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을 두고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 가운데 사측이 추가 협상을 제안하고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상규 SK하이닉스 부사장(기업문화 담당)은 이날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에서 '현재 임단협에 대한 사측 입장'을 묻는 구성원 질문에 "10차례 이상 교섭을 했지만, 노사 간 간극을 줄이지 못했고 협상이 결렬된 것이 안타깝다"며 "임금인상률 외 초과이익분배금(PS)을 협상 중이며 1700% 초과분에 대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SK하이닉스 노조는 임금 교섭 결렬을 선업했다.
노조는 지난 6일 청주캠퍼스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합원 총력 투쟁 1차 결의대회'를 진행했고, 이날 이천캠퍼스에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SK하이닉스 노조가 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가 결의대회에 나선 배경에는 '성과급 전액 지급'이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앞서 사측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 23조4673억원) 달성에 따라 올해 초 기본급 1500%의 PS와 격려금 차원의 자사주 30주를 지급했다.
그러나 노조는 2021년 노사 합의에 명시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PS 재원인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말 10차 교섭에서 PS 기준을 기존 1000%에서 1700%로 상향하고, 지급 한도 초과분 규모 및 지급 방식은 추가 논의하자고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해 교섭이 결렬됐다.
SK하이닉스의 HBM.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성과급 전액 지급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노조가 실제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코퍼레이터 센터)은 PS 한도 설정에 대해 "사측은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회계연도라는 틀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업사이드(호황)의 성과는 공유하고 다운사이드(불황)는 사측이 다 흡수하는 제도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성과급의 한도"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현재는 용인 클러스터 팹(공장)과 청주 M15X 등 투자를 위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고, 노사 양측이 양보와 대화를 이어가자고 노조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