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친정팀 SK 와이번스 스프링캠프를 찾았다. 불청객이지만 언제나처럼 SK 식구들은 반갑게 그를 맞았다.
김광현은 3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강창학야구장을 찾았다. 지난달 부산과 김해 등에서 연습했던 김광현은 일주일 동안 SK 캠프에서 머문다.
SK는 김광현에겐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2007년 입단해 2019년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시즌 뒤에도 문학구장을 종종 찾았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윤희상의 은퇴를 기념하는 꽃다발을 직접 건넸다. 신세계가 야구단을 인수하게 되면서, 그 경기는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으로 치른 마지막 경기가 됐다. 김광현은 류선규 SK 단장에게 인사를 한 뒤 "제 커피는요? 100잔 있다던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세계 그룹이 전날(2일) 선수단에 스타벅스 커피 100잔을 선물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류 단장은 "메이저리거 훈련하는 데 불편함 없도록 잘 도와드려라"고 했다.
김원형 SK 신임 감독에게도 깎듯이 인사를 했다. 김원형 감독은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 인수 발표 후에도 짧게 통화했다. '저 돌아갈 데가 없네요'라고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평소 자주 연락을 해왔던 동료들도 김광현을 반겼다. 장난 삼아 사인을 받겠다는 선수들도 있었다.
김광현은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코로나 19 여파로 시즌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8경기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인 와일드카드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3과 3분의 2이닝 3실점)로도 나섰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로고가 새겨진 연습복으로 갈아입은 뒤, 내야연습 그라운드 3바퀴를 가볍게 돌았다. 불펜포수 권누리와 10분 정도 캐치볼 및 롱토스를 했다. 30분 남짓 연습을 한 김광현은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으나, 밝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세인트루이스가 소속된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제도가 없다. 지난해엔 코로나 19 때문에 한시적으로 지명타자를 썼으나, 올 시즌엔 다시 투수들도 타석에 설 수 있다. 김광현은 배팅 연습을 하는 시늉을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동화 코치에겐 "배트 좀 알려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날 연습을 끝낸 김광현은 "오늘 왔으니까"라며 가볍게 훈련을 마쳤다. 4일은 SK 구단 휴식일이라 5일부터 다시 함께 연습을 한다. 일주일 간 SK 캠프에서 훈련한 뒤, 이달 중순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세인트루이스 스프링트레이닝 훈련지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