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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총력 투쟁" 의협, 18일 전면 휴진…한 총리 "복귀 전공의 불이익 없을 것"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선언했다.9일 의협이 지난 4~7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총 유권자 11만1861명 가운데 7만800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90.6%가 강력한 투쟁을 지지했다고 밝혔다.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73.5%에 달했다.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 농단, 교육 농단에 맞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또 임 회장은 "6월 18일 전면 휴진으로 전국 의사 14만 회원은 물론, 의대상과 학부모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며 "총궐기대회는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투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번 결정을 두고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중에서도 침묵하는 다수는 불법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으실 줄로 안다"며 "지금도 절대 다수 의사 선생님은 환자 곁을 지키며, 조용히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 선생님도 적지 않다"고 했다.한 총리는 또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어떤 불안도 없게 하겠다"며 "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09 16:14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게임판 흔들 중견 게임사 신작들

올해 하반기 신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대작급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어서다. 이럴 때 중견 게임사들은 조용히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대형 게임사의 신작 못지않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견 게임사 컴투스와 네오위즈의 야심작인 ‘제노니아’와 ‘P의 거짓’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각각 국내와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이들 신작이 기대만큼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컴투스 첫 정통 MMORPG 도전작 ‘제노니아’ 13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는 이달말쯤 신작 ‘제노니아’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제노니아는 개발 자회사인 컴투스가 만들고 지주사인 컴투스홀딩스가 서비스하는 정통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로,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주목되는 것은 컴투스홀딩스의 전신인 게임빌이 2008년 피처폰 시절에 첫 선을 보인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제노니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노니아 시리즈는 2017년까지 7개 시리즈가 나와 글로벌 누적 6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히트작이다. 제노니아2의 경우 한국 게임 최초로 미국 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신작은 제노니아 시리즈 중 처음으로 정통 MMORPG로 개발됐다. MMORPG 장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서버 간 대규모 PvP(이용자간 대결) 콘텐츠 ‘침공전’을 통해 투쟁과 쟁취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MMORPG의 재미 중 하나인 대규모 협력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보스 레이드’도 준비했다. 다른 게이머와 함께 하는 길드인 ‘기사단’도 있다. 기사단은 필드에서 수호탑을 건설해 단원들에게 특정 버프를 부여할 수 있으며, 단원과 함께하는 보스 레이드를 즐기며 보상을 획득할 수도 있다. 제노니아는 또 언리얼엔진 기반의 카툰 렌더링으로 독창적인 비주얼과 캐릭터를 선보인다. 인게임 GM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유저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세심한 서비스 운영도 예고하고 있다. 컴투스는 제노니아가 처음 도전하는 정통 MMORPG인 만큼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수 신해철의 N.EX.T 시절 대표곡 중 하나인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배경음악으로 한 광고 영상을 선보였고, 강남·광화문·판교·인천공항 등 유통 인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옥외 광고를 진행했다. ‘커피를 Z-ONE(지원) 합니다’ 이벤트를 통해서는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전국 12개 지역을 찾아 5000여 명의 직장인들에게 제노니아를 알리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선물했다.컴투스는 최근 대검·활·지팡이·단검·오브 등 5종 클래스(직업)를 비롯해 주요 콘텐츠를 소개하며 유저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에서 진행 중인 사전예약에 180만명이 몰렸다. 컴투스는 유저 관심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크리에이터Z’ 프로그램 참여자도 모집한다. 컴투스 관계자는 “정통 MMORPG는 처음이지만 수집형 MMORPG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어 자신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모 버전인데 100만…역시 글로벌 기대작 ‘P의 거짓’ 네오위즈가 오는 9월 19일 출시할 예정인 ‘P의 거짓’은 글로벌 기대작으로 꼽히는 신작이다.P의 거짓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소울라이크’ 장르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소울라이크는 일본 게임사 프롬소프트웨어의 히트작 ‘다크소울’ ‘데몬즈소울’ 등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게임을 뜻한다. 어둡고 어렵고 불친절하고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반복 플레이 등이 특징으로 소수 마니아가 즐기는 장르였다. 그런데 작년 프롬소프트웨어의 신작 ‘엘든링’이 출시 한 달도 안돼 1200만장 넘게 팔리고,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접속자수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얻으면서 핫한 장르로 떠올랐다. P의 거짓은 국내 게임사 중에서 네오위즈가 처음 개발하는 소울라이크 게임이고, 2022년 독일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차지해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했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P의 거짓은 지난 9일 간담회를 시작으로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날부터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27일까지 공개되는 데모 버전에는 P의 거짓 세계관으로 입문하는 ‘챕터1’과 ‘무기 조합 및 거짓말 시스템’이 최초로 담겼다. 새로운 인게임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챕터2’까지 제공한다. 반응이 뜨겁다. 공개 3일 만에 콘솔과 PC 등 전체 플랫폼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어섰다. 스팀에서는 데모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최다 플레이 게임’ 100위권에 진입했고, 인게임 하루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약 1만6000명을 기록했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진행된 데모 플레이 방송은 약 17만1000명이 한꺼번에 몰려 트위치 실시간 최고 시청자 수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오위즈 측은 이 같은 반응은 P의 거짓만의 차별점과 높은 완성도, 최적화 만족도 때문에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P의 거짓은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한 작품답게 ‘거짓말’ 시스템을 갖고 있다. 소년 모습의 자동인형인 주인공 P는 다른 등장인물에 거짓말을 할 수 있는데, 게임플레이 도중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에 따라 엔딩이 달라진다. 또 서로 다른 날과 손잡이를 조합해 나만의 무기를 만드는 시스템, 회피가 불가능해 정확한 타이밍에 막아야만 하는 '퓨리 어택' 등 P의 거짓만의 특색 있는 전투 경험을 제공한다.네오위즈는 정식 출시 전까지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의 박성준 라운드8 스튜디오장은 “데모 버전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적극 검토해 게임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도전, 그래도 자신감 충만 제노니아와 P의 거짓이 기대작이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제노니아의 경우 기존 MMORPG와 경쟁해야 한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 등 많은 MMORPG들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리니지M과 나이트 크로우 등 플레이 방식이 ‘리니지’ 시리즈와 유사한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카툰풍의 제노니아가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여기에 정통 MMORPG가 처음인 컴투스의 출시 초반 안정적 서비스 여부도 체크 포인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출시 초기에 한꺼번에 많은 유저가 몰려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유저 또한 많다”며 “그래서 MMORPG 서비스 노하우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20여 년간 쌓아온 퍼블리싱 노하우를 토대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P의 거짓은 글로벌 콘솔 시장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P의 거짓은 미국과 일본 게임사들이 장악한 콘솔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콘솔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이 오랫동안 도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이 지난해 1200억 이상의 개발비를 들여 만든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내놓았지만 쓴맛을 봤다. 게임사 관계자는 “P의 거짓이 해외 게임쇼에서 상을 받는 것과 실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성공 여부는 정식 출시 직후 판매량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는 흥행을 자신했다. P의 거짓 개발을 총괄하는 최지원 디렉터는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콘솔 패키지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며 “다른 개발자나 게이머들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6.14 06:00
산업

주69시간 일하고 장기휴가 가능해진다..? 노동계는 '총력투쟁'

정부가 '주 최대 52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한다. 근로자들이 1주일에 52시간까지만 일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안식월' 등 장기 휴가 등을 이용해 푹 쉴 수 있게 했다. 경제계는 이 같은 개편안을 환영하는 반면 노동계는 사업주의 편의만 고려한 '꼼수'라면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주 52시간제'(기본 40시간+최대 연장 12시간)의 틀을 유지하되 '주' 단위의 연장근로 단위를 노사 합의를 거쳐 '월·분기·반기·연'으로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단위 기준별 연장근로시간을 살펴보면 '월'은 52시간(12시간×4.345주), '분기'는 156시간, '반기'는 312시간, '연'은 624시간이다. 하지만 정부는 장시간 연속 근로를 막고 실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분기 이상의 경우 연장근로 한도를 줄이도록 설계했다. 즉, '분기'는 140시간(156시간의 90%), '반기'는 250시간(312시간의 80%), '연'은 440시간(624시간의 70%)만 연장근로가 가능하게 했다.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전체 근로시간을 관리하게 되면 일이 많이 몰리는 주에 69시간 근무하고 나머지는 주는 47시간씩 근무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한달 가까이 장기 휴가를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출퇴근 사이 11시간의 휴식 시간을 둬야 한다. 즉 오전 9시에 출근하는 경우 늦어도 밤 10시에는 퇴근해야 한다. 그러나 11시간 의무 휴식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특정 주에 최대 근무시간이 69시간보다 낮은 64시간으로 제한된다. 이는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6∼7월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의 개편안이 발표되자 경제계와 노동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시간 정부 개편안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획일적·경직적인 현행 근로시간제도로 인해 업무량 증가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나 워라밸 요구확대에 따른 다양한 시간선택권이 제한돼 온 어려움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했다.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번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은 초장시간 압축노동을 조장하는 법"이라며 "노동자 건강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던 '11시간 연속휴식 부여'조차 포기했다"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건강권, 근로기준법마저 적용받지 못하는 작은 사업장 노동자와 단기 쪼개기 노동계약이 주류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휴식권은 그림의 떡"이라고 주장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06 16:01
산업

화물연대, 단양서 총력 투쟁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파업 14일째를 맞은 7일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충북 단양에서 총력 투쟁을 전개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성신양회 단양공장 정문과 후문에서 조합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철회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선전전을 재개했다. 이날 선전전에는 강원, 경남·북 등 화물연대 지역본부 소속 방송차량 15대가 동원됐다. 화물연대는 당초 우려와 달리 시멘트 출하를 막지는 않았다. 다만 시멘트 수송을 위해 공장을 드나드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등 차량을 멈춰 세운 채 운전자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며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결의를 다지기 위해 당분간 단양에서 집중 투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29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이후 사실상 시멘트 출하를 용인하며 선전전을 벌이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중단했다. 경찰은 이날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주변에 820여명의 인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멘트 출하 방해, 도로 점거 등 화물연대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는 전날 각각 2만5268t, 1만6701t을 출하, 파업 이전 대비 90% 안팎의 출하율을 보였다.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은 갑자기 내린 눈으로 도로 사정이 나빠지면서 평소의 70%인 9880t을 출하하는 데 그쳤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07 16:31
산업

민노총,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서 결의대회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6일 오후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앞에서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철회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파업 13일째를 맞은 화물연대 조합원과 충북 도내 민노총 조합원, 정의당·진보당·노동당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민노총은 결의문에서 "정부는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파업을 불법이라며 강제 업무개시명령을 하고, 화물연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이어 "안전운임제 지속과 적용 대상 확대는 물러설 수 없는 우리의 요구"라며 "민주노총은 재벌과 부자들만을 위한 윤석열 정부에 맞서 국민의 안전과 노동자 생존권을 지켜내고 불평등 세상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06 15:57
IT

카카오 '1위 모빌리티' 매각 추진에 노조 "직원·고객 사지로 몰아"

차량 호출 1위 카카오모빌리티의 투기자본 매각을 두고 노동조합이 결국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업계 상생 약속을 뒤로하고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를 넘기는 '먹튀 경영'으로 직원과 고객을 사지로 몰았다는 주장이다. 노사는 대화를 지속할 방침이지만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최악의 경우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에서 "카카오는 수익만 좇아서 성장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꿈과 가치를 바라보고 참여했다"며 "카카오가 수익을 위해 사회적 책임과 브랜드 이미지까지 포기하면서 매각을 해야 하는지 (창업자 김범수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는 매각 소식이 퍼지고 약 2주일 뒤인 지난달 27일 카카오 공동체 현안을 포괄하는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와 1차 협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남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4일 있었던 2차 협의는 매각 외 대안을 고민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했지만 카카오는 "모빌리티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한 차례 연기했던 카카오 계열사 임직원 대상 서명운동을 재개하고 피켓시위에 돌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는 7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매각 보도 후 3일 만에 절반을 넘어 현재 70%가 노조에 가입했다. 사모펀드 주도의 구조조정 칼날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서승욱 지회장은 "노조가 결집하고 있어 당장 직원 이탈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사모펀드로 넘어갔을 때 기술 기반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에 치중한 사모펀드의 경영 방식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고 신사업 투자는 관심 밖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민정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MBK파트너스가 2013년 웅진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가 2018년 재매각한 코웨이 사례를 들었다. 정 수석부위원장은 "MBK는 코웨이를 인수해 운영한 6년간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연구 투자는 등한시하고 직원의 처우는 내팽개쳤다"며 "엄청난 빚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멀쩡한 회사를 거덜 내고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아 자신들은 먹튀하는 게 투기자본"이라고 꼬집었다. 또 "기존 무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는 유상으로 전환해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시설 투자와 품질 개선 원칙이 무너지면서 2016년에는 정수기에서 중금속인 니켈이 검출돼 고객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 및 재매각 과정에서 1조1000억원의 투자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대리운전노조와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 시민단체 등과 손잡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매각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3차 노사 협의에 앞서 카카오 CAC와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이 직접 소통하는 설명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당초 3차 협의도 이번 주 중에 가질 계획이었지만 사측이 이날 기자회견 후 분위기를 살핀 뒤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MBK파트너스 등 매각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반대 투쟁과 카카오 신규 오피스가 있는 판교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행동에 앞서 대화로 해결책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해관계자 및 카카오 공동체의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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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2022 ③수비라인 비교] 20년 전 완벽 수비진에게 길을 묻다

2002 한·일월드컵이 20주년을 맞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이라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 한국 축구는 이제 20년 전 그날을 기억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때다. 일간스포츠는 20년 전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들과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현재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해 봤다. 2002년의 눈부신 성과를 차분히 복기하면서 동시에 현재 대표팀의 장단점을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수비였다. 한국은 한·일월드컵 3~4위전(터키에 3실점)을 제외한 총 6경기에서 3실점에 그쳤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란드전을 비롯해 포르투갈전, 스페인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1실점,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1실점, 4강전에서 독일에 1실점 했다. 지금 다시 기록을 확인하면 ‘어떻게 이게 가능했지?’ 싶을 정도로 완벽한 수비력이었다. 2002년 한국 대표팀 수비는 스리백 시스템이었다.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이 중앙수비를 맡고 좌우 측면에서 이영표와 송종국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수비에 가담했다. 당시 세계 축구의 대세가 포백인데 한국만 낡은 스리백 시스템을 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스리백을 선택했다. 결국 언더독 한국이 승점을 따기 위해서는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하면서 역습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팀 2002 수비에서 홍명보는 오랜 기간 대표팀 수비수로 뛰면서 경험과 리더십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김태영과 최진철은 투쟁심 강하고 터프한 플레이를 했고, 공중볼 경합 능력도 뛰어났다. 김태영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하다가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가격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그런데도 그는 "상대를 놓쳐 실점한 게 더 아팠다"고 할 정도의 투지를 보여줬다. 좌우 윙백 이영표와 송종국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사이드백 조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술과 체력 모두 좋았다. 특히 송종국이 포르투갈전에서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었을 만큼 대인 방어 능력도 뛰어났다. 이전까지 생소했던 '오버래핑(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를 모두 커버하는 것)'이라는 말도 이영표와 송종국의 플레이 덕분에 축구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다. ━ 한·일월드컵 수비의 비밀은 체력 한·일월드컵 후 진행된 여러 인터뷰에서 당시 수비진을 구성했던 선수들은 성공적인 수비의 비결로 체력을 꼽았다. 2002년 대표 선수들은 장기 훈련 때 파워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월드컵 개막 직전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 강호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더니 “체력도,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더라”는 경험담을 고백했다. 히딩크 감독은 전문적인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인 체력 측정과 훈련을 했다. 최진철은 과거 인터뷰에서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수비진 뿐만 아니라 공격수까지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다. 히딩크 감독은 압박 강도, 공수전환 속도를 중시했다. 이걸 하려면 체력이 가장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처럼 선수들이 최고 수준의 체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긴 합숙 훈련 덕분이었다. 2002년 한국 축구는 월드컵 개최지로서 총력을 다 하기 위해 K리그의 협조를 얻어 이 해의 리그를 축소 운영했다.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모두 뽑아서 자유롭게 테스트하도록 했다. 히딩크 감독 지도 아래 대표팀이 합숙한 기간만 200일이 넘었다. 이때 처음으로 축구대표팀의 전용 훈련장인 파주NFC까지 생겼다. 모든 조건이 최상이었다. 현재 대표팀이 기술력 혹은 선수 자원이 많이 부족해서 2002년 당시의 수비력을 재현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2002년의 특수한 훈련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불가능할 뿐이다. 지금은 아시아리그와 유럽리그의 시즌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 일정에 따라 컨디션이 제각각이다. 그리고 소속팀에서 쏟아붓고 남은 체력을 대표팀에서 끌어내야 하는 현실이다. ━ 2022년 체력과 섬세한 압박 필요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대표팀의 수비진에서는 김진수(전북 현대) 김영권(울산 현대) 김민재(페네르바체) 홍철(대구FC), 이용(전북) 등이 주로 활약했다.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도 이들 위주로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돋보이는 수비 자원은 단연 김민재다. 압도적인 피지컬(1m90㎝·88㎏)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그는 공간을 커버하는 능력과 주요 선수를 대인방어하는 능력이 두루 좋다. 한국 수비진의 핵심이다. 하지만 수비는 뛰어난 선수 혼자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유럽파로 구성된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라인의 무게감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A매치 4연전을 치르면서 남미의 개인기 좋은 선수들이 쉽게 탈압박을 해내 실점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2002년 대표팀의 수비에서 힌트를 얻자면,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건 보다 섬세하게 짜여진 압박 훈련이다. 김태영은 2002년 대표팀에 대해 회상하면서 “히딩크 감독님은 공격에 가담했다가 다시 수비로 복귀할 때 빠르게 정확한 위치를 잡는 것을 중시해서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는 수비수들만 하는 게 아니다. 공격진부터 미드필더들까지 전원이 압박에 가담해야 한다”면서 “압박이라는 건 무작정 압박하고 달려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상대를 압박할 때 우리 선수들의 정확한 위치, 빌드업 해나갈 때 패스의 각도까지도 섬세하게 훈련하고 약속이 되어야 한다. 2002년 한국이 잘한 것도 이런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표팀이 수비에 대해 지적을 받는 건 온전히 수비수들의 문제라기보다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보면 2002년 대표팀의 수비수들보다 현재 대표팀 수비수들의 기술이 밀린다고 단정할 수 없다. 2002년 멤버 이영표는 인터뷰 때마다 "축구는 늘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한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20년 전 선수들보다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더 발전했다"고 강조한다. 현대 축구에서는 풀백의 공격 가담이 강팀의 기본 요건이 되었고, 나아가 중앙수비수들까지도 공격 가담 능력이 있어야 한다. 20년 동안 축구 전술이 발전하면서 수비수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치도 더욱 많아졌고, 수행해야 하는 플레이도 더 복잡해졌다. 김대길 위원은 “아시아 예선에서는 이란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보다 한수 아래 팀들이었다. 이 때문에 빌드업과 공격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이기려면 예선 때와 다르게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독일전에서도 한국은 효과적인 압박을 하다가 카운터 어택(역습)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조언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08 09:50
경제

금융노조, 92% 찬성 10일 총파업 결의대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총파업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3일 올해 금융노사의 임금 협상과 관련해 "실질임금 보장 등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0만 금융노동자들의 총의를 모아 총파업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이날 '2021년 임단투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협약과 중앙노사위원회가 있는 해인 올해, 금융권이 전례 없는 이익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돼 온 노사간 교섭이 막다른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말했다. 이어 "4월부터 본격화된 2021년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어온 가장 큰 문제점은 사용자단체인 은행연합회 회장과 사측 교섭위원들의 시종일관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3월 사측에 올해 교섭안건을 제출한 이후 노사 간 18차례 실무 교섭, 5차례 대표단 교섭, 4차례 대대표 교섭, 2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과정을 거쳤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정규직(임금인상률 4.3%)과 저임금직군(8.6%) 간의 불합리한 임금격차 축소, 비정규직 양극화 해소를 위한 연대임금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용자협의회 측은 1.2%의 인상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취약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공무원 임금인상률보다 1%포인트 낮은 1.8%의 임금인상률에 합의했다. 인상분의 절반은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 형태로 지급받고 나머지 절반도 취약노동자 지원과 근로복지진흥기금 조성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전날 산별교섭 결렬에 따른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금융노조 산하 38개 지부 전국 분회에서 시행했다. 전체 조합원 9만151명 중 6만6045명(73.26%)이 참여하고 6만1075명이 찬성해 92.47%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금융노조는 10일 온·오프라인으로 총파업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03 15:40
경제

MOU 체결도 못했는데…중흥건설 "대우건설 파업 가결 안타깝다"

대우건설 노조가 총파업 결의를 하면서 중흥건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극렬한 저항은 물론 중흥건설이 입찰을 방해했다면서 고발조치도 계획하고 있어서다. 중흥건설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으나 아직 양해각서(MOU)도 체결하지 못했다면서 "진심을 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뿐이다"고 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2021년 임금협상 쟁취 및 불공정 매각반대'를 위한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85.3%가 참여해 찬성률 95.9%로 가결됐다고 19일 밝혔다. 노조는 회사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정상적인 절차를 위반하고 재입찰을 진행해 회사에 약 20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불법적 행위를 해가며 매각을 강행한 목적 자체가 특정 매각 관계자들의 매각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로 인한 것으로 횡령 배임에 해당한다"며 "산업은행과 KDBI 관련 책임자를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흥건설에 대해서도 입찰방해죄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노조는 "경쟁 입찰 참여자의 책임과 입찰의 원칙을 무시해 입찰절차를 방해했다"며 "중흥그룹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국가계약법상 규정된 거래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는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압도적인 총파업 지지율을 바탕으로 산업은행과 KDBI 매각 관계자들을 상대로 총력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상세한 총파업 방식과 일정은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또 중흥건설에 대한 실사 저지 및 인수반대 투쟁도 병행한다. 대우건설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총파업이 실행될 경우 건설 현장 공사 차질이 예상된다. 중흥건설은 답답하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광주상의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은 대우건설대로 중흥건설은 중흥건설대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노조 간부와 임원들을 광주로 초청해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며 달래기에 나섰으나 대우건설 노조의 저항은 더욱 거세진 분위기다. 설상가상 지난 5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아직 MOU조차 체결하지 못하면서 실사도 연기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20일 본지에 "아직 대우건설과 MOU 체결도 못 했고, 실사도 들어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진행된 부분이 없는데 대우건설의 파업과 관련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양사가 시너지를 내 '윈윈'하자는 뜻에서 출발한다. 자본도 충분하고 회장님도 대우건설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분명하시다"며 "진심을 전할 기회도 잡지 못했다.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아쉬워했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6위로 시공능력평가액은 8조4132억원이다. 중흥건설(1조2709억원)과 계열사 중흥토건(2조1955억원)의 평가액을 합치면 총 11조8796억원으로, 삼성물산(20조8461억원)과 현대건설(12조3953억원)에 뒤를 이어 업계 3위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21 07:01
스포츠일반

오바마의 ‘킹’, 트럼프를 잡는 ‘룩’이 될까

NBA 코트를 지배한 '킹'이, 미 대선이라는 체스판에서 '룩'으로 변했다. 상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적이 많다.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개의치 않고 거침 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당혹케 한다. 정치계 뿐만 아니라 언론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 각층에 수많은 적을 두고 있는 이유. 최근 끝난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LA 레이커스를 1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킹' 르브론 제임스(36·LA 레이커스) 역시 그의 적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한 라디오 방송에서 NBA 플레이오프 시청률에 대해 얘기하며 제임스의 이름을 언급했다. 당연하게도 그 내용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NBA가 너무 정치적인 집단이 되면서 이제 아무도 관심이 없다. 르브론 제임스는 아주 대단히 볼썽 사나운 민주당 대변인"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에게 이런 조롱을 퍼부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월에는 폭스스포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사회자에게 '마이클 조던이냐, 르브론 제임스냐'라는 질문을 받고 지체 없이 조던이라 답한 뒤 "나는 두 선수의 활약을 모두 봤다. 게다가 조던은 정치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비판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미 전역을 휩쓸던 무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경기 전 무릎을 꿇는 NBA 선수들을 향해서도 "용납할 수 없다"며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제임스의 대답이 걸작이다. 제임스는 "그가 안 봐도 경기는 계속될 것이다. 농구계는 그가 시청하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의 대적 관계는 대선 전부터 시작됐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제임스는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그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에 반대해 '무릎 꿇기 세리머니'를 시작한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두고 욕설을 퍼부은 게 발화점이 됐다. 제임스는 곧바로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을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비난하며 "당신이 등장하기 전까지 백악관에 초청되는 건 큰 영예였다"고 조롱했다. 이들의 공방은 2018년에도 계속됐는데, 제임스가 CNN 앵커 돈 레먼과 인터뷰에서 "그가 스포츠를 이용해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주의적 태도를 비판해 재점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르브론 제임스가 방금 텔레비전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과 인터뷰를 했다. 그 때문에 제임스가 똑똑해 보였다. 그러기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라며 비꼬았다. 이 발언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둘의 대립 관계에 대해 미국 인터넷 매체인 더 언디피티드는 "제임스는 트럼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은 '킹'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와 공공연한 적대 관계를 쌓은 반면, '농구광'으로 유명한 버락 오바마(59) 전 미국 대통령은 그와 아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흑인 인권 문제와 사회 복지 등에 관심이 많은 제임스는 지난 대선 때도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인 바 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공식적인 이유도 "내 좋은 친구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산을 이어갈 후보"이기 때문이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냐가 걸린 이번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제임스의 우승은 여러 의미에서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막바지로 치달아가는 선거전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를 위해 총력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제임스가 엄청난 활약으로 LA 레이커스의 우승을 이끈 지난 13일,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내 친구인 제임스가 자랑스럽다"며 "네 번의 우승, 네 번의 파이널 MVP를 받은 이 선수는 코트 안에서는 물론 교육과 사회 정의, 우리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특별한 리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임스가 이룩한 농구 선수로서 성취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종차별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반(反) 트럼프적 행보를 계속해 온 점을 강조한 것이다. CNN 또한 "제임스의 우승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승리"라며 "흑인의 존엄성과 시민권을 위한 투쟁에 나선 슈퍼스타", "NBA의 슈퍼스타이자 인종간 정의와 형평성 문제에 대해 가장 솔직하게 의견을 말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여러 가지 면에서 제임스와 NBA는 '안티 트럼프'를 대표한다. 그는 대통령을 비롯해 그 세력들이 유권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표적으로 삼은 흑인, 그리고 유색 인종 공동체에 대한 투표권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제임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사전투표 참여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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