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4건
연예

[리뷰IS] '산후조리원' 종영, 리얼해서 더 신박했던 4주 여정

'산후조리원'이 초보 엄마의 성장기에 초점을 맞춰 마지막까지 순항했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엄마'라는 이유로 산후조리원에서 하나가 된 이들의 모습이 동료애를 느끼게 했다. 24일 방송된 tvN 월화극 '산후조리원' 최종회에는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엄지원(현진)이 갈등 끝에 육아 휴직이 아닌 복직을 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엄지원은 사실 딱풀이를 가지기 전 워커홀릭이었다. 일이 삶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자신의 자존감을 나타내는 전부였다. 아이를 낳은 후 출산휴가만 쓰고 복귀하려고 했으나 주변 엄마들의 의견과 엄마로서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엄마로서 너무 아는 것이 없어 딱풀이에게 미안한 것 투성이었다. 젖먹이는 것부터 애를 먹었고 울면 어찌할 바 몰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엄마가 될 자격이 있는지, 딱풀이에게 자신이 가장 위험한 존재가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지곤 했다. 아이의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육아휴직 1년을 결심했다. 그러나 회사에 가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욕심 때문에 육아휴직을 언급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자신을 보며 나쁜 엄마라고 지칭했다. 그때 박하선(은정)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용기를 낸 엄지원은 출산휴가 후 곧장 복귀를 시도했다. 육아로 대환장 파티였지만 남편과 함께 달라진 일상을 하루하루 보내고 있었다. 바로 '엄마'란 이름으로 말이다. '산후조리원'은 8회 동안 촘촘하게 늦깎이 엄마가 되는 과정을 담아냈다. 임산부의 출산이 여느 드라마와 달리 아주 현실적으로 묘사됐고 엄마의 심정에 초점을 맞춰 산후조리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뤘다. 너무 리얼하면 보는 시청자가 부담될까 코미디를 밑바탕에 깔고 웃프게 연출, 작품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했다. 신박한 드라마로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11.25 07:53
경제

젖먹이 아들 입에 손수건 물려 죽게 한 아빠, 이유는 "시끄러워서…"

젖먹이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 젖먹이 아들은 당시 태어난 지 82일밖에 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이대연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김모(22)씨에게이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4월 15일 외출 후 집에 돌아온 아내 A씨는젖먹이가 입에 손수건을 문 채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아이는 결국 숨졌다. '철없는 아빠' 김씨의 소행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입에 유아용 손수건을 말아 입에 넣고 방치했다. 김씨 측은 당초 "아이가 사레들린 것 같아 손수건과 손가락으로 입안의 침을 닦은 후 손수건을 옆에 뒀을 뿐 아이의 입을 손수건으로 막고 방치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태어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피해자가 스스로 손수건을 자기 입에 넣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며 "(부인) A씨는 발견 당시 피해자의 상태나 입에 물려 있던 손수건 모양, 피고인의 반응 등에 관해 일부러 꾸며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일부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술할 만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당시 아내 A씨가 김씨에게 아들의 죽음에 대해 따져 묻자 아무 변명도 하지 못하고 "다 내 잘못임을 나도 인정하고 있다""지금은 풀려났지만 왜 풀려났는지 나도 모르겠고 용서를 받고 싶다"고 답변했던 것 등을 김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봤다. 이어 재판부는 "친부로서 누구보다도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단순히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손수건을 집어넣은 채 방치한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변론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2020.07.23 08:08
경제

삼다수로 돈 벌면서… 광동제약, 공장 사망 사고 '모르쇠'에 빈축

최근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에서 기계를 정비하던 30대 근로자가 사망했다. 위탁판매처인 광동제약과 약속한 물량을 무리하게 맞추다가 변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7년간 삼다수를 위탁판매해 막대한 매출을 올린 광동제약은 유감 표명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삼다수 팔아 몸집 키운 광동제약지난 20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시 삼다수 공장에서 기계를 정비하던 근로자 김모(35)씨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젖먹이 딸을 둔 가장인 그는 CCTV도 없는 공장에서 3조 2교대로 12시간씩 근무하다 변을 당했다.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브랜드다. 시장 조사 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41.5%였다. 그 뒤를 롯데칠성의 '아이시스'(9.7%), 농심 '백산수'(7.9%)가 쫓지만 삼다수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덕에 지난해 매출 3241억원을 달성했다. 삼다수로 큰돈을 버는 기업은 제주개발공사 말고도 더 있다. 2012년부터 삼다수의 위탁판매를 맡아 온 광동제약이다. 위탁판매란 상품의 제조 및 소유자가 대행업체에 판매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판매 대행사는 보통 매출 대비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위탁판매로 2017년 19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총매출 1조1400억원 중 16%에 해당할 정도로 큰 비중이다.국내 메이저 제약 기업의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제약 회사인데도 의약보다 삼다수와 옥수수수염차 등 물과 차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지난해 광동제약이 매출 '1조 클럽'에 들었다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광동제약을) 끼워 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식음료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하지만 광동제약은 '효자' 제품인 삼다수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사망 사건이 났지만 어떤 공식적인 입장이나 위로의 뜻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이유는 광동제약이 생산이 아닌 위탁판매만 맡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라인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자신들은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24일 광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제주삼다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측에서 별도로 공식 위로나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삼다수 생산 공장에서 사망한 고인의 유족은 "광동제약도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삼다수를 통해 이익을 얻는 기업 중 하나 아닌가. 그들을 위해 10년 동안 열심히 일해 온 근로자가 무리한 물량을 맞추려다가 공장 기계에 목이 껴 숨졌는데 광동제약은 위탁판매 업체라는 이유로 어떤 위로의 말 한마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0일 된 딸과 미망인이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과 함께 진정성이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울 때는 위탁판매 내세워 선 긋기일부에서 광동제약이 삼다수를 팔아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위탁판매'라는 명목 뒤에 숨어 궂은일은 피한다고 비판하고 있다.실제로 광동제약은 지난 3월 22일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에 눈에 띄는 활동이나 캠페인을 하지 않았다. 경쟁 업체인 '마신다'를 보유한 동아오츠카, '아이시스'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 등이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판매 금액 일부를 국제 구호단체에 기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업계는 국내에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는 생수 브랜드인 삼다수의 위탁판매권을 사활을 걸고 따냈으면서도 돈이 안 되는 일은 당연한 듯 발을 빼는 광동제약의 태도에 눈총을 보내고 있다.이번 삼다수 공장 사망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탁판매를 하고 있으니 광동제약 측에서 삼다수 공장 사망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낼 법적책임 같은 건 당연히 없다"면서도 "지난해 (제주삼다수) 입찰 때는 가장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사고가 나니 조용하긴 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삼다수 공장 사망 사고의 원인에는 위탁판매처인 광동제약 측과 약속된 물량을 무리하게 맞추려고 한 부분도 있다. (광동제약이라고 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도의적인 책무까지 완전히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제주개발공사가 (사망 사고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유족이나 노동계의 주장에 대한) 답변이나 공식 입장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 등을 거쳐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8.10.25 07:00
연예

위메프, '슈퍼맨' 등장 유아용품 대전 열어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KBS의 육아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유아용품 대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위메프는 유명 배우의 세 쌍둥이 방안에 설치된 제품 '베베앙 퍼즐매트'를 시중 가격보다 41% 저렴하게 판매한다. 4개 세트에 1만1900원. 2.5 cm의 두께로 푹신하고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무독성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표면 엠보싱 처리로 매트 사이사이에 끼는 먼지를 방지했다. 쌍둥이 라희, 라율이가 더운 여름 나들이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액상 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 나들이 팩도 판매한다. LG 생활건강에서 만든 베비언스 퍼스트밀은 멸균제품으로 실온에서 보관가능하다. 아기의 개월 수에 따라 3단계가 있다.이휘재 쌍둥이가 애용하는 유모차 브랜드인 페도라에서 나온 경량급 유모차 S7도 판다. 시중가보다 35% 저렴한 38만3000원. 페도라 유모차는 2014년 소비자 시민모임에서 발표한 유모차 비교평가에서 ‘구매할 가치 있음’ 등급에 선정됐다. 이번 슈퍼맨 기획전을 기념해 유아동 카테고리에서 구입하는 전 상품에 한해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2만원이상 구매시 2000원의 쿠폰도 제공한다. 11일부터는 스킵합 백팩과 크림하우스 매트가 판매된다. 유아가방 스킵합 백팩은 34~36%까지 할인된다. 부엉이, 원숭이 등 총 14가지의 다양한 동물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벼운 무게감과 실용성을 갖췄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4.08.07 08:19
경제

한 살 짜리가 10억을? ‘어린이 주식 재벌’ 역대 최다

억대 주식을 보유한 어린이 주식 재벌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인 틈을 타 상장사 오너가 어린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4월 종가 기준 1억원 이상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만 12세 이하(2011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총 126명으로 확인됐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 1명 포함,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어린이 주식 부자는 38명이었다.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는 2012년 4월 말 102명, 지난해 118명이었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8명 더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부터 올초까지 주식 시장이 침체를 겪는 동안 상장사 오너가 어린 자녀들에게 다량의 주식을 증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억원이 넘었던 '어린 주식 부자' 중 18명이 주가 하락 등으로 제외된 반면 신규로 주식을 취득하거나 주가 상승 등으로 억대 주식부자 명단에 오른 어린이는 26명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고 어린이 주식 부자는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0)으로, 이 날 155억원을 기록했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이다. 허 부사장의 차남은 5살이었던 지난 2009년 GS주식(27만 3000주)를 처음 증여 받은 이후 추가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해 현재 32만 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5년 동안 배당금으로 18억5000만원을 받았다. 2위부터 8위까지는 모두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직·방계 손자와 손녀 7명이 차지했다. 이들은 2012년 지주 회사로 전환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 신주를 취득하면서 대주주에 올라 80억원대 주식을 가진 어린이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장·차남도 어린이 주식부자 상위권에 들었다. 전 회장의 차남(10)은 보유 중인 파라다이스 주식 지분 가치가 이날 59억7000만원을 기록해 9위였고 전 회장의 장남(12)은 36억1000만원으로 10위에 자리했다. 이어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10)은 할아버지인 황준수 서울 제약 창업자로부터 회사 주식을 대량 증여받아 이날 35억9000만원씩을 기록했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조카(11) 33억 1000만원, 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이사의 손자 3명이 각각 31억 9000만원,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의 손자(10) 26억 8000만원,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조카(12)가 22억 6000만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김홍준 경인양행 회장의 친인척 중 한살 된 어린이는 지난해 11월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 받아 10억 9000만원, 김정돈 미원 상사 회장 친인척인 한살 된 어린이가 9억7000만원으로 '젖먹이 주식 부자'에 올랐다. 재벌가 중에는 GS, 효성, 두산, 한국타이어, 영풍, 세아 등의 자녀가 많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어린 손자·손녀 4명은 9억9000만원씩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손녀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손녀, 이순형 세아 그룹 회장의 손자 등도 수억원대 주식을 가진 '어린이 재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2014.05.02 16:12
야구

돌부처 오승환 ‘아기 사자여도 무섭네’

'사자군단'도 진짜 사자는 무서운가 보다. 젖먹이 아기 사자를 보자마자 연방 식은땀부터 흘린다. 생애 처음으로 사자를 가까이에서 봤다는 류중일(49) 삼성 감독은 "섬뜩하더라"며 슬며시 웃었다. 삼성은 24일 SK와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에 앞서 '아기사자 라이온즈 우승 기원' 행사를 했다. 류 감독과 진갑용, 이승엽, 오승환 등 대표 선수들이 에버랜드에서 데려온 생후 2~3개월짜리 아기 사자 4마리를 안고 기념 사진을 찍는 이벤트였다. 채성수 삼성 구단 홍보팀 대리는 "KS에서 필요한 승수가 4승이어서 사자도 4마리를 공수했다. 사자의 기운을 받고 우승하겠다는 의미다"고 전했다. 오후 늦게 도착한 아기 사자들은 사육사의 품에서 젖병을 물고 있었다. 문제는 '포토타임'에 벌어졌다. 의연하게 대처할 줄 알았던 류 감독과 선수들이 적잖이 당황했기 때문이다. 더그아웃에서 먼저 아기 사자를 만난 류 감독은 안는 방법을 몰라 사전 교육을 받았다. 그는 "살면서 야생동물은 처음 안아봤다. 솔직히 섬뜩하더라"고 첫 느낌을 전했다. 이어 "안고 있다 보니 이내 따뜻한 체온이 전해졌다. 이런 아기 사자가 훗날 커서 사나운 맹수가 된다고 생각하니 의아하고 신기했다. 이 기운을 받아 우승해야겠다"라고 말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아기 사자 때문에 체면을 구겼다. 얌전할 줄 알았던 사자가 오승환의 팔뚝을 꽉 잡고 놓지 않더니 나중에는 어깨까지 기어 올라갔기 때문. 아무리 젖병을 빠는 아기라고 하지만, 맹수의 기운은 그대로 갖고 있었다. 점점 얼굴이 붉어지던 오승환은 사자를 떼어내느라 식은땀을 흘렸다. 오승환은 키 178cm·몸무게 92㎏의 당당한 체구를 갖고 있지만 집에서는 화초 가꾸는 것을 즐기는 부드러운 남자다. 사자를 대하는 태도가 제일 씩씩했던 선수는 '라이온 킹'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1999년 당시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이었던 43호 홈런을 치고 갓 태어난 사자 '여비'를 선물 받은 경험이 있다. 그가 이날 안은 아기사자는 13년 전 그가 받은 '여비'의 외손자였다. 이승엽은 아기 사자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포즈를 취했다. 모로가도 한양만 가면 된다. 진짜 사자들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삼성은 이날 귀한 1승을 거두며 KS 2연패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대구=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2012.10.25 10:19
야구

최준석, 아들에게 바치는 눈물의 홈런포

"단우야. 아빠는 너만 생각하고 간다." 아빠의 힘은 세다. 두산 최준석(29)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팀의 첫 홈런 주인공이 됐다. 57일 만에 그린 시원하고 통쾌한 '한 방'이었다. 최준석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PO 3차전 팀이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사도스키의 4구째 시속 120㎞ 커브를 잡아당겨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큰 포물선을 그리며 110m를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기며 관중석에 꽂혔다.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이 홈런 한 방으로 2연패 뒤 첫승을 거두며 반격을 시작했다. 맞히는 순간, 넘어가는 것을 직감했다. 배트 중앙에 정확하게 맞은 타구는 맑고 청량한 소리를 냈다. 그라운드를 유유히 돈 그는 앞서 홈을 밟은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포효했다. 마음고생이 많았다. 최준석은 이번 시즌 두 번이나 2군에 내려갔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6월11일 최준석에게 2군행을 지시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이천구장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려 돌아오라는 감독의 뜻이 담겨 있었다. 19일 만에 복귀했지만 130㎏이었던 체중도 늘었고 타격 슬럼프도 깊어만 갔다. 결국 최준석은 2주 만인 7월12일 또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연달아 찾아온 시련. 최준석은 이를 악물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빠짐없이 나섰고, 밤이면 그라운드에 나와 배트를 돌렸다. 젖먹이 아기와 아내를 두고 후배들과 이천숙소에 머물렀다. 8월4일에 다시 돌아왔지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 사이 후배들이 분투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후반기에 드문드문 타석에 올라(33경기75타석) 타율 0.293, 22안타 8타점만 때렸다. 김진욱 감독은 최준석을 준PO명단에 올렸지만 기용하지 않았다. "시즌을 충실하게 치르며 팀을 3위에 올려놓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두산의 대표 '거포'가 1·2차전에서 모두 벤치에 앉아 있었다. 최준석은 "후반기 들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오로지 포스트시즌만 생각하고 훈련했는데…. 대타라도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11일 3차전에서 최준석은 5번·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첫 타석부터 나온 호쾌한 대포는 그만큼 귀중했다. '부두목 곰'의 자존심을 세운 이날, 아빠는 아들을 떠올렸다. 최준석은 6월22일 아내 어효인씨와의 사이에서 첫 아들을 얻었다. 아빠를 꼭 닮은 아들의 이름은 단우다. 경기 전 "이름이 예쁘다"고 하자 그가 작명에 얽힌 사연을 꺼냈다. "단정할 단(端)자에, 도울 우(祐)자를 쓴다. 바르고 단정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이가 되라는 뜻이다. 아내가 지었다. 오늘은 스타팅 멤버에 들었다. 아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은데 될까." 아들의 이름처럼, 최준석이 팀을 바르게 도왔다. 아빠가 해냈다. 부산=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2.10.12 07:10
야구

최준석, 아들에게 바치는 눈물의 홈런포

"단우야. 아빠는 너만 생각하고 간다." 아빠의 힘은 세다. 두산 최준석(29)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팀의 첫 홈런 주인공이 됐다. 57일 만에 그린 시원하고 통쾌한 '한 방'이었다. 최준석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PO 3차전 팀이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사도스키의 4구째 시속 120㎞ 커브를 잡아당겨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큰 포물선을 그리며 110m를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기며 관중석에 꽂혔다.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이 홈런 한 방으로 2연패 뒤 첫승을 거두며 반격을 시작했다. 맞히는 순간, 넘어가는 것을 직감했다. 배트 중앙에 정확하게 맞은 타구는 맑고 청량한 소리를 냈다. 그라운드를 유유히 돈 그는 앞서 홈을 밟은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포효했다. 마음고생이 많았다. 최준석은 이번 시즌 두 번이나 2군에 내려갔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6월11일 최준석에게 2군행을 지시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이천구장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려 돌아오라는 감독의 뜻이 담겨 있었다. 19일 만에 복귀했지만 130㎏이었던 체중도 늘었고 타격 슬럼프도 깊어만 갔다. 결국 최준석은 2주 만인 7월12일 또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연달아 찾아온 시련. 최준석은 이를 악물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빠짐없이 나섰고, 밤이면 그라운드에 나와 배트를 돌렸다. 젖먹이 아기와 아내를 두고 후배들과 이천숙소에 머물렀다. 8월4일에 다시 돌아왔지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 사이 후배들이 분투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후반기에 드문드문 타석에 올라(33경기75타석) 타율 0.293, 22안타 8타점만 때렸다. 김진욱 감독은 최준석을 준PO명단에 올렸지만 기용하지 않았다. "시즌을 충실하게 치르며 팀을 3위에 올려놓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두산의 대표 '거포'가 1·2차전에서 모두 벤치에 앉아 있었다. 최준석은 "후반기 들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오로지 포스트시즌만 생각하고 훈련했는데…. 대타라도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11일 3차전에서 최준석은 5번·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첫 타석부터 나온 호쾌한 대포는 그만큼 귀중했다. '부두목 곰'의 자존심을 세운 이날, 아빠는 아들을 떠올렸다. 최준석은 6월22일 아내 어효인씨와의 사이에서 첫 아들을 얻었다. 아빠를 꼭 닮은 아들의 이름은 단우다. 경기 전 "이름이 예쁘다"고 하자 그가 작명에 얽힌 사연을 꺼냈다. "단정할 단(端)자에, 도울 우(祐)자를 쓴다. 바르고 단정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이가 되라는 뜻이다. 아내가 지었다. 오늘은 스타팅 멤버에 들었다. 아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은데 될까." 아들의 이름처럼, 최준석이 팀을 바르게 도왔다. 아빠가 해냈다. 부산=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2.10.11 22:13
연예

‘완득이 엄마’ 이자스민, 알고보니 엄친딸이네

“잘 자라줘서 고마워요.” 17년 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젖먹이 아들을 떠난 엄마의 절절한 심정을 꾹꾹 눌러 담은 한마디. 완득 엄마를 연기한 이자스민의 차분한 내레이션은 조용하게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저도 완득이 또래의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완득 엄마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사실 이자스민의 본업은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서울시청에서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우연히 다문화가정의 생활을 조명하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고정 패널이 됐고, 그 뒤 다문화가정 교육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문 강연자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G20 정상회의 기념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릴레이 강연에서 ‘다문화가 한국의 힘이다’라는 주제로 연단에 선 경험도 있다. 바쁜 직장생활 중에 쏟아지는 강연 일정 소화하기에도 빠듯하지만, “불러주시면 언제라도!”라며 은근히 연기 욕심을 낸다. 그녀의 욕심엔 큰 뜻이 숨어 있다. -영화에 출연하기 전부터도 유명인이셨잖아요. 에 출연한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정말 우연이었어요. 에는 처음에 캐스팅 담당자로 참여했어요. 에 ‘베트남 신부’로 출연할 배우를 찾아야 하는데, 대사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고요. 결국엔 제작진이 “이자스민 씨가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하셔서 얼결에 출연했죠.(웃음) 도 제작진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고요. 사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내가 이 역할을 해도 될까?’ 의구심이 들었어요. -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완득이 엄마가 젖먹이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가는 설정이잖아요. 현실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많거든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차마 아이들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인내하면서 사는 엄마들이 대부분이에요. 자칫하면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에 대한 나쁜 인식, 편견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의 결론이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내용이라서 출연을 결심했죠. - 를 본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자랑스러워했을 것 같은데요.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이 있는데, 함께 영화를 보고 나서 딸이 속삭이더라고요. “엄마, 오빠 울더라.”(웃음) 나중에 아들에게 물으니까, “발 연기할까 봐 걱정했는데, 잘했어”라고 쿨하게 대답하던데요?(웃음) -필리핀 미인대회 수상자였고, 대학에서는 의학을 전공했다면서요. 혹시 연기 경력도 있나요? 아, 그거요.(웃음) 제가 ‘미스 필리핀’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오보예요. 미스 필리핀 후보를 뽑는 지역 예선에서 3등한 게 전부고요.(웃음) 필리핀 국립대학 의학과를 다니다가 남편과 사랑에 빠져서 3학년 때 학업을 중단했어요. 첫 아이를 낳고 다시 복학하려고 했는데, 결국 졸업은 못했죠. 학업보다는 가정이 더 소중했으니까요. 연기 경력은 없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음악에 빠져서 잠시 밴드 보컬로 활동했던 경험은 있어요. -시청 공무원으로서 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게 어렵진 않나요? 시청에서도 연기 활동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연기를 하면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됐어요. 에서 나온 대사처럼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도 능력 있는 여성들이 많아요. 제가 영화에도 출연하고, 강연회도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저보다 더 능력 있는 여성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어요. -은근한 연기 욕심이 느껴지는데요? 하하하. 네. 언젠가는 당당하고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다문화’라는 단어 안에 은근히 차별적인 의미가 있어요. 피부색이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때가 온다면, ‘다문화’라는 단어조차 필요 없겠죠. 영화에서 먼저 그런 멋진 사회를 보여준다면 좋겠네요. 무비위크 박혜은 기자 글·사진=무비위크 제공 2011.11.20 07:03
연예

[차길진의 갓모닝]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 (상)

건국 50년사에서 가장 쇼킹한 사건을 꼽자면 '의령 우순경 총기 난사'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이유로 세계 100대 살인사건으로까지 기록되었다. 예전에 나는 끔찍한 살인마 우 순경을 다시 만날 기회를 가졌다. 물론 영가로서 말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1982년 4월26일 오후 9시30분쯤 의령군 궁류면 지서에 근무하던 우 순경(당시 27세)이 지서와 예비군 무기고에서 카빈 소총 2정과 실탄 144발,수류탄 8발을 탈취하여 주민들에게 무차별 난사했다. 그의 범행은 믿기지 않으리만치 치밀했다. 먼저 우체국으로 가서 전화교환원부터 살해했다. 외부와 통신을 두절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전기불이 켜진 집을 골라 다니며 젖먹이·노인을 가리지 않고 미친 듯이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졌다. 마을 사람들은 공비들이 대거 나타나 양민을 무차별 난사하는 줄 알고 공포에 떨었다. 1시간20분 뒤에야 사건을 접수한 의령경찰서에서는 뒤늦게 사살명령을 내리고 기동대를 출동시켰지만, 무려 8시간 동안 토곡리 등 4개 마을은 공포 그 자체였다. 우 순경은 다음날 새벽 5시께 일가족 5명이 잠자는 궁류면 평촌 외곽에서 외딴 농가에 들어가 수류탄 2발을 터뜨려 자폭했다. 한 밤 동안 자그마치 56명의 사망자와 34명의 중경상자를 남긴 광란의 살육제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 사건은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어떻게 만취한 개인이 군경을 따돌리고 하룻밤 사이에 그 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었을까. 주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동네사람들과 술 한 잔하며 지낼 정도로 착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치안체계가 도마에 올랐음은 물론이고, 담당 경찰서장을 비롯해 급기야 내무장관까지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20년이 지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갈 2001년 어느 날, 경남 의령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청년이 찾아왔다. 10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한 구명시식을 올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늘 아버지의 죽음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살았다고 한다. "아버지께서 어떻게 돌아가셨습니까?"나의 질문에 그는 마치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더니 "파리 한 마리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어떻게 파리 때문에 돌아가실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우 순경이 파리 한 마리 때문에 애인하고 싸우다 동네 사람들 56명을 총으로 난사했지 않습니까! 바로 그 때 그 총을 맞고 저희 아버님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을에서 한 잔 걸친 우 순경이 애인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파리 한 마리기 잠자는 우순경 주위를 맴돌자 애인이 파리를 쫒으려다 그만 우순경의 뺨을 내리치게 되면서 발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취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우발적으로 죽일 수 있을까. 사건의 구명시식을 올리게 되었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 해가뜨는 아침(모닝)이면 세상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갓모닝'이란 보이지 않는 끈으로 팽팽하게 연결된 하나의 세상을 영기의 눈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차길진 법사는 21일부터 시작하는 '갓모닝'을 통해 그 동안 감춰왔던 비화들을 더 심도깊게 공개합니다. 2011.06.19 16:0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