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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열흘만 휴식' 비시즌 허경민·김현수와 구슬땀, KT 강민성 "'올해는 안현민, 내년엔 제가 해보겠습니다" [IS 인터뷰]

"내년엔 저도 (안)현민이처럼."비시즌이지만 휴식은 딱 열흘만 보냈다. 일본에서 대만으로 이어진 마무리캠프 강행군을 마치고 돌아온 KT 위즈 내야수 강민성(26)은 시즌 중 못다한 휴식과 여행을 짧게 가진 뒤, 다시 수원 KT위즈파크로 출근했다.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서다. 올 시즌 강민성은 다소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겨울 도미니카공화국과 호주(스프링캠프)를 거쳐 구슬땀을 흘렸던 그는 이강철 KT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1군 무대를 밟았으나, 25경기 타율 0.033(30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73경기 타율 0.247(223타수 55안타) 11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회를 정말 많이 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실패한 시즌이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아쉬운 성적에 올겨울 이를 더 악물었다. 휴식 열흘 만에 다시 방망이를 잡은 이유다. 몸도 헬쑥해졌다. 그는 "더 날렵하고 안정적인 (2루수) 수비를 위해 살을 빼고 있다. 90kg 중후반대였는데, 85kg까지 더 빼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살을 빼면 강점인 파워가 떨어지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체지방률만 줄이고 근육량은 유지하고 있다. 몸무게에 크게 좌우되는 스타일도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 사이 마인드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중반 유한준 타격코치가 보낸 김연아의 '그냥 해' 영상에 마음을 비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후반기부터 좀 더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8월 이후 퓨처스 타율 0.283으로 반등을 했고, 퓨처스 챔피언결정전에선 준결승 만루포에 이어 결승전 3안타로 팀 우승을 이끌었다.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민성은 비시즌 선배들을 따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허경민을 따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는 강민성은 '이적생' 김현수도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지난달 25일 KT와 3년 5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김현수는 일주일에 2~3번 씩 수원 KT위즈파크를 찾아 맹훈련 중이다. '대선배'이자 막 이적한 선수에게 먼저 말을 걸기는 쉽지 않지만, 강민성은 용기를 내 조언을 구했다. 강민성은 "(김)현수 형은 지난 2023년 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KT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적이 있다. 형도 그 때를 기억하시더라. 아직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타격에 대해 많이 여쭤보고 있다. 그럴 때마다 현수 형이 노하우나 느낌 등을 자세하게 많이 알려주신다. 내겐 정말 좋은 기회 아닌가. 더 많이 여쭤보고 더 성장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강민성은 지난 6일 후배 안현민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오전 건강검진을 마치고 간단한 훈련을 위해 경기장에 돌아온 강민성은, 우연히 안현민이 진행하고 있던 팬 이벤트 현장을 목격했다. 앞서 안현민이 신인왕 공약으로 '팬들에게 요리 대접'을 내건 적이 있는데, 이날 그 공약을 이행하고 있었다. 그냥 지나쳐 쉴 수도 있었던 강민성은 팔을 걷어붙여 이벤트를 도왔다. 그는 "평소 야구도 잘하면서 팬 서비스도 좋은 선수들을 보면서 항상 부러워했다"며 "항상 야구'만' 잘하는 선수가 아닌, 야구'도' 잘하는 선수가 되자는 게 내 신조다. 그동안 야구를 잘 못해서 이런 자리에 나설 기회도 적었는데, 모처럼 팬들과 함께 하는 뜻깊은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나도 안현민처럼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팬 이벤트를 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야구부터 잘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아쉬움을 발판 삼아 비시즌에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어필 한번 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올해 감독님께서 기회를 정말 많이 주셨는데 못해서 죄송했다"라며 "올해 (안)현민이가 터졌던 것처럼, 내년엔 제가 한 번 해보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5.12.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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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피겨여왕 김연아 조언 모자에 새긴 2군 주장, KT 강민성의 'JUST DO IT' [IS 인터뷰]

'Just Do It(그냥 해).'KT 위즈 내야수 강민성은 자신의 모자 챙에 이 문구를 적어놨다. 말 그대로 '그냥 하자'는 문구다. 유한준 1군 타격코치의 '피겨여왕' 김연아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 코치가 보낸 영상은 김연아의 선수 시절 인터뷰였다. 당시 다큐멘터리 형식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연아는 "스트레칭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하나"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시크하게 "무슨 생각을 하나, 그냥 하는 거지"라고 답했다.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짤방'으로 박제돼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유한준 코치는 이를 보자마자 강민성부터 떠올렸다고 한다. 타석에서 과감하게 스윙하지 못하고 생각이 많았던 제자를 위해, 유 코치는 강민성에게 이 영상을 전송했다. 무심코 웃어넘길 법한 영상이었지만 강민성도 영감을 받았다. "타석에서 이런저런 생각하지 말고, 'Just Do It' 하자는 생각에 모자에 새겼다"라고 말했다. 강민성에게 2025시즌은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이강철 KT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기회를 받았고, 그렇게 1군 기회를 잡았지만 부진 끝에 시련을 겪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절치부심한 그는 눈에 띄는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주장직을 맡으며 팀을 퓨처스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다.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선 준결승전 만루포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4타수 3안타를 때려내며 초대 챔피언을 견인했다. 지난 1일 퓨처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강민성은 올해를 돌아보며 "미련하게 연습만 했던 시간"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1군에서 2군에 내려올 때 정말 힘들었다. 내 자신을 못 이기는 느낌이랄까. 상대와 싸우는 게 아니라 내 자신과 싸우는 느낌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조급해 하지 말자'고 아무리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도 순간이 되면 잘 안 됐다고. 2군에서 후회와 다짐을 반복했다는 반성이다. 항상 '과감하게' 하자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훈련과 실전, 2군과 1군은 달랐다. "연습할 땐 항상 과감하게 (스윙을) 돌렸다. 하지만 1군에선 안 됐다. 그렇게 연습할 때 땀을 흘리는 건 실전에서 잘하려고 하는 건데 타석에서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다"라며 자책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힘을 얻었다. 2군에 있는 선배들이 강민성에게 다가와 "네가 안현민이니"라고 했다고. 현실적으로 강민성은 1군에서 2군을 왔다갔다 하는 선수다. 잘해야 한다는 욕심은 당연히 가져도 되지만,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 한 조언이었다.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에 강민성은 조금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 여기에 유한준의 '그냥 해' 영상까지 받아 본 그는 "조금 더 과감하게, 실전 타석에서도 하고 싶은 걸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돌아봤다. 단단해진 멘털과 함께 입지도 어느 정도 다졌다. 강민성은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수 권동진과 윤준혁, 천성호(현 LG 트윈스), 외야수 유준규 등과 함께 야간 엑스트라 훈련을 자처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당시 이강철 감독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들인데, 시즌 때 기회를 주고 싶다"라며 눈도장까지 찍었다. 포지션도 2루로 바꿔 기회를 받았다. 그렇게 받은 기회를 올 시즌엔 잘 살리지 못했지만, 한 번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 받았기에 앞으로 언제든 중용의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강민성은 "감독님, 코치님들의 의견으로 2루수로 포지션을 바꿨는데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호주에서 함께 훈련했던 형, 동생들과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1군에서 맹활약한 (권)동진이 형, (유)준규를 보면서 동기부여도 되고, 서로가 피드백을 주면서 성장도 하게 된다. 그때의 시간이 내겐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됐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강민성의 2025 시즌은 퓨처스 챔피언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강민성은 일본 와카야마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어 오는 11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교류전에도 참가해 실전 감각을 다질 예정이다. 강민성은 "이번 시즌 많은 걸 경험하고 느꼈다면, 내년엔 실전에서 그동안 배웠던 걸 잘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과감하게, 자신 있게 스윙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5.10.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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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이래 11년째 야수 주장, "투수조는 걱정 없어요" 고영표 있으니까요 [IS 피플]

"투수조에는 (고)영표가 있어 걱정이 없다."(박경수)"영표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개선점을 찾는다."(소형준)KT 위즈는 창단해인 2014년부터 줄곧 야수가 주장을 맡아왔다. 야수진에 타 팀에서 뛰던 베테랑 선수들이 많았고, 이중 리더십 있는 선배가 자연스레 주장 완장을 달았다. 투수들이 소외되진 않을까. 하지만 전 주장 박경수 코치도, 현 주장 장성우도 "투수조에서 '이 선수'가 잘 이끌고 있어서 걱정이 하나도 안 된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에이스, 고영표(34)를 두고 한 이야기다. 팀 창단멤버 고영표는 KT 선수단 문화가 구축되고 유지되는 모습을 모두 지켜보며 성장 했다. 신명철, 유한준, 황재균, 박경수 등의 리더십을 보면서 자랐다. 그렇게 선수단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다. 선배들도 고영표에게 "네가 투수조를 잘 이끌어야 한다"며 힘을 실어준 것도 도움이 됐다. 최근 우규민, 최동환 등 선배 조력자들의 합류도 고영표에겐 큰 힘이다. 어느덧 베테랑 에이스가 된 고영표는 선배들의 가르침을 잘 수행해 내고 있다. 어려워하는 후배들을 위해 먼저 다가가고, 필요할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더그아웃에서 후배 투수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종종 포착되기도 한다. 후배들도 "영표 형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라고 호응한다. KT의 '영건 에이스' 소형준(24)은 인터뷰마다 '영표 형'의 이름을 말하곤 한다. 투수조끼리 소통이 활발하다고 한 그는 "영표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개선점과 보완점을 찾는다. 도움을 정말 많이 주신다"고 말했다. 이번 재활 훈련 때도 고영표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프로 2년 차 원상현(21)은 '당돌하게도' 고영표에게 먼저 다가가 피드백을 받았다.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고영표를 찾아가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말이 원 포인트 레슨이지, 원상현의 질문과 고영표의 피드백이 상당히 길었다는 후문이다. 당시를 돌아본 고영표는 "(원)상현이가 개선점을 깨닫고 먼저 다가와 줬다. 선배로서 기특하다. 나도 최대한 많이 도와주려고 하다 보니 말이 길어졌다"라며 웃었다. 선후배 간 소통이 활발한 투수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고영표는 투수조의 이러한 팀 문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선후배끼리 단순하게 인사하고 지나는 것보단, 관심을 갖고 사소한 거라도 조금이라도 더 말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그는 "야구는 팀 게임이다. 팀 게임에선 이런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후배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들어주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하며 주장의 품격을 빛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4.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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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심우준이 "우승 사진 다시 찍고 싶다"고 말한 사연 [IS 인터뷰]

제대하자마자 5경기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도루. 적응 기간이 필요없다. "입대 전과는 다르다"라는 사령탑의 칭찬도 이어졌다. '예비역' 심우준(29)이 후반기 KT 위즈의 천군만마로 활약하고 있다.심우준은 지난 15일 상무 야구단에서 제대,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바로 1군에 합류했다. 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이날 합류한 심우준, 권동진을 두고 "발 빠른 선수가 두 명이나 와서 좋다. (지금으로선) 대주자와 대수비로 활용하려고 한다"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심우준의 활약은 빠른 발과 수비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불방망이까지 휘두른다.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한 기습 번트도 곧잘 해내면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심우준의 합류 효과는 현재까지 기대 이상이다. 제대하자마자 어떻게 이렇게 잘할 수 있을까. 지난 23일 우천 취소된 수원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만난 심우준은 "(KBO리그에 돌아온) 적응은 다 된 것 같다. 일부러 적응하려고 더 뛰어다니고 더 슬라이딩을 했는데,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처음엔 힘들었다. 약 1년 반 만에 팬들 앞에 나선 경기. 팬들의 함성이 어색했고 큰 앰프 소리에 정신이 없어 시야까지 좁아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 하는 거라서 조금 얼떨떨했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는데, 다행히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괜찮아졌다"라고 전했다. 군입대 전후로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심우준은 타격에서의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심우준은 "입대 전엔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급하게 치려고만 했다. 하지만 상무에서 여유를 가지고 공을 치는 방법을 배웠다. 공을 더 많이 보면서 내 공만 치려고 하는데 아직까진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단순히 타격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어떤 타구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보기 좋다"라며 그를 칭찬하기도 했다. 계기가 있었다. 심우준은 군대에서도 KT를 생각했다. 올 시즌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를 상위 타선에 두고 화력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9번 타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로하스와 강백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선 공을 많이 보고 출루를 많이 하는 '1번 타자'같은 '9번 타자'가 돼야 한다. 제대 후 KT에서 9번 임무를 맡을 거라 예상한 심우준은 "어떻게든 출루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무 경기와 연습경기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타석에서의 생각도 달라졌다"라고 돌아봤다. 1년 6개월, 심우준이 군대에 가있는 사이 KT도 많이 변했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2루수다. 입대 전엔 베테랑 박경수와 호흡을 맞췄다면, 제대 후엔 김상수와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다. 심우준은 "(박)경수 형이 있는 것처럼 편하고 호흡도 잘 맞는다. 워낙 베테랑 선배라 배울 점도 많다"면서 "(입대 전엔 다른 팀이라) 이제 처음 호흡 맞추고 있는데 어색하진 않다. 점점 더 다가가려고 한다"라며 웃었다. 한편, KT 라커룸 복도엔 2021년 창단 첫 우승했던 당시의 단체 사진이 크게 걸려 있다. 당시 은퇴 시즌을 보낸 유한준과 부상 당한 박경수가 목발을 던지면서 동료들에게 다가가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다. 우승 멤버였던 심우준에게 "저런 (우승) 사진을 다시 찍고 싶지 않나"고 질문했다. 그는 "당연하다"면서도 "그런데 나는 저기에 없다. 옆에 있는데 내 모습이 잘려 있다"라며 웃었다. 심우준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우리는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라면서 "다시 우승해서 이번엔 내가 제대로 나와있는 사진이 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7.24 14:04
메이저리그

부천중 개구쟁이 김하성은 그렇게 '프로'가 됐다 [창간 54]

2023년은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3년 차인 올해 공·수·주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며 샌디에이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아시아 내야수는 MLB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트리며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한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기념해 김하성의 '특별한'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김하성을 지도한 은사들은 하나같이 '될성부른 떡잎'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요즘 시대 태어났으면 김하성은 없죠"박건수 대원중 감독은 김하성의 가능성을 빨리 알아챈 지도자다. 안산 관산초등학교 감독 시절 부천북초등학교 야구부 소속의 김하성을 처음 만났다. 박 감독은 "성격이 워낙 개구쟁이인데 그 성격만 고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운동 신경이 남달랐다. 부천중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가게 되면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김하성을 데려갔다"고 돌아봤다.박건수 감독은 김하성의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운동보다 인성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감독은 "그 시절에는 체벌이 가능해 하성이가 야단도 많이 맞았다.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김하성이라는 선수는 없었을 거"라면서 "워낙 산만해서 정신 교육을 많이 했다. 어머니께서 (학교에) 오셔서 우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방지축 김하성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그가 가진 재능 때문이었다. 박건수 감독은 "약간 자극하는 얘길 하면 기분 나빠서 안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하성이는 그 반대였다"며 "티 배팅을 할 때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나니까 '내 생각을 하고 후려쳐라'라고 했는데 그러면 열 받아서 막 치더라. 재능도 좋지만,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김하성이 부천중학교 3학년 때 박건수 감독은 일산 현산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김하성은 아버지와 함께 박 감독이 있는 일산까지 넘어와 개인지도를 받았다. 박건수 감독은 "어느 날 하성이 아버지께서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로 하성이가 진학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집안 사정이 풍족하지 않았는데 그 얘길 듣고 김성용 감독에게 부탁해 야탑고를 소개해 줬다. 처음에는 체구가 작으니까 썩 좋아하지 않았다"며 껄껄 웃었다. "감독 생활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수"김성용 SSG 랜더스 단장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넘게 야탑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역임했다. 김하성은 그가 키운 애제자 중 하나다.김성용 단장은 "아무래도 관내(성남시) 선수가 아니어서 하성이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박건수 감독의 추천을 받아) 테스트 해보니까 수준이 굉장히 높더라"며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테스트한) 그 자리에서 바로 오케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뛸 정도였으니 또래 선수들과 비교하면 움직임이나 운동 능력이 남달랐다"고 말했다.김하성은 야탑고 시절 멀티 플레이어였다. 1년 후배 박효준(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유격수로 자리 잡으면서 2루와 3루를 오가며 경기를 뛰었다. 혹자는 "김하성이 박효준에게 밀렸다"고 얘기한다. 김성용 단장의 생각은 다르다. 김 단장은 "박효준이 들어왔는데 그 선수는 유격수에 적합했다. 반면 하성이는 여러 포지션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었다. (1학년 때 3루를 맡길 정도로) 송구 능력이나 강도가 좋았다"고 말했다. 특정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함은 MLB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김하성과 박효준의 키스톤 플레이는 명불허전이었다. 김성용 단장은 "당시 MLB 스카우트들이 하성이와 효준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감독 생활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수들이었다"며 "특히 하성이는 목표 의식이 확실했다. 안타를 못 치면 들어와서 티 배팅을 한 박스 이상 칠 정도로 근성이 특별했다"고 말했다.김성용 단장은 취재진에게 '김하성은 슈퍼스타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운동 능력과 재능, 노력, 인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포인트가 다 맞아떨어져야 슈퍼스타가 되는 거라고 본다"며 "하성이는 흡수력이 좋았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걸 흡수하는 건 선수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성이는 창의적으로 잘했다. 여러 포지션을 맡으면서 포핸드나 백핸드 캐치를 능수능란하게 했다. 러닝 스로나 점핑 스로 같은 여러 플레이도 자유자재로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경험한 게 지금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흡족해했다. "김하성의 평가는 A급이었다"김하성은 201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문을 두드렸다. 그해 드래프트는 유독 대어급 내야수가 많았다. 동국대 강민국(당시 NC 다이노스·1차 지명) 원광대 강한울(당시 KIA 타이거즈·2차 1라운드 전체 5번)을 비롯한 대졸 내야수의 상위 지명이 두드러졌다. 김하성은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주성노 당시 넥센 스카우트 팀장은 "김하성의 평가는 A였다. 좋은 선수였는데 주 포지션인 2루수로 서건창(현 LG 트윈스)이 있어 부족한 포지션을 먼저 뽑을 계획이었다"며 "김하성의 이름은 3라운드 전에 무조건 불린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지명하지 않았다. (혹시 앞서 호명될까 봐) 종이에 적힌 이름을 볼펜으로 계속 찍고 있었다"고 회상했다.고형욱 현 키움 단장의 기억은 더 자세하다. 고 단장은 당시 넥센 스카우트 차장이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넥센은 취약 포지션인 3루 보강에 집중했다. 2차 1라운드 투수 하영민에 이어 2라운드에서 덕수고 내야수 임동휘(현 임지열)를 지명한 이유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당시 넥센은 임동휘를 지명하기 전 타임을 외쳤다. 잠시 숙고의 시간을 거친 뒤 지명을 이어갔는데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를 잡고 지열이를 기다릴지 지열이를 먼저 잡고 하성이를 기다릴 건지 확률을 따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3루수)을 빨리 지명하고 하성이를 기다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순간적인 판단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말했다.주성노 전 팀장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할 때는 하성이가 2라운드 전에는 무조건 뽑혀 나갈 줄 알았다. 예상대로 되지 않으면서 우리가 찍었다"며 웃었다.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 어머니께 '하성이는 어렸을 때 어땠어요'라고 물어봤던 적이 있는데 그 대답이 아직 기억난다. 애가 기어다니는데 잠깐 옆에 있다가 어느 순간 없어져서 저쪽에 가 있고 다시 보면 갑자기 옆에 와 있을 정도로 빨랐다고 하더라. 어렸을 때부터 운동 신경은 타고난 거 같다"며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잘 성장했다. 바탕이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7 07:02
프로야구

[IS 스타] 10개 구단 응원 속에 전력질주, 강백호는 “행복합니다”

“덕분에 행복합니다.”KT 위즈 강백호가 자신을 향한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백호는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의 5-2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강백호는 1-2로 끌려가던 2회 말 2사 2, 3루 상황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강백호가 가져온 리드는 경기 끝까지 지켜졌고, 강백호의 적시타는 결승타가 돼 팀에 2연승을 안겼다. 안타도 안타였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전력질주였다. 평범한 땅볼에도 1루까지 헬멧을 잡고 끝까지 뛰었고, 타이밍이 한참 늦은 타구에도 전력질주를 이어갔다. 8회 빗맞은 타구에 1루 앞 땅볼이 되는 순간에도 강백호는 끝까지 뛰었다. 매 타석 최선을 다한 모습이었다. 이날 안타로 강백호는 6월 3경기 타율 0.625(8타수 5안타) 6타점 3볼넷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완벽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5월 타율 0.247에 안이한 수비로 구설수에 오르며 힘든 시기를 보낸 강백호는 6월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보이며 팀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경기 후 만난 강백호는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을 때 (박)경수, (박)병호, (장)성우 선배님을 비롯해 감독님과 김강 타격코치님, 유한준 코치님이 믿고 잘할 수 있다고 북돋아주셨다. 덕분에 지금의 컨디션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타격 훈련에서부터 심리적인 부분들을 잡아가니 클러치 상황이 왔을 때 집중력도 더 높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강백호는 “요새 정말 많은 팬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계시는데 덕분에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KT 위즈파크에도 연이틀 강백호를 위한 커피차가 등장해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후원자들도 다르다. 전날(3일)엔 ‘2030 여성팬 연합’에서, 이날은 10개 구단 팬들이 커뮤니티로 모금을 진행해 커피차를 마련했다. 5월 29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세 번째 커피차였다. 강백호는 “타석에서도 응원 소리가 크게 다 들리는데, 그분들께서 KT 위즈와 나의 팬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라면서 “정말 감사드리는 만큼, 조금이나마 나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려고 한다. 행복하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라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6.05 05:50
프로야구

'수원행 선배' 박병호 "상수도 나처럼…"

이적을 발판 삼아 재도약한 박병호(37·KT 위즈)가 자신과 같은 길을 선택한 김상수(33)를 향해 덕담을 남겼다. KT는 지난해 11월 24일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김상수와 기간 4년, 총액 29억원에 계약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군 복무로 이탈하며 내야진 전력이 떨어질 위기에 놓였지만, 외부 영입으로 공백을 메웠다. KT는 그동안 베테랑 '이적생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1군 진입 첫 시즌(2015)을 앞두고 영입한 박경수는 잠재력을 드러내며 팀 리더가 됐고, 두 번째 시즌(2016) 합류한 유한준은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21년 12월 가세한 박병호는 이전 2년(2020~2021) 동안 부진했지만, KT 유니폼을 입고 뛴 2022시즌 홈런왕(35개)에 올랐다. 김상수는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며 7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2020시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KT는 개인 통산 1552경기에 출전하며 쌓은 김상수의 경험을 믿었다. 박병호는 "감독·코치님들이 시즌 내내 변치 않는 믿음을 보내준 덕분에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베테랑을 배려하는 KT의 분위기를 치켜세운 것이다. 김상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14시즌(2009~2022) 동안 뛰었다. 삼성 왕조 시절(2011~2015)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전성기를 보냈지만, 결국 이적을 선택한 박병호와 공통점이 있다.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님이 (내야) 수비력 안정을 위해 (김)상수를 영입한 것 같다. KT는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팀이다. 내가 이 팀에서 겪은 좋은 경험들을 상수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이어 "꼭 내가 이전 2년보다 성적이 나아져서 하는 말은 아니다. 상수도 우리 팀(KT)에 녹아들면 개인 성적도 자연스럽게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는 지도자다. 팀 운영에 대해 자주 얘기를 나누고,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경기력이 떨어져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베테랑들은 존중받은 만큼 책임감을 가졌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박병호도 그런 팀 분위기 속에 재기할 수 있었다. 김상수도 정들었던 대구(삼성 연고지)를 떠나 수원에서 새 출발 한다. 그는 KT와 계약한 뒤 "감독·코치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감성적인 편이어서 그런지 정말 힘이 났다.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에 와서 정말 기쁘다"고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삼성에서 뛰던 시절 주장을 맡기도 했던 김상수는 자신도 박병호처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려고 한다. 그는 "당장은 이적생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는 모두 선·후배 사이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먼저 다가가고, 더 많이 움직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3.01.16 10:00
야구

'총체적 난국' KT, 응답하라 베테랑 투·박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는 지난주까지 치른 13경기에서 승률 0.231(3승 10패)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투수들이 잘 버틴 개막 1주 차엔 타자들이 부진했고,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 뒤엔 선발진이 흔들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극심한 투·타 부조화에 "마치 팀 타격이 크게 가라앉았던 지난해 10월 흐름과 지금이 비슷한 것 같다"라고 했다. KT는 지난해 70승에 선착한 10월 7일 이후 급격히 공격력이 떨어졌다. 17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5연패를 당하며 삼성 라이온즈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했다. '우승을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연패 기간 KT 타선의 평균 득점은 1.00점에 불과했다. 당시 막힌 혈을 뚫어낸 선수는 '맏형' 유한준이었다. 그는 10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치고 2루를 향하며 한 차례, 후속 타자 장성우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며 다시 한번 몸을 날렸다. 트레이너가 전력 질주를 금지할 만큼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유한준은 투혼을 보여줬다. KT는 이 경기 승리(스코어 6-0)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삼성과의 타이 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퍼포먼스라도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가 있다. 에이스의 호투, 4번 타자의 홈런은 팀 분위기를 바꾼다. KT엔 부상을 안고도 허슬 플레이를 보여준 41살 노장이 있었다. 강백호, 고영표 등 젊은 투·타 주축들은 "유한준 선배님이 몸소 강한 메시지를 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유한준은 지난 시즌 종료 뒤 은퇴했다. 현재 KT 선수단 기둥은 다시 주장을 맡은 박경수(38)와 이적생 거포 박병호(36)다. 팀 위기에서 두 베테랑이 제 몫 이상 해줘야 한다. 좋은 성적뿐 아니라 투지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병호는 올 시즌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하다. 헛스윙을 연발하며 불리한 볼카운트를 자초한 뒤 4구 안에 삼진으로 물러난 타석만 10번이다. 타석당 투구수는 리그 평균(3.86개)보다 훨씬 적은 3.60개였다. 박병호의 선구안이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그러나 허무하게 물러나는 승부는 줄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큰 스윙이 아닌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스윙)를 해야 한다. 투지가 드러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박병호는 끈질기고 집요한 승부로 투지를 보여줄 수 있다. 박경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신들린 호수비를 수차례 보여주며 KS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그는 지난 3일 삼성전 9회 초 수비에서 결정적인 포구 실책을 범하며 역전패 빌미를 줬다. 박경수는 컨디션 난조로 선발 출전마저 줄었다. 현재 박경수가 보여줄 수 있는 투지는 지난해 KS처럼 안정감 있는 수비로 투수를 지원하는 것이다. 맏형의 허슬 플레이는 KT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 수 있다. 박병호는 19일 LG 트윈스전에서 8경기 만에 타점을 올렸다. 박경수는 6회 말 만루 위기에서 고영표의 무실점 투구를 돕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KT는 두 베테랑의 활약 속에 리그 2위였던 LG를 5-0으로 잡고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20 06:59
야구

약해진 롯데? 롯데 주장 전준우의 도전

2022년 롯데 자이언츠 주장 전준우(36)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개인과 팀, 그리고 선배 이대호(40)를 위한 도전 과제가 수두룩하다. 롯데의 2022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4년 총액 64억원에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외야수로 함께 나선 민병헌은 은퇴했다. 국내 선발진은 불안정하고, 포수 전력은 여전히 약한 편이다. 외국인 선수는 3명 모두 바뀌어 물음표투성이다. 지난해 8위였던 롯데가 올해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이는 거의 없다. 체질 개선을 통해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대호는 "3~4위 팀도 보강을 하는데, 우리 팀은 보강도 없었다. 주축 선수 손아섭이 빠져나갔다"고 아쉬워했다. 롯데 주장의 역할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기대보다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야 한다. 코치진과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도 필수조건이다. 인기 구단 롯데의 주장은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더 무겁다. 전준우는 조성환(2009~10)과 이대호(2017~18)에 이어 2000년대 이후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3년 만에 최다안타 1위 자격으로 참석한 지난해 KBO 시상식에서 전준우는 "상을 받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 하지만 2021시즌 우리 팀이 끝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있다. 2022년에는 다시 이 자리에 오고 팀도 포스트시즌, 그리고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달 초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도 그는 "팀이 꼭 5강 안에 들어서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높은 곳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아섭이 이탈한 부분에 대해선 "젊은 선수들이 손아섭이 떠난 빈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준우는 말수는 많지 않다. 대신 뒤에서 묵묵히 주장 역할을 수행한다. 비시즌 한동희와 장두성에게 합동 훈련을 제안해 노하우를 전수했다. 후배들이 주장을 믿고 따르도록 하려면, 리더십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도 중요하다. 전준우는 올 시즌 타격과 수비 모두 업그레이드에 도전한다. 전준우는 지난해 최다안타 1위(192개) 타율 2위(0.348)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타력은 감소했다. 2루타 리그 1위(46개)에 올랐으나, 홈런은 2020년 26개에서 지난해 7개로 급감했다. 전준우는 "선수는 만족하면 안 된다. 지난해에 안타 8개를 더 쳤으면 200안타였다. 올 시즌엔 지난해보다 홈런을 더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33홈런까지 때린 바 있다. 수비는 도전의 연속이다. 올겨울 사직구장은 외야를 확장하고 4.8m였던 담장을 1.2m 더 높여 6m로 만들었다. 외야 수비가 더 중요해진 가운데 외야수 전준우의 수비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는 "더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우리 팀에 뜬공 투수가 많아 (와야 확장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루수 겸업도 준비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전준우는 외야수"라면서도 "전준우가 1루 수비를 본다면 더 강해진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요즘 전준우는 1루 미트를 끼고 내야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외야와 1루 모두 잘 소화하면 선수 가치가 높아진다. 마음 편하게 임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전준우에게 2022시즌은 대선배를 떠올리면 특별하다. '거인의 심장'으로 통하는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1년 전 롯데와 FA 2년 계약을 맺고선 "롯데에서 팀 동료들과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마음을 계약서의 '우승 옵션'으로 표현했다. 현재 롯데에서 이대호와 가장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선수가 바로 전준우다. 이대호는 올 시즌 팀 전력 약화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지난해 (KT 위즈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은퇴한) 유한준 형이 정말 멋있어 보이더라"고 했다. 전준우는 "대호 형이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고 싶어 한다. 대호 형이 잘해서 멋있게 은퇴식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거인 군단의 구성원과 팬들은 주장 전준우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2.23 09:55
야구

배정대의 남다른 목표 설정, '롤모델' 유한준 영향

선수들은 보통 이전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새 목표를 정한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저조했던 기록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대개는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본다. KT 위즈 주전 중견수 배정대(27)는 조금 다르다. 성적이 떨어진 쪽은 타격이다. 2020시즌 타율 0.289를 기록했지만, 2021시즌은 0.259였다. 장타율도 0.420에서 0.378로 낮아졌다. 하지만 배정대는 2022년 목표에 대해 "타격보다 (외야) 수비를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 기록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2020시즌 0.987였던 수비율은 2021시즌 0.991로 올랐고, 실책도 5개에서 3개로 줄었다. 13개였던 어시스트(보살·타자주자 또는 주자가 풋아웃을 당하는 데 기여한 야수에게 주어지는 기록)는 7개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한 어깨를 보여줬다. 배정대는 "많은 선수가 매년 타격 기록에서 커리어하이를 노릴 것이다. 그러나 기량이 정체되는 시기를 겪는 것도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숫자에 너무 연연하기보다는 반드시 잘해야 하는 부분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야구를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19시즌까지 백업 선수였던 배정대는 2020년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좋아진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개막 후에도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은 이유는 분명 공격력 향상이다. 하지만 배정대는 수비력을 더 강조한다. 안정감 있게 KT의 가운데 외야를 지키는 게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수비력만큼은 리그에서 정상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배정대가 타격 성적을 좇지 않게 된 배경이 있다. 지난해 은퇴한 '롤모델' 유한준을 수 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며 어떤 자세로 야구를 해야 할지 정립했기 때문이다. 배정대는 "(유)한준 선배님은 결과나 성취도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목표한 야구를 걸어가셨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야구'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한준은 화려하진 않지만, 헌신적인 자세로 팀을 이끈 선수다. 배정대는 그런 선배를 보며 누구나 자신만의 야구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수비 강화를 첫째 목표로 내세웠다. 배정대는 "지난해 펜스 앞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 보살도 100이닝에 1개꼴 정도 해내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타격도 소홀할 생각은 없다. 매년 전 경기 출장, 3할 타율 진입에 도전한다. 배정대는 "작년 타격 기록은 분명히 안 좋았다.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며 가볍게 보지 않는다.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2022.01.2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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