에서 0.9년이 높아진 추세다. 모두 8개 그룹의 CEO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CEO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그룹은 하림그룹으로 63.6세였다. 포스코그룹이 평균 연령 62.1세로 뒤를 이었다. CJ그룹이 61.5세로 대기업집단 중 CEO 평균 연령이 세 번째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J그룹 13명의 CEO 평균 연령은 지난해 58.9세에서 올해 61.2세로 2.3세나 늘어났다. 이어 중흥건설(61.0세), GS그룹(60.9세), 영풍그룹(60.7세), 농협그룹(60.4세), HMM(60.0세)의 CEO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으로 조사됐다. LS그룹의 경우도 전년 대비 CEO 평균 연령이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56.1세에서 올해 58.7세로 평균 2.6세나 증가했다. 이를 두고 LS그룹 오너가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인이 이를 보좌하는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보이고 있다. 우선은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 경험이 풍부한 경영인들이 낙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IT·이차전지 업종도 활력 줄어 CEO 등 임원뿐 아니라 임직원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20대가 감소하고 50대 이상은 증가하는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500대 기업 중 연령대별 임직원 현황을 공개한 123개를 조사한 결과, 30세 미만 임직원은 2021년 32만2575명(23.4%)에서 2023년 30만6731명(21.6%)으로 1만5844명이 줄었다. 30세 미만 임직원의 점유율은 2021년 23.4%, 2022년 22.8%, 2023년 21.6%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50세 이상의 임직원은 2021년 28만4061명(20.8%)에서 2023년 31만1484명으로 2만7423명이 증가해 30세 미만 임직원 수를 앞질렀다.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50세 임직원도 2021년 76만4423명(55.4%)에서 2023년 79만7040명(56.2%)으로 소폭 증가했다. 무엇보다 역동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IT(정보통신)와 이차전지 부문도 예외 없이 20대 직원이 줄어들고 있다. IT·전자기기 업종에서 20대 비중은 2021년 34.2%에서 2023년 28.9%로 축소됐다. 반면 50대 이상 직원의 비중은 16.6%에서 19.8%로 증가했다.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차전지 부문에서도 20대가 2021년 40.0%에서 2023년 34.2%로 줄었다. 대신 50대 이상은 6.0%에서 7.0%로 늘었다. 이처럼 젊은 피가 수혈되지 못하면서 기업 내 활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20대 직원이 줄어드는 건 신입사원 연령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잡코리아 등의 취업정보사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이 30세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소극적인 구직활동도 고령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가운데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쉬었다’는 인구가 4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넘어선 청년층의 역대 최대치 무직 인구다. 기업들의 고용 형태 변화도 평균 연령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그룹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채가 아닌 수시 채용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추세다. 리스크가 적은 경력직 인재를 선호하다 보니 직원들의 연령이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취업의 문이 좁아진 청년층의 구직활동은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경우 노동의 유연성이 자유롭지 못해 신입사원 채용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요즘 같은 글로벌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는 검증된 경력직을 채용하는 기업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1 07:00
산업

재계 8위 HD현대, 포스코 제치고 시총 5위 도약한 원동력은

HD현대그룹이 조선업의 호황과 함께 주목을 끌고 있다. 조선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접목된 전력과 건설기계, 친환경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그룹의 시가총액 규모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조선업 호황에 정기선 주도 마린솔루션 효과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재계 8위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이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따돌리고 대기업집단 시총 5위로 올라섰다. 18일 기준으로 HD현대의 9개 상장계열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 한국조선해양, 현대마린솔루션, 현대건설기계, 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일렉트릭)의 시총은 6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 5위를 지켰던 포스코그룹은 57조원으로 HD현대에 밀려 한 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HD현대가 시총 순위에서 포스코를 밀어내고 5위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시총 규모에서 포스코를 최초로 따돌린 HD현대는 8월 들어 더욱 격차를 벌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 연말 대기업집단 시총 순위와 비교하면 HD현대는 10위에서 5위로 수직 상승했다. 8개월 동안 시총 규모는 34조원에서 62조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그룹의 시총 규모가 증가했다는 건 미래 먹거리 등 가치평가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정기선 부회장의 승부수가 다방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출격하며 그룹의 비전을 소개하는 등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22년 '퓨처빌더 비전'에 이어 2023년 해양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소개하며 HD현대의 변화를 알린 그는 올해 CES에서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부회장은 “AI와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 혁신은 건설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개념으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 부회장 주도로 출범한 선박 AS 전문회사인 현대마린솔루션도 시총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올해 5월 상장한 현대마린솔루션은 한때 정 부회장이 대표를 겸직하며 애정을 쏟았던 회사다. 시총 3조원 규모로 평가받았던 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 8만3400원에서 출발해 11만원대를 찍으면서 시총이 5조원 규모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기업공개(IPO)와 분할 상장, 인수합병 등이 성공하면서 시총이 대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시총 5계단 뛰며 시선집중에도 긴장감 팽배 HD현대그룹의 핵심축인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진입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8.7%나 껑충 뛰었다. 여기에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 체결 소식을 알리면서 올해 165억6000만 달러(약 22조8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의 122.6%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두 146척을 수주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은 96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해 수주점유율 40%를 기록, 모처럼 중국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은 올해 10만원대에서 21만원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조선해양도 10만원대에서 20만원을 터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470여억원을 투입해 지주사 HD현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지분율이 5.26%에서 6.12%로 증가했다. 조선업이 반등했지만 HD현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지난 7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권 회장과 정 부회장 등 주요 15개 계열사 사장단 20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HD현대는 기존 경영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내년 계획을 조기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현대는 지난해 버팀목이 됐던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이 글로벌 변동성에 흔들리자 비상 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권오갑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각사 대표들의 진심 어린 책임감이 불확실성 극복의 첫 단추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0 07:00
산업

불황에 움츠리는 데 몸집 불리고 지분 늘리는 한화 김동관

한화그룹이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지휘 아래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뉴 한화’의 기틀을 잡아나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화는 이제 재계 톱5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계열사 증가 최다, 해외법인 최대 규모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5~7월 3개월 동안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역량 확대가 두드러졌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사업 재편 작업을 하고 있는 SK그룹은 지난 3개월 동안 계열사 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그룹 리밸런싱이 진행 중이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계열사의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 계열사 수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공정자산이 112조2463억원으로 집계돼 6위 롯데그룹(129조8290억원), 5위 포스코그룹(136조9650억원)과의 격차가 대폭 줄였다. 포스코와 롯데의 계열사 수는 각각 49개, 96개에 머물고 있다. 한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법인 수가 10대 그룹 중 가장 많다. 한국CXO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한화의 해외법인은 824개로 조사됐다. SK와 삼성이 각각 638개, 563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21년까지 국내 대기업 중 삼성의 해외법인 가장 많았지만 한화가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타이틀을 가져왔고, 3년 연속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등이 영위하는 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 관련 법인을 세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대기업들이 대체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한화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계열사 분리가 이뤄지면 아무래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 승계 마무리, ‘뉴 한화’ 기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달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 한화에너지 및 ㈜한화 간 사업 시너지 향상을 위한 유의미한 수량을 매수했다”고 자평했다.김동관 부회장은 크게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세 축을 그룹의 미래 방향성으로 정하며 ‘뉴 한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사업 개편을 단행했고, 수직 계열화를 통해 더욱 역량을 키운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하는 K방산,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K방산처럼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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