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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레전드밖에 없네’…등번호로 알아보는 레알의 갈락티코 3기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2020년대 갈락티코 3기를 열 수 있을까.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시즌 뒤 합류가 유력한 가운데, 한 매체는 레알의 등번호 주인공들을 소개하며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축구 콘텐츠 매체 PremFTBL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레알의 은퇴·현역 선수들의 등번호 변화에 주목했다. 가장 먼저 게시된 사진은 음바페다. 음바페는 올 시즌을 끝으로 PSG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선수도, 구단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디 애슬레틱, BBC등 유력지들은 음바페가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음바페는 PSG와 2025년까지 계약돼 있으나, 마지막 1년이 선수 옵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바페는 시즌 전 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오는 6월 PSG와 계약이 끝난다.차기 행선지로 꼽힌 것이 레알이다. 눈길을 끈 건 바로 등번호. 음바페가 레알에서 어떤 등번호를 달게 될지도 팬들의 관심사였다. 가장 최근 스페인 매체 아스는 음바페가 레알에서 9번을 달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비니시우스가 이미 7번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앞서 9번을 달았던 선배 카림 벤제마의 등번호를 물려받으며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를 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레알 입성 당시 9번을 달았던 기억이 있다. 이외 2000년대 갈락티코의 상징이었던 지네진 지단의 5번은 현재 주드 벨링엄이 달고 있다. 호날두의 7번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베일의 11번은 호드리구가 맡았다. 2010년대 라데시마를 함께한 수비수 페페의 3번은 에데르 밀리탕이 넘겨받았다. 2010년대외 비교해 달라지지 않은 건 여전히 10번을 달고 있는 모드리치뿐이다. 물론 음바페가 10번을 달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레알의 10번은 루카 모드리치인데,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레알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최근에는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이 그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모드리치는 그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10번은 공석이 될 전망이다.김우중 기자 2024.03.15 14:44
축구일반

[IS 통영] ‘과르디 창원’ 이창원 감독, 돌풍 뒤에 가려진 아픔의 우승

‘돌풍’으로 알려진 동명대의 우승에는 아픔이 있었다. 창단 2개월 만에 대학축구 정상에 선 이창원 동명대 감독이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동명대는 27일 제6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결승전에서 하석주 감독의 아주대와 결승전에서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12월 창단한 동명대 축구부는 불과 두 달 만에 대학축구 왕좌를 차지했다. 새 역사를 쓴 이창원 감독은 “아마추어 축구계에 한 획을 그은 것 같아 영광스럽다. 동명대가 창단하고 안착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원 감독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예술대를 지휘했다. 이 감독은 2022년 제5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에서 대구예술대를 이끌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4년부터 대구예술대가 부실대학으로 지정됐고,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축구부가 해체됐다. 대구예술대에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운 제자들도 갑작스레 자리를 잃은 것이다. 그때의 아픔을 떠올린 이창원 감독은 “학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갔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해달라’고 했다”면서 “선수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프로팀 코치직 제의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결국 다수 제자가 이창원 감독을 따라 창단을 앞둔 동명대로 재입학했다. 우승 멤버 중 2005년생이 아닌, 2003~04년생 1학년이 많은 이유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나를 믿고 (동명대로) 따라왔다”며 “나는 동명대가 손을 내밀어서 넘어오게 됐다. 선수들도 16명이 따라왔다. 하나의 팀으로 잘 응집된 것 같다”고 우승 배경을 꼽았다. 선수들이 어려운 결심을 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이창원 감독의 축구다. 이 감독의 오랜 별명은 ‘과르디 창원’이다. 세계적인 명장인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별명이다. 실제 동명대는 결승전에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등 인상적인 전술을 선보였다.별명이 마음에 든다던 이창원 감독은 “내가 포항제철고 감독을 할 때 맨시티 경기를 엄청 많이 봤다. 팬들에게 매번 과르디올라 영상을 본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과르디 창원’이라고 했다”며 “기본적으로 나는 패스 축구를 구사한다. 공간을 찾아 뛰고 페널티 박스 앞에서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서) 마무리 짓는 패스 축구를 좋아한다. 항상 변함없다”고 전했다.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다. 이창원 감독은 “작년에 P급(최상위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더 높은 곳에서 (감독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꼭 대회 우승이 아니더라도 항상 팀을 발전하게 하려고 한다. 다음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통영=김희웅 기자 2024.02.29 00:11
배구

배구 노트만 40권, 2m 윤봉우의 불가능해 보였던 세 번의 점프

미들 블로커(센터) 윤봉우(41)는 배구 선수로 30년 뛰면서 네트를 두고 수만 번 점프했다. 신장 2m의 그는 배구 인생에서 쉽게 도달하지 못할 것 같던 세 번의 점프에 성공했다. 윤봉우는 14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지하 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IS 스포츠마케팅 써밋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섰다. 1~2강 김성근 감독-유희관에 이어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세 번째 단상에 섰다.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그는 차분한 어조에 막힘 없는 입담으로 강연했다. 2002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윤봉우는 프로 원년부터 V리그에서 뛰며 최다 출장 5위(449경기) 블로킹 득점 4위(907점)를 기록했다. 윤봉우는 2015~16시즌 플레잉 코치로 활약했다. 그는 "오전 8시에 출근해 업무 보고와 영상 분석, 훈련까지 코치와 선수의 역할을 다하면 밤 11시였다"라고 회상했다. 시즌 종료 후 은퇴 및 코치직을 제의받았다. 윤봉우는 거절했다. 선수로 더 뛰고 싶었다. 윤봉우는 "지인의 99%는 만류했다"고 한다. 명문 구단에서 안정적인 지도자 입문을 발로 걷어찼기 때문이다. 윤봉우는 "현대캐피탈에서 은퇴할 줄 알았는데"라며 "후배들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었다. 구단이 대승적으로 보내줬다"고 회상했다. 그의 첫 번째 큰 도전이었다. 윤봉우는 이후 호랑이 신영철(현 우리카드) 감독을 따라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에서 2년씩, 총 4년을 더 뛰었다. 신 감독은 베테랑 윤봉우가 봄 배구와 거리가 멀었던 팀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다. 윤봉우는 2019~20시즌 종료 후 '이 정도면 열심히 했다'고 여겨 은퇴를 고민했다. 그때 일본 구단(울프독스 나고야)에서 입단 제의가 왔다. 윤봉우는 두 번째 도전을 결심했다. 남자 배구 선수로는 마지막 해외 진출 선수다. 윤봉우는 "V리그의 시스템과 대우가 상당히 좋아 굳이 해외에 나가려는 선수가 없다"면서 "난 배움을 향한 갈망이 컸다"고 했다. 이어 "우리보다 신장이 작은 일본 선수들이 우리 대표팀을 넘어선 지 5~6년 됐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가족을 두고 혼자 떠난 일본에서 윤봉우는 모든 것을 홀로 해결했다. 코로나19로 비자 발급도 힘들었고, 일본어도 할 줄 모르는데 식사부터 이동까지 모든 것이 힘들었다. 그는 "일본 배구 선수들은 각자 이동한다. 원정 경기를 마치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며 열차를 타고 집(나고야)에 오면 밤 8~9시가 된다. 정말 눈물겨운 저녁밥을 혼자 먹었다. 가끔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싶더라"고 했다. 그는 "일본의 전력 분석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전했다.윤봉우는 현재 직업이 세 가지다. 배구 전도사로 활약한다. 글을 쓰고, 마이크도 잡는다. 윤봉우 배구 인생의 세 번째 도전이다. 윤봉우는 배구 아카데미 이츠발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신장이 큰 유소년 대부분은 농구를 하더라. 많은 꿈나무가 배구계로 유입됐으면 하는 바람에 시작했다"며 "유소년 배구 선수가 늘어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배구가 쇠퇴할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이때 역시 주변에서 만류했다. 역시나 처음 문을 열고 3개월 동안 회원은 단 1명뿐이었다. 어느덧 회원은 200명까지 늘었다. 그는 "키가 크길 바라는 성장기 아이들은 물론 20대 여성까지 회원"이라고 소개했다. 은퇴 후 갈 곳이 없던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터주고 싶었는데, 현재 지도자로 8명이 몸담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한 달에 한 번 글도 기고하고, 방송사 해설위원으로도 팬들을 만난다. 최근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최한 통합 워크숍 해외 우수 지도자 초청 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서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흔치 않게 국제배구연맹(FIVB) 레벨1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그는 "배구 노트만 40권이고, 15테라바이트의 영상 자료를 갖고 있다"고 했다. 윤봉우는 배구 발전을 위해 계속 점프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6.16 09:35
스포츠일반

영어 일타강사 구나단, 농구 코트를 뒤집다

“‘틴틴 중앙’에 ‘케이팝 노래방’이란 코너를 1년 반 정도 연재했어요.”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만난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의 구나단(39) 감독대행이 재미있는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지드래곤 같은 케이팝 스타의 노래를 영어로 번역해 독자들의 영어 공부를 도왔다. 반응이 좋아서 중앙일보 본사에 간 적도 있다”며 웃었다.당시 지면에 그는 ‘파고다어학원 종로 구나단 선생님’으로 소개됐다. 당시 ‘일타강사’였던 그는 9년이 흘러 프로농구 감독이 됐다. 지난 7월 신한은행 코치에서 감독대행으로 승격한 것이다.시즌 초 신한은행의 돌풍(3승 1패, 공동 2위)을 이끄는 구 감독대행의 작전타임이 화제다. 90초 짧은 시간 안에 족집게 강의처럼 귀에 쏙쏙 박히게 설명한다. 그래서 별명이 ‘코트 위 일타강사’다. 그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넷플릭스에 나가야 할 것 같 같다”며 웃었다.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1세 때 캐나다 밴쿠버 인근 해밀턴으로 이민 갔고, 서 존 맥도날드 고등학교에서 농구선수로 뛰었다. 그는 “내 키(1m79㎝)가 제일 작아 ‘쇼티’라 불렸다. 내 생존법은 우리 팀뿐 아니라 상대 전술까지 싹 외우는 것뿐이었다”고 했다.22살에 모학 칼리지 선수로 뛰다 인대가 파열됐다. 그러자 그를 예뻐하던 감독이 코치직을 제안했다. 2005년에는 맥마스터 대학 코치 제의도 받았다. 그는 “코치를 맡기 위해 공부해서 재입학했다. 경제학을 전공했고 졸업할 때 교생 자격증도 땄다”고 말했다.2009년 캐나다 한인 신문에 ‘서울 명지대에 농구 전문 과정 강의가 개설된다’는 글을 우연히 본 그는 한국 행을 결심했다. 그러나 지도자가 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는 “먹고 살아야 하니 서울 초등학교 영어 강사로 일했다. 2010년 경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 만찬 사회도 봤다. 종로 파고다어학원 강사 자리를 선배가 소개해줬다. 농구처럼 일에 미쳐서 준비했더니 3개월 만에 대박이 났다. 월수입이 수천만 원일 때도 있었다”고 떠올렸다.훈훈한 외모에 다정한 말투로 단숨에 스타 강사로 등극한 그는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이러려고 한국에 온 게 아닌데…. 난 진짜 농구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그는 스타 강사를 포기하고 2014년 결혼한 아내와 캐나다로 돌아갔다. 무명 지도자라도 농구를 더 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명지대 강의에서 알게 된 이문규 중국 상하이 여자팀 감독이 코치를 제의했다. 두 시즌 동안 이 감독을 보좌한 후 정상일 감독 제의로 2019년 신한은행 코치로 왔다. 건강 문제로 물러난 정 감독 대신 그가 대신 지휘봉을 잡게 됐다.구 감독대행은 “코트 안에서 심판은 물론 계측하는 분조차 나를 잘 모른다. 내겐 학연·지연이 없다. 그런데도 신한은행이 기회를 줬다. 내 이름 ‘나단’이 성경에서 왕에게도 쓴소리하는 사람인 것처럼, 내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했다.신한은행은 함엄지가 무릎 부상으로 빠져 키 1m78㎝ 김단비가 센터를 맡고 있다. 1m80㎝가 되지 않는 5명으로 ‘스몰 라인업’을 짠 신한은행은 벌써 3승을 올렸다. 최근 가드 김애나가 다치자 포워드 유승희를 가드로 돌린 것도 구 감독대행의 결정이었다.지금도 유튜브에 그의 일타강사 시절 동영상 강의가 떠돈다. 그에게 한국 농구계의 콩글리시를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구 감독대행은 “한국에서 못 넣으면 ‘메이드 좀 해’라고 하는데, 메이드는 이미 들어간 슛이다. ‘메이크 어 샷’이라 해야 한다. 뱅크샷이란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보통 백보드샷, 글라스라고 한다. ‘미트 아웃’은 옛날 말이고 요즘 ‘팝 아웃(스크린하다가 외곽으로 빠지는 것)’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설명해줬다.그에게 영어 좌우명을 물었더니 ‘Stay focused, Stay humble, Keep grinding’이라고 했다. ‘다 됐다고 생각할 때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난 남들보다 부족해 서너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09 08:02
야구

[IS 인터뷰]'초짜 지도자' 김주찬 "선수·코치 선배에게 배우겠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접고 도전을 시작했다. 배우는 자세로 나아갈 생각이다. 김주찬(40) 두산 주루 코치 얘기다. 김주찬 코치는 2021 스프링캠프부터 선수가 아닌 지도자다. 지난 시즌까지 KIA 소속 선수로 뛰었지만, 시즌 종료 뒤 계약이 만료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새 팀을 찾던 중 두산의 코치직 제의를 수락했다. 김주찬 코치는 "다시 (선수로서) 경쟁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두산의 연락을 받은 뒤에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새 출발 배경을 전했다. 두산이 6년(2015~20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강팀이라는 점도 김주찬 코치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외국 연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로 인정받는 팀이다. 함께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주변에서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두산 유니폼이 어색하다. 김주찬 코치도 낯선 환경에 적응 중이다. 프로 야구 선수 생활만 21년 동안 했지만, 새 직장에서 새 보직 수행을 앞두고 긴장도 컸다. 김주찬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잠을 청하지 못했다. 설렘도 있고, 걱정도 있었다. 여전히 코치라는 자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김주찬 코치는 한국 야구 대표 호타준족으로 평가된다. 통산 19시즌을 뛰며 1778경기에 나섰고, 타율 0.300·138홈런·388도루를 기록했다. 현역 시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두산 선수들에게 전수한다. 기동력이 좋은 두산이 날개를 달았다. 김주찬 코치는 "주루와 경기 상황을 읽는 눈은 다른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았다고 자부한다"며 전문(주루)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이어 "두산은 전체적으로 주루 능력이 좋다. 오재원, 정수빈, 박건우는 알아서 잘하는 선수들이다. 내가 그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공부할 생각이다"는 각오도 전했다. 김태형 감독도 김 코치를 향해 "마음껏 해보라"고 당부했다. 지도자는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김주찬 코치도 인정한다. 그는 "먼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동료들이 조언을 해줬다. 이제 선수들을 도와줘야 하는 입장이다. 선수단 최고참일 때는 다소 강압적으로 얘기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먼저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박세혁, 김재호 등 후배들과 교감하기 시작했다고. '초짜' 지도자인 김주찬 코치에게 주루 파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고영민 주루 코치의 존재는 매우 든든하다. 3년 후배지만 지도자 생활은 훨씬 선배. 김주찬 코치는 "같은 파트이기 때문에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본다. 고영민 코치에게도 내가 먼저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김주찬 코치는 화려한 선수 생활에 비해 다소 초라한 모습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다부진 각오로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천=안희수 기자 2021.02.02 07:00
야구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허민의 ‘야구놀이’와 진실 공방

전 프로야구 선수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히어로즈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발단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민(44)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이른바 ‘야구놀이’가 발단이다. 허 의장은 당시 키움 2군 훈련장인 고양 야구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야구 유니폼을 갖춰 입고 모자까지 쓴 채 전력투구했다. 키움 구단은 “허 의장은 2군 구장 현황을 살펴보러 방문했을 뿐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즉흥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그 후다. 구단은 대외적으로 사과 제스처를 취한 뒤 구장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택근의 한 팬이 영상을 찍은 걸 알아냈다. 이택근은 징계 요구서에 “구단은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로 야구팬을 사찰했고, 나를 불러 그 팬의 영상 제보 여부와 그 배후를 말하라고 강요했다”고 썼다. 언론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키움은 9일 오후 5시 보도자료를 냈다. 키움은 “이택근이 두 차례에 걸쳐 구단에 내용증명을 보내 CCTV 사찰, 부당한 지시 등에 관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구단이 CCTV를 확인한 이유는 보안 점검 차원이었다.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서 영상을 촬영한 거로 여겼다. 확인 후 촬영자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로부터 3시간 뒤, 김치현 키움 단장 목소리가 담긴 녹취가 공개됐다. 김 단장은 지난해 6월 이택근에게 “(촬영자가) 너의 팬이라서 (허민) 의장님은 화가 많이 나셨다. ‘명예 훼손’으로 경찰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허 의장 최측근인 하송 대표이사가 취임한 지난해 11월 다시 이택근을 불렀다. 김 단장은 “(하 대표가) 혹시 (배후를) 확인해줄 수 있냐고 개인적으로 부탁하신다. (하 대표가) 의장님을 모시지 않나. 네 개인 팬이니까 충분히 너를 위해 말해줄 수 있을 거 같다”며 설득을 시도했다. 키움의 ‘공식 입장’과 상반된 증거다. 보도자료 속 다른 내용도 석연치 않다. 키움은 “이택근이 시즌 초 김 단장에게 코치직을 요구했다. 10월에는 대리인을 통해 유학비 지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택근은 반박했다. “키움의 현 시스템 속에서 코치 할 생각은 애초 없었다. 오히려 구단이 내게 코치직을 제안해 명분을 찾으려 할까 봐 그러지 않기만을 바랐다. 다행히 코치 제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유학비 지원 요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시국이다. 유학 갔던 사람도 귀국하는 마당에, 갑자기 왜 유학을 가겠냐”며 코웃음을 쳤다. “은퇴식 제안을 선수가 뿌리쳤다”는 구단 주장에 대해 이택근은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은퇴식 다음 스텝은 뭐냐’고 물으니 ‘그게 끝’이라고 해서 ‘안 열어줘도 된다’고 하고 팀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이 진실 공방의 본질은 ‘키움이 제보자를 찾아내기 위해 CCTV를 확인했는지, 그 영상을 언론에 보낸 배후를 캐내기 위해 선수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는지’ 여부다. 이택근이 은퇴하면서 키움에 어떤 요구를 했는지는 본질이 아니다. 그런데도 키움이 이 부분을 부각하는 건 ‘구단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보복을 위해 1년 6개월 전 일을 이슈화한다’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논점 흐리기다. 이택근은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다. 행여 그게 사실이라 해도, 이게 CCTV 사건과 무슨 관계인가. 구단이 CCTV로 팬을 사찰했고, 선수에게 ‘그 배후를 공개하라’고 무리하게 요구했다.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건 그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은 또다시 구단 명의 보도자료로 거짓말을 하다 들켰다. 그러자 다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침묵을 택했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입부터 다물고,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게 ‘키움식’ 해결책이다. 눈치 볼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허 의장만 “괜찮다”고 하면 정말 다 괜찮다고 믿는 팀이 키움이다. 이상이 사건 개요다. 키움 구단과 이택근 중 누가 떳떳할까. 판단은 독자께 맡긴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1 08:27
야구

[배영은의 야·생·화] 키움의 거짓말 VS 이택근의 반박…당신의 판단은?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전 프로야구 선수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히어로즈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 일의 발단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민(44)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일명 '야구놀이' 파문이다. 허 의장은 당시 키움 2군 훈련장인 고양 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야구 유니폼을 갖춰 입고 모자까지 쓴 채 전력으로 투구했다. 그런데도 키움 구단은 "허 의장은 2군 구장 현황을 살펴보러 방문했을 뿐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즉흥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그 후다. 구단은 대외적으로 사과하는 제스처를 취한 뒤 2군 구장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택근의 오랜 팬이 그 영상을 찍었다는 걸 알아냈다. 이택근은 징계 요구서에 "구단은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로 야구팬을 사찰했고, 나를 불러 그 팬의 영상 제보 여부와 그 배후를 말하라고 강요했다"고 썼다.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키움은 오후 5시 보도자료를 냈다. "이택근이 두 차례에 걸쳐 구단에 내용증명을 보내 'CCTV 사찰, 부당한 지시 등에 관한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구단이 CCTV를 확인한 이유는 보안 점검 차원이었다.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서 영상을 촬영한 거로 여겼다. 확인 후 촬영자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로부터 3시간 뒤, 김치현 키움 단장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김 단장은 지난해 6월 대화에서 "(촬영자가) 너의 팬이라서 (허민) 의장님은 화가 많이 나셨다. '명예 훼손'으로 경찰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허 의장의 최측근 하송 대표이사가 막 취임한 지난해 11월에도 다시 이택근을 불렀다. "(대표가) 혹시 (배후를) 확인해줄 수 있냐고 개인적으로 부탁하신다. (하 대표가) 의장님을 모시지 않나. 네 개인 팬이니까 충분히 너를 위해 말해줄 수 있을 거 같다"며 설득을 시도했다. 키움이 발표한 '공식 입장'과는 상반되는 증거다. 보도자료 안에 담긴 다른 내용도 석연치 않다. 키움은 "이택근이 시즌 초 김 단장에게 코치직을 요구했다. 10월에는 대리인을 통해 유학비 지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택근은 즉각 반박했다. "키움의 현 시스템 속에서 코치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오히려 구단이 내게 코치직을 제안해 명분을 찾으려 할까 봐 그러지 않기만을 바랐다. 다행히 코치 제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유학비 지원 요구에 대해선 "코로나19 시국이다. 유학을 갔던 사람들도 귀국하는 마당에, 갑자기 왜 유학을 가겠냐"며 코웃음을 쳤다. 구단이 "은퇴식 제안을 선수가 뿌리쳤다"고 말한 데 대해선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은퇴식 다음 스텝은 뭐냐'고 물으니 '그게 끝'이라고 해서 '안 열어줘도 된다'고 하고 팀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쯤에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 진실 공방의 본질은 '키움이 제보자를 찾아내기 위해 CCTV를 확인했는지, 그리고 그 영상을 언론에 보낸 배후를 캐내기 위해 선수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는지' 여부다. 이택근이 은퇴하면서 키움에 어떤 요구를 했는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그런데도 키움이 이 부분을 굳이 언급한 건 '구단이 이택근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지 않자 보복을 위해 1년 6개월 전 일을 이슈화한다'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거로 보인다. 논점을 흐리기 위한 꼼수다. 이택근도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행여 그게 사실이라 해도, 이게 CCTV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나. 구단이 CCTV로 팬을 사찰했고, 선수에게 '그 배후를 공개하라'며 무리한 요구를 했다.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건 그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은 또 한 번 구단 명의의 보도자료로 거짓말을 하다 들켰다. 그리고 다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침묵을 택했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늘 입부터 닫고, 사태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게 '키움식' 해결책이다. 눈치 볼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허 의장이 "괜찮다"고 하면 정말 다 괜찮은 팀이 바로 키움이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키움 구단과 이택근 중 누가 떳떳할까.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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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운전' 박한이, 삼성 코치로 복귀

'숙취 운전'으로 허망하게 선수 생활을 마친 박한이(41)가 프로야구 삼성에 코치로 복귀한다. 삼성 구단은 "박한이에게 코치 제의를 했고, 입단이 확정됐다. 올해 안에 선수단과 인사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같은 날 박한이도 "구단이 기회를 줬다. 1년 6개월 동안 많이 반성했다. 야구장에서 죄송한 마음을 전할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고 전했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에 입단, 2019년 5월까지 '원클럽 맨'으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7개(2002, 2004, 2005, 2011, 2012, 2013, 2014년)나 끼었다. 데뷔 후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친 박한이의 통산 안타는 2174개. KBO리그 역대 4위 기록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꾸준한 기록을 남긴 그이지만,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때마다 예상을 밑도는 계약을 했다. 2008년 2년 10억원, 2013시즌 후에는 4년 28억원에 계약했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착한이(착한 계약을 한 박한이)'였다. 삼성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한이는 한순간에 몰락했다. 박한이는 2019년 5월 27일 오전 자녀 등교를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귀가하다 오전 9시께 접촉사고가 났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음주 측정을 했고, 박한이는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전날 음주 후 숙취 상태였던 것이다. 박한이는 곧바로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영구 결번(33번)이 유력했던 스타가 하루아침에 유니폼을 벗었다. 은퇴식도, 영구 결번도 무산됐다. 야구장을 떠난 1년 6개월 동안 박한이는 봉사 활동을 하고, 라오스로 건너가 재능 기부를 하기도 했다. 선수 생활이 끝난 박한이는 지도자로서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 삼성 구단은 고심 끝에 박한이에게 코치직을 제안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박한이가 1년 반 동안 징계를 정말 성실하게 수행했다. 깊이 반성했다. 우리 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음주운전을 한 건 정말 잘못했다. 하지만 모범적으로 반성했으며, 봉사활동도 묵묵히 했더라.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좋은 일도 했다. 박한이의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초보 코치이기 때문에 1군보다는 2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2020.11.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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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현 코치 "선수로 못 뛴 KBO, 코치 기회 얻어 행복"…부산서 신혼 생활

최현(32·미국명 행크 콩거) 롯데 1군 배터리 코치의 국적은 미국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 "한국에서 뛰고 싶었다"는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신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 "롯데에서 코치로라도 좋은 기회를 줘 정말 기쁘다"라는 그는 부산에서 행복한 제2의 야구 인생과 신혼 생활을 즐긴다. 그의 원래 이름은 '행크 콩거'다. 지금은 '최현'으로 불렸으면 한다. 매일 공개되는 KBO 엔트리에도 '최현'으로 적혀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최현 코치의 요청으로 KBO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최현 코치는 6세 때 주한미군인 이모부의 양자로 들어간 아버지 최윤근 씨와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한 어머니 유은주 씨 사이에 태어났다. 2006년 MLB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2010년 처음 MLB 무대를 밟았다. 휴스턴과 탬파베이를 거치며 7년간 373경기에서 타율 0.221 31홈런 114타점을 올렸다. 2018년 손목 인대 수술 후 멕시칸리그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30세의 나이로 일찍 은퇴했다. KBO 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제안은 없었다. 그는 "MLB에서 7시즌을 뛰었다. 부상 탓에 은퇴를 일찍 했지만, 후회는 없다.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신인들이 올라와 언제든 (트레이드나 방출로) 교체될 수 있는 곳이다. 나도 경험했고 항상 예상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현 코치는 지난해 11월 자신과 마찬가지인 재미교포 2세 아내와 결혼했다. 12월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며칠 뒤에 롯데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 당초 1년여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했던 그는 "고민 없이 수락했다"라고 웃었다. 최 코치는 "나와 아내 모두 부모님이 이민자 출신이다. 아내 역시 결혼 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시점에 나의 롯데행 결정을 기뻐하며 전적으로 지지해줬다"라며 "아내 역시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친척을 만나 뵙곤 했다. 한국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고, 한국 문화도 잘 이해해 기쁜 마음으로 왔다"라고 덧붙였다. 롯데가 최현 코치를 데려오자 팬들은 환호했다. MLB 출신으로 프레이밍(이른바 미트질, 투구의 효과적 포구를 통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얻어내는 솜씨)과 캐칭 기술이 좋아서다. 롯데는 지난해 폭투(103개)와 패스트볼(11개)을 경기당 0.79개 기록, 10개 팀 중 가장 많았다. 포수의 기본기 부족이 심각했다. 안방 불안은 롯데가 꼴찌로 떨어진 처진 이유 중 한 가지다. 마운드 구성이 바뀐 영향도 있겠지만, 올해는 폭투(39개)와 패스트볼(4개)이 많이 감소했다. 김준태와 정보근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의 안방 상황을 자세히 몰랐던 최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그저 바라봤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언할지 고민했다. 그는 "처음에 너무 많은 변화를 주면 선수들이 어려워할 수 있어 차근차근 발전을 꾀했다"며 "경기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두 포수의 장점은 '자세'다. 포수의 기본자세는 블로킹과 프레이밍, 송구까지 모두 연결된다. 정말 중요하다"며 "지금껏 배운 점을 어떻게 적응하고 활용하는지, 경기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 코치가 한국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롯데의 홈 '구도' 부산에서 점점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는 "내 외모가 한국인이지만 다소 독특하게 생기지 않았나"라고 웃어넘겼지만 이제 사진 촬영 요청과 선물까지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아내와 대형마트에 쇼핑하러 갔는데,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카스테라를 잔뜩 공짜로 챙겨주더라"라며 "팬들의 관심에 감사하며. 롯데 팬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응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책임감을 느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0.07.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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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취임식' 허문회 감독 "과거, 미래 아닌 현재에 집중한다"

허문회호가 출항했다. 롯데는 11월 첫째 날, 사직구장에서 신임 감독 취임식을 가졌다. 지난 27일 선임이 공식 발표된 허문회(47) 감독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종인 대표 이사, 성민규 단장 그리고 선수단이 참석했고 신임 감독의 비전을 공유했다. 허문회 신임 감독은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등 히어로즈 구단이 강팀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주축 역할을 한 타자들의 성장을 유도했다. 타격 전문가다. 최근 두 시즌 동안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히어로즈에서 수석 코치를 맡으며 '감독' 수업을 받았다. 현역 시절 명성은 높지 않았지만 현재 야구계에서 인정받는 지도자로 평가됐다. 2019시즌 중반 감독과 단장이 중도 퇴진하고 대행 체제로 분투했지만 최하위에머물렀다. 쇄신을 노렸고, 허 신임을 적임자로 선택했다. 취임사 메시지는 명확했다. 허 신임은 "감독이라고 어려워하지 말고 다가와달라. 전화해도 된다. 선수와 구단 모두 자존감을 세워야 한다"며 소통과 명가 재건을 주창했다. 취임식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야구 철학에 자신감을 전했다.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롯데 선수단의 전력과 저력이 폄하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었고,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다음은 허 신임과의 일문일 - 취임 소감을 전한다면. "고향에 16년 만에 돌아왔다.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야구적으로, 시스템적으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열광적인 팬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 선임 과정을 전한다면. "단장, 대표님과 세 번 정도 만났다. 특별히 의식하고 인터뷰에 임하지 않았다. 내 야구 철학에 관해 얘기했다. 잘 보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런 부분이 어필된 것 같다.:" - 제의를 받았을 때, 자신이 감독이 될 준비가 된 시점이라고 생각했나. "키움에 있을 때도 다른 팀에서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 철학이 맞아야 움직일 수 있다고 여겼다. 감독 자리라고 해서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제의한 구단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구단 고위층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고려해야 했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0.4초 만에 결과가 갈린다. 생각이 안 맞으면 같은 길을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성민규 롯데 단장과도 같은 생각을 많이 했다." - 롯데는 감독들의 무덤이다. 부담은 없었나. "없었다. 현역 시절이던 1996년에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1년, 1년을 버티면서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는 '선수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 - 선수단을 이끄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장을 유도하는)환경, 선수의 컨디션 그리고 멘탈적인 부분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철학이 명확하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다." - 허 감독이 생각하는 진짜 소통의 의미는. "경기를 잘할 수 있고, 못 할 수도 있다.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기 전에 먼저 징후를 포착하고 다가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노력이다" - 외부에서 본 롯데는 어떤 팀이었나. "나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다. 당시에는 그저 키움이 좋은 팀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 롯데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누구도 최하위로 떨어질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개개인이 가진 생각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 - 키움에서의 지도자 생활은 어떤 영향을 미쳤나. "2014시즌이 끝난 뒤 2군 코치를 가게 됐다. 김치현 현 단장의 추천으로 보스턴에 갈 기회가 있었다. 이전부터 '멘탈이라는 게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보스턴에 가서 기술적 멘탈, 멘탈 경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는 게 많이 와 닿았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 기술적 멘탈이라는 표현이 무엇인가. "생소할 것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곧 철학이다. 예를 들어 롯데가 올 시즌에 중심 이동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가정하자. 이를 위해 아침에 운동하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잡념 없이 목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 육성과 윈나우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은.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다. 육성과 성적을 동시에 추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1군이다. 이겨야 한다. 시스템, 방식적인 부분을 바꾸면 할 수 있다." - 이대호 등 베테랑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반드시 연차에 따라 다른 임무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 된다. 열심히 하는 베테랑을 등한시할 순 없다. 현재에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 안방이 약점이라는 평가가 있다.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나와 코치진이 어떤 야구 환경을 조성하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 새 코치진이 구성됐다. "문규현 코치는 나와 선수 생활도 잠깐 함께했다. 그리고 노병오 투수 코치가 왔다. 메인 투수 코치를 맡는다. 윤윤덕 컨디셔닝 코치가 있다. - 노병오 코치에 대해 소개한다면. "전력분석원으로 시작한 지도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키움 2군에서 투수 코치를 했다. 나와 철학이 맞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싸워도 철학이 바르면 발전적인 방향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지도자다." - 주장 선임 기준이 있다면. "지금은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 어떤 철학을 가진 선수인지 파악을 해야 한다." - 감독은 상대적으로 코치보다 소통이 어렵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감독이 아닌 동반자다." - 성적 목표를 전한다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19.11.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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