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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강릉' 유오성 "감독 설득해 역할 변경, 뻔뻔했던 첫 작품"
유오성이 '강릉'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영화 '강릉(윤영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오성은 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캐스팅 비하인드이긴 한데, 사실 처음 제작사에서 시나리오를 줬을 땐 길석 역할이 아니었다. 다른 역할로 들어왔던 것을 내가 감독님을 만나 설득 아닌 설득을 했다"고 운을 뗐다. 유오성은 "각 인물들의 대사 질들이 20대, 30대 초반 배우가 하기에는 '관객들을 납득시키는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주요 역할로 나서보고 싶었고, 배우로서 내가 어떤 작품을 봤을 때 '아 이건 정말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뻔뻔하게 얘기한 것이 처음이다"고 깜짝 고백했다. 유오성은 처음 제안 받았던 캐릭터는 극중 김준배가 연기한 형님의 형님 역할.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나름대로 형 뻘이니까 그 역할을 나에게 제안했는데, 개인적으로 몸을 써서 할 수 있는 액션을 좀 더 지나면 더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때 아니면 작품도 없어질 것 같아서 '누군가의 첫번째이자 누군가의 마지막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설득했다"고 귀띔했다. "길석의 어떤 면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냐"고 묻자 유오성은 "이게 그렇다. 20대, 30대 때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아주 오버까지는 아니지만 무언가 많이 발산을 한다. 근데 길석은 캐릭터 자체가 발산을 할 수 없어서 좋았다. 너무 펄럭거리지 않아서, 부산스럽지 않고 사람이 조용해 보여서 좋았다. 단순하고 투박하고, 묵직하다기 보다도 소박하다. 많은 변화를 추구하는 인물도 아닌 촌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유오성의 설득에 감독의 반응은 어땠을까. "당연히 뜨뜻미지근 했다"며 호탕하게 터진 유오성은 "시나리오가 건네졌을 땐, 애초 제의한 역할로 건네졌을 것으로 아셨을텐데 갑자기 정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러니까 조금 당황스러워 하셨던 것 같다. 다만 당시에는 시나리오를 많은 배우들에게 돌린 상황이 아니어서 여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독을 설득할 정도로 욕심낸 작품인데 완성도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냐"는 질문에 유오성은 "내가 아직 극장에서는 안 봤다. 후반작업을 할 때 봤다. 음악도 없는 상태에서 봤는데 그 조차도 한땀 한땀 잘 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촬영 스케줄이 상당히 타이트했다. 비교하자면 쪽대본을 갖고 급하게 채근하는 90년대 방송 스타일로 진행이 돼 노동 강도가 좀 셌다. 그럼에도 주어진 여건 속에서 완성도 높게 나온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유오성은 극중 강릉 최대 조직의 일원 길석으로 분해 평화를 추구하지만 복수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는 10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2021.11.04 10:59