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포커스]SSG '사전 접촉' 의혹... 데이터 측정,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아마추어 유망주를 '사전 접촉(템퍼링)'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SSG는 인천 강화에 위치한 2군 퓨처스파크로 고교·대학 선수들을 불러 첨단 장비로 신체 데이터를 측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확인한 결과 SSG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단체 지원금 공모 사업에 지원, 바이오 메카닉스 훈련 사업 수행 구단으로 선정됐다. KBO 관계자는 "KBO가 지난겨울 제주도에서 시행한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와 비슷하다. 당시 아마추어 선수들을 측정해 단점을 고쳐주는 솔루션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SSG는 (특정) 선수를 지정하지 않았고, 데이터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SSG에 경위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사업이 '사전 접촉'에 해당하는지다. KBO리그는 오는 9월 신인 드래프트를 시행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KBO의 협정서 제2조 1항에 따르면, 구단은 지명 이전 사전 접촉(지명 대상 선수에 대한 메디컬 체크 실시, 선수 계약과 관련한 구체적인 금액, 조건 등에 대해 선수·선수의 법정 대리인·소속 학교 감독·코치 등과 논의)이 확인될 경우 해당 연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하며, 선수는 3년간 프로 구단에 등록이 금지된다. SSG의 이번 프로그램에는 올해 드래프트 야수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를 비롯해 졸업반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다. A 구단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 메카닉스를 의학 정보로 볼 것인지는 미국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의학 데이터로 보는 순간 법 적용이 엄격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공개 접촉이 있었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데이터 측정에 제약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SSG가 아니더라도 스카우트팀은 각 학교를 찾아가 해당 장비로 선수들을 측정하기도 한다. 홈구장에 불렀다는 것만 달랐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이라 구장에 공식 초청이 가능한 상황인데, 특정 학교 특정 포지션이나 선수를 지정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B 구단 관계자는 "SSG를 제재할 거면 2군 구장에서 아마추어와 연습 경기부터 막아야 한다. 연습 경기 역시 모든 데이터를 구장에 있는 장비로 측정할 수 있다. 정말로 문제가 되는 거라면 이런 경우도 제재하겠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사업의 취지 자체를 흔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A 구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고액의 측정 장비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과 프로 구단의 인력으로 아마추어 현장에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B 구단 관계자도 "측정을 제재하기 시작하면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막는 꼴이다. 이번 일로 아마추어 야구와 스카우트 업무에서 데이터 측정을 제한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07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