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특급 '뱀직구' 윤태현, SSG 불펜 두께 더할까
시범경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신인 윤태현(19·SSG 랜더스)이 개막 엔트리 합류를 눈앞에 뒀다. 윤태현은 올 시즌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사이드암 투수다. 고교 2학년이던 2020년 인천고의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며 고교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했던 대형 신인이다. 첫 프로 무대인 시범경기 페이스도 긍정적이다. 올해 시범경기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1승 1홀드 4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기록보다 좋은 건 내용이다. 빠른 공의 구위로 감독과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속은 최고 시속 144㎞ 정도에 불과하지만, 상하좌우로 꿈틀거리는 무브먼트에 1군 타자들도 쉽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임창용의 '뱀직구'에 빗대는 이까지 나온다. 윤태현 본인은 포심 그립을 잡고 던지지만, 분석 파트는 그의 공을 투심으로 분류할 정도로 움직임이 심하다. 그의 공을 ‘직구’라고 규정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윤태현은 “포심 무브먼트와 볼 끝의 힘, 제구력에 자신감이 있다. 포수 미트까지 끝까지 들어가는 힘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공을 소개했다. KBO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윤태현의 투심성으로 움직이는 빠른 공은 20-80 스케일 기준 70점으로 평가할만하다”고 극찬했다. 20-80 스케일은 선수의 기량을 평균을 50점으로 두고 20점에서 80점 사이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70점은 상위 2.2% 정도의 기대치를 갖는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특급이다. 그는 “빠른 공 무브먼트가 좋아 사이드암인데도 왼손 타자들이 제대로 쳐내지 못한다”며 “아직 슬라이더 제구는 덜 잡혔다. 슬라이더만 더 다듬으면 충분히 리그를 제압할 자원”이라고 전했다. 자신 있는 멘털도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다. 첫 시범경기였던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나온 그는 다섯 타자를 상대로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김원형 SSG 감독도 당시 “구위도 좋은데 마운드에서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윤태현은 “첫 경기부터 많이 긴장했지만, 그럴 때마다 상대 1군 타자를 의식하지 않고 던지려고 노력한다”며 “아직은 포수 선배님의 리드에 따라 미트만 보고 투구하고 있다. 리드를 잘해주셔서 공격적인 투구라고 칭찬받는 것 같다. 앞으로도 리드를 믿고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수에게 공을 돌렸다. 1군 개막 엔트리 합류가 유력하다. 김원형 감독은 27일 시범경기를 앞두고 “변화구를 조금 가다듬을 필요는 있지만, 개막을 앞둔 지금은 윤태현이 보유한 능력이 중요하다. 단기간에 고칠 수 없는 보완점, 문제점을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직구 구속과 움직임이 최대 장점이다. 1군에서 1이닝을 충분히 할 자원이기 때문에 변화구 보강보다는 자기 볼을 믿고 던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음과 함께 그의 1군 불펜 합류 가능성을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3.28 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